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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보호무역’ 대응 금호타이어 핵심기지, 중국이 꿀꺽?


입력 2017.03.21 09:32 수정 2017.03.21 10:14        이광영 기자

조지아 공장, 투자 결실 맺기도 전에 중국에 헌납 위기

4차 산업혁명 대응 위한 독자 기술도 더블스타 손에?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사옥(왼쪽), 산업은행 본점 사옥.ⓒ데일리안DB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사옥(왼쪽), 산업은행 본점 사옥.ⓒ데일리안DB

조지아 공장, 투자 결실 맺기도 전에 중국에 헌납 위기
4차 산업혁명 대응 위한 독자 기술도 더블스타 손에?

미국 보호무역 기조에 대응하는 우리나라 타이어 핵심기지가 중국에 고스란히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호타이어가 중국 타이어업체인 더블스타에 인수될 경우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더블스타는 중국내 생산시설 확보 외에 미국 조지아 공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 군침을 흘리며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중국산 타이어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매기고 있어 조지아 공장의 가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총 4억5000만달러(한화 약 5000억원)가 투자된 미국 조지아주 공장은 자국우선주의를 앞세우는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기 전 완공돼 금호타이어의 ‘신의 한 수’로 불린다. 2008년 5월 착공한 뒤 글로벌 금융위기로 건설이 일시 중단됐다가 2014년에 재개돼 지난해 5월 준공했다.

연간 400만개 타이어를 생산할 수 있으며 생산품 대부분이 17인치 이상 고인치 및 초고성능 타이어(UHP)다.

아울러 금호타이어는 향후 단계적으로 연간 1000만 개까지 생산량을 늘려 현대·기아차와 크라이슬러 등 완성차 업체에 공급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었다. 북미시장 공략을 위한 전초기지로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매각 작업이 진행된 이후 추가 투자가 전면 보류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공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공장이고 가동률도 정상궤도에 올라오지 않은 상태”라며 “워크아웃 과정에서도 장기적으로 투자해 결실을 맺을 일만 남았는데 이를 더블스타에 내주게 되면 죽 쒀서 개 준 꼴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타이어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도 그대로 넘겨줘야 하는 상황이다.

금호타이어는 조지아 공장에 최첨단 자동 생산 시스템(APU·Automated Production Unit), 전파식별(RFID) 적용을 통한 생산 트래킹 시스템(LTS·Lot Tracking System) 등을 적용해 품질 및 생산 효율성에 혁신을 꾀했다.

RFID 기술은 생산 및 물류·영업 분야에서 개별관리, 제품 추적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조지아 공장을 필두로 항공·고속 등 사업 부문 간 정보 공유 틀을 짜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실제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에도 금호타이어 매각 여부와 별개로 각 계열사별, 부문별, 팀 단위 체제에서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아이디어와 추진 과제를 검토하고 있다.

회사 내부에서는 인수 실패 가능성을 두지 않고 금호타이어 역시 4차 산업혁명 대응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다만 최악의 경우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게 되면 이 같은 기술은 더블스타의 손에 들어가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이 강점인 금호타이어를 더블스타가 인수할 경우 쌍용차 인수 이후 5년 만에 발을 뺀 상하이자동차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그동안 쌓은 금호타이어의 글로벌 경쟁력이 우리나라의 것이 될지, 중국의 것이 될지 기로에 섰다”고 강조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지난 20일 박 회장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도록 허용할 것인지 여부를 묻는 질의서를 주주협의회 소속 각 채권은행에 서면으로 전달했다. 회신 기간은 22일까지로 이날 컨소시엄 허용여부가 결론나면서 금호타이어 새 주인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광영 기자 (gwang0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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