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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S 1.280’ 박병호…무자비한 직구 대처법


입력 2017.03.21 08:30 수정 2017.03.21 20:28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약점인 직구에 적극적으로 방망이 내밀어

팀 내 최다 홈런인 4홈런 기록하며 승승장구

박병호는 직구에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내밀고 있다. ⓒ 게티이미지 박병호는 직구에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내밀고 있다. ⓒ 게티이미지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 들고픈 박병호의 방망이가 연일 화력쇼를 선보이고 있다.

박병호는 2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플로리다 오토 익스체인지 스타디움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시범경기에 7번 1루수로 선발 출전, 2타수 1안타(1홈런) 1볼넷 2타점으로 활약했다.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박병호는 두 번째 타석인 5회 무사 1루 상황에서 상대 선발 프란시스코 릴리아노의 2구째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아치를 그렸다. 지난 11일 마이애미전 이후 열흘 만에 나온 홈런포다.

박병호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번에는 ‘눈 야구’였다. 3-0 앞선 6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완 투수 J.P. 하웰을 상대로 방망이를 참아 볼넷을 골라냈다. 이후 박병호는 태너 잉글리쉬와 교체돼 기분 좋게 더그아웃에 앉았다.

지난 시즌 직구에 대한 약점이 드러나며 마이너리그행 통보를 받았던 박병호는 급기야 부상까지 찾아오며 일찍 시즌을 접어야 했다.

겨우내 휴식도 반납한 채 개인 훈련에 매진했던 박병호는 이번 시즌에 대한 자신감이 남달랐다. 하지만 그런 박병호에게 날아든 비보는 ‘40인 로스터’ 제외였다. 사실상 방출하겠다는 뜻이었다.

포스팅 시스템까지 거쳐 제법 큰 돈을 주고 데려온 선수를 불과 한 시즌 만에 내치는 것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줄을 이었다. 물론 미네소타는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 단장을 교체하는 등 대대적인 개편이 요구된 팀이다. 이 과정에서 박병호는 원치 않은 희생양이 됐다.

우여곡절 끝에 팀에 남은 박병호는 초청선수 신분으로 이번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다. 이와 별개로 박병호는 올 시즌 재기를 위해 타격폼을 조금 가다듬었다. 직구에 대한 약점을 극복한다기 보다는 자신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적극적인 스윙이었다.

팀 내 최다 홈런을 기록 중인 박병호. ⓒ 게티이미지 팀 내 최다 홈런을 기록 중인 박병호. ⓒ 게티이미지

결과는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박병호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타율 0.394 4홈런 8타점을 기록 중이다. 홈런 부문은 팀 내 1위이며 무엇보다 1.280에 이르는 OPS(출루율+장타율)가 아주 훌륭하다.

박병호의 OPS는 이번 시범경기에 참가해 30타석 이상을 소화한 선수들 가운데 2위에 이르는 엄청난 수치다. 홈런 역시 공동 8위에 올라 시즌 개막 후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로 떠올랐다.

박병호는 스윙 시 탄탄한 하체 무게 중심을 바탕으로 회전 에너지를 최대한 이용하는 타자다. 무엇보다 타격 후 무게 중심이 뒤쪽에 있어 전형적인 거포 스타일이라 할 수 있다.

직구에 대한 대처는 메이저리거를 다시 꿈꾸는 박병호 앞에 놓인 숙제다. 직구를 피해 변화구 계열의 공만을 공략해서는 살아남기 힘들다. 이를 인지한 박병호도 이번 시범경기서 직구가 날아올 때마다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내밀고 있다. 약점을 오히려 강점으로 승화시키고 있는 박병호를 미네소타 코칭스태프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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