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중국에 팔려는 산은의 무리수

최종편집시간 : 2017년 10월 19일 14:37:49
금호타이어, 중국에 팔려는 산은의 무리수
[이강미의 재계산책] 중국 더블스타는 컨소시엄 구성 허용·금호측은 불허...형평성 논란
박삼구 회장의 거센 항의에 한발 물러선 산은, 주주협의회 서면부의...22일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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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3-20 15:44
이강미 기자(kmlee5020@dailian.co.kr)
▲ 금호타이어 매각을 두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 왼쪽)과 주채권은행은 산업은행과 '공정성'문제를 두고 줄다리기가 팽팽하다. ⓒ연합뉴스


[이강미의 재계산책] 중국 더블스타는 컨소시엄 구성 허용·금호측은 불허...형평성 논란
박삼구 회장의 거센 항의에 한발 물러선 산은, 주주협의회 서면부의...22일 결론


채권단 워크아웃을 통해 경영정상화된 금호타이어 매각논란이 정치권으로 확전되면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지난 13일 중국 더블스타와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하면서 박삼구 회장 등이 보유한 우선매수권 행사 범위와 자격을 두고 충돌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전방위적인 보복조치로 국내 기업들의 피해가 커지는 상황에서 금호타이어가 중국기업으로 매각된다는 소식에 재계는 물론 정치권까지 나서 매각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국내기업을 보호해주는 못할지언정, 되레 공정하지 못한 ‘룰’을 적용했다는 공정성 시비와 함께 먹튀 우려있는 중국 기업에 국내 기업을 팔아넘기려 한다는 여론의 벽에 부딪치면서 진퇴양난에 빠져있는 모양새다.

논란의 핵심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박삼구·박세창이 가진 우선매수권 행사를 컨소시엄 등으로 확대하는 것과 우선매수권자에게 주식매매계약(SPA) 내용을 공개하는 부분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공정성(혹은 형평성)이다. 산업은행은 우선매수권자인 박 회장의 컨소시엄 허용 요청을 무시한채 주주협의회에 부의조차 하지 않았다.

산은의 독단적 더블스타 SPA 체결
박 회장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중국의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와 SPA를 체결하기 일주일 전인 지난 2일과 6일 두 차례에 걸쳐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이를 주주협의회에 부의하지도 않은채 독단적으로 지난 13일 더블스타와 SPA를 체결했다.

또 한 가지 문제는 산업은행이 중국 기업과 SPA를 체결하고도 우선매수권자인 박 회장 측에는 그 내용을 알려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선매수권제도는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한 금액과 조건을 우선매수권자가 알아야 동일한 조건으로 매수의사가 있는지 밝히는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선매수권은 박삼구·박세창 개인이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전략적투자자(SI)나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들이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자금동원을 위해 지난달 특수목적법인(SPC)인 금호인베스트를 설립했다.

박 회장 측이 이를 강하게 문제삼자 산업은행은 뒤늦게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20일 박 회장의 컨소시엄 허용여부에 대한 서면질의서를 각 채권은행에 전달한 뒤 오는 22일 찬반의견을 취합해 결론을 낸다고 한다.

박 회장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려면 채권단 75%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지분의 합이 75%를 넘어, 한 곳만 반대해도 부결된다. 박 회장 측은 컨소시엄 구성요구가 최종적으로 반영되지 않으면 채권단과 법적공방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산업은행은 박 회장측이 갖고 있는 우선매수권의 제3자 양도에 반대입장을 고수해왔다. 산업은행이 박 회장 측의 요청을 수용하면, 더블스타에 의해 소송을 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채권단 내부에서는 중국 정부와의 통상마찰을 걱정하는 기류도 감지된다.

매각 과정에서의 '공정성' 문제는 없나
우선매수권에 대한 양측의 주장은 차치하고서라도, 이번 금호타이어 매각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짚어봐야 한다.

산업은행은 언론을 통해 수차례에 걸쳐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우선매수권에 대한 정의를 통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해 9월 20일 금호타이어의 입찰이 시작된 이후 이와관련된 문서나 이메일 등을 단 한 차례도 공식적으로 통보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또한 산업은행이 ‘주주협의회 의결없이’ 우선매수권이 박 회장과 박세창 사장 등 개인에게 있다는 별도의 확약서나 계약서를 입찰 후보자에게 보낸 것을 기사를 통해 알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절차상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국내 타이어업계 2위인 금호타이어가 중국 기업에 넘어가는 것은 막아야 한다. 고용불안과 기술유출은 물론 먹튀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더블스타는 트럭, 시내버스 등 특수분야 타이어에 특화된 기업으로, 규모에서 금호타이어의 4분의 1도 안된다. 반면 금호타이어는 전남 광주와 곡성, 경기도 평택 등 3곳에서 국내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생산직 근로자는 3800여명으로 추산된다. 중국 내 공장을 4개나 갖고 있다.

특히 금호타이어는 국내 타이어업체 중 유일하게 항공용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전투기와 군용타이어를 공급하는 국내 유일한 타이어업체인 금호타이어가 중국으로 넘어갈 경우, 국내 안보기술 유출과도 직결된다.

▲ 이강미 산업부장.
재계와 정치권에서 ‘먹튀’우려를 하는 것은 쌍용차의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 쌍용차를 인수한 중국 상하이자동차그룹은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기술을 빼돌린 뒤 2009년 법정관리를 신청과 함께 직원 2646명을 구조조정하는 등 대규모 해고사태만 빚고 한국에서 철수했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금융 이외의 문제들을 충분히 고려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이나 한진해운 사태 등에서도 드러났듯이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들은 기업의 구조조정과정에서 공정성에 상당한 의심을 받고 있다. 특히 더블스타에게는 컨소시엄을 허용하면서 박 회장의 컨소시엄을 불허하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산업은행은 지난 1954년 우리나라의 산업개발과 국민경제 발전을 위해 설립된 국책은행이다. 산업은행이 그동안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함께 노력해 준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산업은행이 국책은행으로서 단순히 경제논리로만 접근하고, 국내 산업 발전에 등을 돌리고 지분 매각과정에서의 공정성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처사이다.
 
“시장친화적∙선진적 방식의 기업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등…”. 이는 산업은행이 설립초기에 밝힌 역할에 대한 내용이다.

과연 이번 금호타이어 매각에 ‘시장친화적∙선진적’이란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지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데일리안 = 이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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