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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로 뭇매 맞는 문재인…공약으로 민심 잡을까


입력 2017.03.20 17:57 수정 2017.03.20 18:13        광주 한순구 기자

문재인 5.18 유족들에게 "노여움 거둬달라"

호남 민심 아우르는 '공약' 발표, '대세론' 확산 시도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전남 비전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데일리안 한순구 기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광주 동구 금남로 5·18민주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전남 비전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데일리안 한순구 기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광주광역시를 전격 방문해 오는 27일로 예정된 민주당 호남 경선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호남에서의 여론은 첫발부터 엇갈렸다. 문 전 대표가 이날 전남대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는 한 50대 여성 최모 씨가 다가와 "문 전 대표님 힘내라"며 눈물짓는 모습이 나왔다.

최 씨는 "제 친오빠도 5.18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정신지체를 앓고 있다"며 "문 전 대표가 5.18을 알린 장본인인데 정치인들이 군대에서 받은 표창을 가지고 정략적으로만 이용하려 한다.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는 문 전 대표가 전날(19일) 한 방송사 토론회에 참석해 자신의 군 복무 시절 '당시 근무부대 지휘관이던 전두환 장군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는 발언이 논란이 된 데 대한 호남 지역에서의 첫 반응이었다.

문 전 대표는 전날 토론회 도중 '내 인생의 한 장면' 코너에서 특전사 복무 때 사진을 내보이며 "정병주 특전사령관으로부터 폭파 최우수 표창을 받기도 했다"라며 "나중에 제1공수 여단의 여단장이었던 전두환 장군부터도 표창을 받기도 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광주를 찾았다가 5.18희생자 가족 등으로부터 집단 항의를 받았다. ⓒ데일리안 한순구 기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광주를 찾았다가 5.18희생자 가족 등으로부터 집단 항의를 받았다. ⓒ데일리안 한순구 기자

하지만,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앞서 이날 오전 문 전 대표는 윤장현 광주시장과 함께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에서 "옛 전남도청 원형보존"을 요구하며 195일째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5.18 유족, 부상자, 부상자 가족들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유족들은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분노와 함께 문 전 대표의 발언을 문제삼았다. 이들은 사과를 요구하면서 "표창 받은 게 자랑이냐" "이 자리에서 사과해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문 전 대표는 "저는 5.18 때 전두환 신군부에 구속됐던 사람이다. 그런데 또 아이러니하게 그분이 여단장이었다"며 "노여움을 거둬달라"고 부탁했다.

사진 공개에 따른 비난에 대해 문 전 대표 선거캠프는 진화에 진땀을 흘렸다. 문 전 대표 측 한 관계자는 "원래는 남북정상회담 사진을 사용하려고 했다"면서 "이렇게 비난받을지 몰랐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날 문 전 대표는 광주·전남 지역 공약도 발표했는데, '발언' 논란에 따른 호남 지역에서의 '여론 뭇매'를 피하려고 하는 시도로도 읽힌다.

문 전 대표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민주화운동 공식 기념곡으로 지정하고 △국가 차원의 '5·18 진상규명위원회' 구성 및 법 개정 통한 5·18 정신 훼손 시도 엄벌 조치'를 세부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는 당내 경선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27일 호남 투표를 앞두고 호남의 상처를 어루만진다는 내용의 공약을 앞세워 대세론을 확산시키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5·18 정신의 헌정사적 의미와 헌법적 가치 규범화를 주축으로 하고 △광주·전남을 대한민국 에너지 신산업의 메카로 육성하며 △광주를 문화수도 광주로, △전라남도를 해양관광과 농생명산업의 선도도시로 육성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공약도 함께 발표했다.

한순구 기자 (hs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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