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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T-50A 수주 전략에 담긴 보호무역 대응


입력 2017.03.20 08:54 수정 2017.03.20 10:56        이광영 기자

T-50A 수주, 자국산 제품 우선 채택 미국 정부 입장 감안

한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한국항공우주산업(KAI)

T-50A 수주, 자국산 제품 우선채택 미국 정부 입장 감안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미국 차기 고등훈련기(APT·Advanced Pilot Training)교체사업 수주를 위해 보호무역주의 기조까지 감안한 전략을 내세워 눈길을 끌고 있다. 미국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개조한 T-50A의 강점인 안정성을 강조하는 반면 자국산 제품 우선 채택을 원칙으로 하는 미국 정부에 정책에 최적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APT 프로젝트는 국내 최대 방산업체 KAI와 록히드마틴 컨소시엄, 스웨덴 사브·미국 보잉 컨소시엄 간 맞대결로 좁혀졌다.

업계에서는 개별 전투기 성능 면에서는 보잉이 한발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보잉 T-X는 중량에서 1만2500lb로 KAI T-50A(1만4200lb)보다 가볍다. 보잉은 성능 우위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가격 절감 카드를 내세울 전망이다.

반면 T-50A는 안정성 부문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APT 사업을 위해 신규 생산에 나선 보잉과 달리 종전 운용하던 기체를 개조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가격 경쟁력도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무기도입 사업 때는 가격이 비싸지더라도 자국산 제품을 우선 채택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이러한 기조는 올해 트럼프 행정부 출범으로 인해 더욱 강화된 상황이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KAI는 T-50A의 수주 주체를 록히드마틴, 생산지는 미국으로 하는 전략을 앞서 수립해 미국산 색채를 강조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수주전 불참을 선언한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온도 이탈리아 아에로마키의 M-346을 일부 개량한 항공기를 새롭게 명명한 T-100을 제시한 바 있다. 수출을 위해 자국 색채를 뺀 대표적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아에로마키가 APT사업에 뛰어든 당시에도 이탈리아 훈련기인 M-346 기반의 T-100 외관에 레이시온 등 미국 협력업체 위주로 도장을 새기며 정체성을 미국산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결국 수주 결과는 록히드마틴과 보잉이 각각 이 같은 특수성을 감안한 마케팅 전략을 얼마나 잘 수립하느냐에 달린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 관계자는 “자국 입장에선 수출이지만 이번 사업은 미국이 훈련기를 해외에서 사오기 위한 것이 아닌 미국 항공기를 사는 사업으로 인식해야한다”며 “항공기 성능은 부차적인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KAI는 이번 수주를 따낼 경우 미 공군 350대, 해군 650대, 제3국에 1000여대 수주가 예상돼 공급 규모가 100조원 가량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AI는 오는 30일 마감될 예정인 APT 사업 참여를 위한 입찰 제안서를 작성을 마치고 최종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광영 기자 (gwang0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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