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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도끼’ 골로프킨, 채찍 든 제이콥스마저 지옥으로?


입력 2017.03.19 00:29 수정 2017.03.19 06:20        데일리안 스포츠 = 김종수 기자

악성종양 극복하고 돌아온 제이콥스와 맞대결

상대 질리게 만드는 맷집과 펀치로 무패 행진

골로프킨은 돌주먹을 앞세워 36전 전승 행진을 내달리고 있다. ⓒ 게티이미지 골로프킨은 돌주먹을 앞세워 36전 전승 행진을 내달리고 있다. ⓒ 게티이미지

WBA·WBC·IBF 미들급 통합 챔피언 ‘트리플 G’ 게나디 골로프킨(35·카자흐스탄)이 타이틀 수성에 나선다.

골로프킨은 19일(한국시각) 미국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서 다니엘 제이콥스(30·미국)와 맞붙는다. 제이콥스는 악성종양인 골육종 진단을 받은 후 이를 극복하고 불과 1년 만에 링에 복귀한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다.

통산 전적 36전 36승(33KO), 23경기 연속 KO 기록에서도 알 수 있듯 골로프킨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맞붙는 상대마다 화끈하게 때려눕히며 브레이크 없는 폭주 행진 중이다. 최근 도미닉 웨이드(27·미국), 켈 브룩(31·영국) 등을 완파하며 최강자임을 입증했다. 모두 무패 전적을 자랑하고 있었지만 골로프킨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골로프킨은 타고난 하드펀처다. 야구에서 시속 150㎞의 강속구를 뿌리는 파워피처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타고나야하는 부분도 크다. 복싱도 마찬가지다. 누구나 강펀치로 상대에 충격을 줄 수 있다면 모두가 인파이팅을 하는 것이 당연지사다.

하지만 선수마다 펀치력의 차이가 있고 내구력에서도 제각각이기에 아웃복서, 스와머, 슬러거, 인파이터 등 다양한 스타일로 분류된다. 신체 특성에 맞게 싸우며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것이 복서의 숙명이다.

탄력과 회피력이 좋으며 리치가 긴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미국)가 아웃복싱을 펼치고, 신체조건은 좋지 못하지만 스피드와 연타 능력이 좋은 매니 파퀴아오(39·필리핀)가 공격적으로 경기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골로프킨 역시 본인이 가장 잘하는 스타일로 롱런하고 있다. 펀치력이 매우 강하고 맷집 또한 좋다. 전신근육이 고르게 잘 발달해 어떤 자세에서 펀치를 내도 충격을 입힐 수 있다. 특정 펀치나 궤적에 국한되지 않고 내지르는 주먹 하나하나가 묵직하다는 점은 상대에게 큰 부담을 준다.

골로프킨은 타고난 펀치력에 스냅과 정확도를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크게 치려하기보다는 짧고 정확하게 가격하는데 중점을 둔다. 상대 입장에서는 방어하기가 더 까다롭다고 할 수 있다.

때문에 골로프킨과 맞서는 선수 중에는 한 방에 정신을 잃고 쓰러지기보다는 누적된 충격에 얼굴이 일그러지며 시간이 지날수록 경기를 포기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경우가 많다. 꾸준한 패턴으로 탱크처럼 밀고 들어와 지속적인 강펀치를 꽂아 정신적으로도 버티기가 어려워진다.

골로프킨과 마주하는 상대는 제풀에 지쳐 수건을 던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 게티이미지 골로프킨과 마주하는 상대는 제풀에 지쳐 수건을 던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 게티이미지

맷집 역시 상대를 더욱 질리게 한다. 아무리 강한 주먹을 가지고 있어도 전진 압박형 스타일은 은연 중 빈틈을 노출한다. 이럴 경우 카운터의 먹잇감이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골로프킨은 펀치 못지않게 내구력이 아주 강하다. 웬만한 공격에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위험한 카운터를 허용해도 뒤로 물러서기보다는 더 세게 돌려주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상대의 펀치가 나오는 순간의 빈틈을 이용해 돌주먹 콤비네이션을 바디와 안면에 작렬한다. 타고난 하드펀처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보면 상대로서는 골로프킨이 전진스텝을 밟아도 허점을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 이른바 기세에서 밀리는 형태다. 따라서 골로프킨은 하고 싶은 대로 경기를 풀어나가고 상대는 점점 손발이 묶여버린다.

하지만 이번에 맞붙을 제이콥스는 만만치 않은 난적이다. 골로프킨과 같은 오른손잡이 인파이터로 33전 32승(29KO) 1패의 출중한 전적을 자랑한다. 높은 KO율을 자랑하는 선수답게 단단한 펀치와 공격적인 마인드가 돋보인다. 골로프킨이라해도 정타를 제대로 허용하면 위험한 순간을 맞이할 수 있는 상대다.

짧고 묵직하게 가격하는 골로프킨의 펀치가 돌도끼라면, 탄력적 움직임이 인상적인 제이콥스의 주먹은 흡사 검은 채찍을 연상시킨다. 서로 공격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다소 큰 궤적으로 주먹을 마구 휘두를 때도 있지만 핸드스피드가 빨라 먼저 꽂는 경우가 많다.

근거리에서도 속사포처럼 상대를 가격한다. 스텝이 좋은 아웃복서들도 제이콥스의 공격에 정타를 많이 허용하는 이유다. 쉽지 않은 상대를 만난 골로프킨이 이번에도 이변 없는 연승행진을 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종수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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