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보수, 대선 패하려고 작정했나?

최종편집시간 : 2017년 10월 19일 14:37:49
대한민국 보수, 대선 패하려고 작정했나?
안보‧경제위기 째깍째깍, 야당 집권하면 감당할 수 있나
보수는 애국심도 사라지고, 국가 위기 강 건너 불구경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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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3-19 06:30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대표
▲ 자유한국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17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제19대 대통령후보선거 후보자 비전대회’에서 공명선거 서약서에 사명 한 후 손을 들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경태, 원유철, 신용한, 김진태, 김진, 김관용, 안상수, 이인제, 홍준표 예비후보. ⓒ데일리안


북핵문제의 본질은 국가이익의 충돌에 있다. 국가이익(national interest)은 국가가 현재 추구하고 또는 추구해야 하는 중요한 가치다. 국가의 생존, 유지, 번영이 곧 국가이익이다. 따라서 국가이익은 양보하거나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북한이 핵을 고집하는 것은 그들의 생존이 달려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핵 폐기보다 북한의 유지, 존속을 원하는 것도 그것이 국가이익이기 때문이다. 북핵을 방어할 수 있는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사드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적 보복조치는 국가이익의 배타성을 입증하는 사례다.

대한민국의 국가이익은 당연히 생존과 유지, 발전이다. 대한민국의 국가이익은 이 세상 어느 것과도 협상할 수 없다. 만약 중국이 반대한다고 해서 사드배치를 철회한다고 생각해보라. 대한민국은 이미 중국에 많은 것을 의존하고 있다. 경제는 더욱 그렇다. 대한민국 총 무역규모의 1/4을 차지한다. 외국 관광객 중 거의 절반은 중국인이다. 이런 여건에서 안보마저 중국이 좌지우지한다면 대한민국의 발전은 차치하더라도 생존과 유지가 가능하겠는가.

만약 야당이 집권한다면 국가이익이 지켜질까

사드배치는 단순한 무기체계 도입의 문제가 아닌 국가이익에 관한 것이다. 이번 대통령선거(대선)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은 범(凡) 야권 대선주자들의 입장은 어떤가. 1, 2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사드배치에 대해서 유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명확히 반대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사실상 반대인 셈이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가 유일하게 찬성입장이다.

사드배치는 안보다. 또 국가이익이 걸려 있다.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높은 문 전 대표, 안 지사의 사드배치 입장은 위험천만하다. 중국이 반대하니까 유보하거나 반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중국이 반대하면 대한민국의 생존, 유지, 발전도 유보할 수 있다는 말인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예측하기 어렵다. 북한의 추가 핵실험, 미국의 강력한 군사적 대응조치도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한반도는 언제든 전시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4월, 7월 경제위기설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대한민국 경제는 가계부채와 기업부실이 겹쳐 구조적 붕괴 위기를 겪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은 기준금리 인상, 환율조작국 지정, 한미 FTA 재협상 등의 압박을 가하고 있다. 우리 경제는 기간산업이 연이어 무너져 자칫 경제가 생존 기반을 잃는 근본적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악재가 한꺼번에 몰아닥칠 경우 경제가 회생 불가능의 파국을 맞을 수 있다.

▲ 17일 서울 충무로 MBN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7대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자 경선토론(주관 MBN, TV조선, 연합뉴스TV)에서 이재명 , 최성, 문재인, 안희정(왼쪽부터) 대선 예비후보 가 토론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범야권 대선주자들의 경제공약은 상황의 엄중함에 비해 한가하다. '경제민주화'가 중심이다. 돈을 버는 데는 관심이 없고 쓰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문 전 대표의 채무감면과 공공부분 일자리 80만개 창출, 안 지사의 국민안식년제 도입, 이 시장의 기본소득 도입 등은 복지 성격의 경제공약이다. 소 키울 생각은 없고 오로지 소 팔 생각에만 빠져 있는 것이다.

옛 속담에 여우 피하려다 호랑이 만난다고 했다. 유력한 야권 대선주자들의 안보‧경제 역량은 아직까지 입증되지 않았다. 정권교체‧심판, 적폐청산의 분위기가 압도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안보‧경제 위기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되레 화를 키울 수 있다. 지난 정부의 실패를 응징하다가 또 다른 실패를 부를 수도 있다.

대한민국 보수의 지리멸렬, 애국심은 어디로 갔나

더 큰 문제는 보수에게 있다. 과거 보수는 안보와 경제 문제를 해결했다. 보수에게 쏟아지는 숱한 비난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대한민국의 미증유의 위기로 빠져들고 있는데도 보수는 너무 한가하다. 대한민국 보수는 대선패배를 작정한 것처럼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親朴)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인용을 새로운 출발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 이미 많은 관련자들이 사법 심판대에 올라 있다. 역사는 결국 법과 정의에 따라 진실을 밝힐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보수를 위해 이제부터라도 역사와 대화할 때다.

▲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손학규 전 의장,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박주선 국민의당 의원, 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왼쪽부터)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대선후보자 선출 예비경선에서 컷오프를 통과한 뒤 손을 들어 환호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들, ‘탄핵 마케팅’ 중단해야

자유한국당 대선주자들은 ‘탄핵 마케팅’을 중단할 필요가 있다. 그것으로 얻는 작은 지지율로 당장의 허기를 채울 수 있지만 어찌 뒷감당을 할 수 있겠는가. 보수세가 강한 영남, 충청, 60세 이상의 깊은 침묵은 ‘탄핵 마케팅’에 동조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미래, 보수의 미래를 위해 고뇌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바른정당의 대선주자,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도 마찬가지다. 책임의 크기가 다를 뿐 면죄부가 주어진 것은 아니다. 지지율의 정체가 이를 입증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독일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통합과 공존’이 정치의 요체라고 주장했다. 마이너스 정치가 아닌 플러스의 정치, 배제가 아닌 이해와 배려가 절실할 때이다.

만신창이가 된 보수가 다시 회생할 수 있는 길은 국가이익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애국심마저 잃게 되면 보수의 설자리는 더 이상 없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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