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시간 : 2017년 03월 23일 06:51:37
제자 성추행 누명에 30대 교수 자살...헛소문 낸 동료교수 '파면'
작년 6월 부산 서구 아파트 9층서 35살 손 모 교수 투신해 숨져
대학 자체조사 '무고' 사실 드러나...동료교수들 공모로 궁지 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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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3-17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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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뉴스팀 (spotnews@dailian.co.kr)
제자 성추행 의혹에 휩싸인 30대 대학교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해당 의혹이 동료교수가 퍼뜨린 허위소문 때문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17일 부산 서부경찰서와 동아대학교에 따르면 작년 6월 동아대 35살 손 모 조교수는 부산 서구 자신의 아파트 9층에서 투신해 숨진 채로 발견됐다.

당시 야외 스케치 뒤풀이에서 여학생을 성추행한 의혹이 제기된 한 강사가 학교를 그만두고 성추행 교수가 또 있다는 소문이 확산된 상황에서 손 교수는 두 달 뒤인 5월 또다시 '성추행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실명과 사진을 공개하겠다'는 대자보와 함께 성추행 교수로 사실상 지목되자 억울함을 토로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손 교수의 유족은 경찰과 대학 측에 손 교수의 결백을 주장하며 추가 수사를 요구했다.

경찰은 대자보를 붙인 학생이 손 교수가 재직 중이던 학과의 학생 25살 A 씨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당시 경찰조사에서 A씨는 "교수가 여학생을 성추행했다는 소문이 돌자 D 교수가 누가 그랬는지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해 대자보를 붙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허위사실을 작성한 대자보로 인해 손 교수가 자살한 것으로 보고 작년 말 A 씨를 불구속 기소 의견(명예훼손)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작년 8월 진행된 대학 자체조사에서 손 교수의 동료인 C교수가 이번 사건의 이면에 깊숙히 관여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야외 스케치 수업에 참석했던 C 교수는 여학생을 성추행한 뒤 자신의 신분을 이용해 입막음했으며, 이를 무마하기 위해 자신의 성추행 범죄를 손 교수에게 덮어씌우는 방식으로 거짓 소문을 퍼뜨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는 별도로 C 교수는 고참 교수의 정년 퇴임으로 공석이 된 정교수 자리에 손 교수를 배제하고 자신의 후배를 앉히려 했다는 의혹도 함께 사고 있다.

해당 대학은 같은 과 소속인 D 교수도 이 사건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D 교수는 작년 4월 한 시간강사를 성추행했다는 투서가 총장 비서실에 접수되자 손 교수의 성추행 의혹을 내세워 관심을 돌리기 위해 A 씨에게 대자보를 붙이도록 종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동아대는 지난달 졸업을 앞둔 A 씨를 퇴학 처분하고 이달 3일 C 교수를 파면한 상태다.

손 교수의 유족은 "C 교수는 야외 스케치 뒤풀이 때 술에 취해 정신이 없었던 아들의 약점을 잡아 제자들과 짜고 성추행을 자백하라고 경위서를 강요하거나 학교를 그만두라고 협박했다"며 "D 교수는 정작 아들과 함께 야외 스케치를 가지도 않았던 A 학생에게 대자보를 쓰지 않으면 대학원에 진학 못 한다고 협박해 강제로 거짓 대자보를 쓰게 했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이어 "아들이 C 교수 등에게 너무 시달려 학교를 그만두려 했으나 지도교수가 말려 그러지도 못했다"며 "학과 내 파벌싸움의 희생양이 된 아들의 억울한 죽음을 밝히고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해당 대학으로부터 수사 의뢰가 들어올 경우 이번 사건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데일리안 = 스팟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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