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에도 존재하는 ‘유리천장’…역대 여성 후보는?
주요 정당에선 박근혜 '유일'…이정희는 선거 사흘 남기고 하차
14대 땐 김옥선 '남장' 후 출전…이번 대선에선 심상정만 도전
지난해 11월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후보는 미국 역사상 주요 정당이 배출한 첫 ‘여성 대선 후보’였다. 여성에 대한 보이지 않는 사회적 장벽인 이른바 ‘유리 천장’을 깨는 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힐러리는 여성·통합·미래를 화두로 제시해 많은 지지를 얻었지만, 당선에는 실패했다.
한국의 경우 이보다 빠른 5년 전 주요 정당에서 여성 후보를 배출했고, 같은 해 사상 ‘첫 여성 대통령 당선’이라는 역사도 써냈다.
지난 10일 국정 농단 사태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그 주인공이다. 박 전 대통령은 2012년 4월 23일 새누리당 경선에서 83.97%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새누리당 후보로 선출됐다. 박 전 대통령은 이후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 과반 득표(51.55%) 대통령이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주요 정당이 아닌 곳에서 대선에 출마한 여성 후보들도 있다.
이정희 통합진보당 후보는 18대 대선에 출마해 ‘박근혜 저격수’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후보는 처음 출마할 때만 해도 0.3%의 지지율을 얻었지만, 대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박 후보를 떨어뜨리려고 나왔다”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이후 상승세를 타면서 선거 막판 1% 정도의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선거 사흘 전인 2012년 12월 16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지지 선언을 하며 중도하차했다.
과거에도 ‘유리 천장’을 깨기 위해 도전한 여성 후보들이 있다. 13대 때 여성외교관 1호였던 홍숙자 사민당 후보와 14대 때 김옥선 무소속 후보다. 하지만 당시에는 여성이 대통령이 되겠다는 것 자체가 정치적·사회적으로 용납되는 시대가 아니었다. 이에 김 후보는 남장을 하고 출마했지만, 그다지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오는 5월 9일 치러지는 헌정 사상 첫 ‘장미 대선’에서도 여성 후보가 출전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다. 심 대표는 ‘유일한 여성 후보’답게 1호 공약으로 ‘슈퍼우먼 방지법’을 제시했다. 생애단계를 출산기·육아기·아동기로 나누고 부부 출산휴가 의무제, 부부 육아휴직 의무할당제를 도입하자는 게 골자다.
다만 심 대표의 지지율은 미미하다. 한국갤럽이 17일 발표한 조사에서 심 대표는 1%를 기록했다. 같은 조사에서 정의당의 지지도는 5%다. 이러한 분위기에도 심 대표는 ‘완주 의지’를 밝혔다. 그는 지난 9일 방송된 JTBC ‘썰전’에서 “정치에서 양보는 미덕이 아니다”라며 “사퇴하면 후보자만 퇴장하는 게 아니다. 지지자와 소속당도 퇴장한다. 어떤 경우에도 사퇴하는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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