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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홍 해임 계기로 북한 권력 내부 갈등설 다시 불거져


입력 2017.03.19 12:00 수정 2017.03.19 16:57        하윤아 기자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 핵심권력층 갈등 징후' 자료 공개

'황병서와 김원홍 관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휴화산'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월 1일 "김정은 동지께서는 리설주 동지와 함께 새해에 즈음하여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으시고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 숭고한 경의를 표시하시였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노동신문이 공개한 김정은 및 북한 당·정·군 간부들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모습. 노동신문 캡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월 1일 "김정은 동지께서는 리설주 동지와 함께 새해에 즈음하여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으시고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 숭고한 경의를 표시하시였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노동신문이 공개한 김정은 및 북한 당·정·군 간부들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모습. 노동신문 캡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 핵심권력층 갈등 징후' 자료 공개
최룡해·황병서·김영철 등 주요 간부들 내부 권력 갈등 겪어


최근 해임된 것으로 알려진 김원홍 북한 국가보위상이 최룡해·황병서·김영철 등 권력의 핵심에 있는 고위 간부들과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하 연구원)은 19일 '최근 북한 핵심권력층 간 갈등 징후'라는 제목의 참고자료를 통해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등 북한 주요 고위간부 3인을 둘러싼 북한 내부의 권력 동향을 설명했다.

자료에 따르면 최근 김원홍의 해임과 관련해 최룡해가 모종의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룡해는 노동당 조직지도부 검열위원회 등에 있는 자신의 측근들을 통해 김원홍이 수장으로 있는 보위성의 검열을 유도하다 원성을 사는 등, 김원홍과의 관계에서 갈등 소지를 내포해왔다는 설명이다.

앞서 지난달 27일 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원홍이 허위보고와 월권 등의 혐의로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조사를 받은 뒤 현재 연금 상태에 있다고 보고했다.

황병서, 김원홍에 노골적 적대감…군 개입 움직임 차단에 주력

아울러 연구원은 황병서가 김원홍에 대한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는 '황병서와 김원홍의 관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휴화산'이라는 말이 떠돌았다고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황병서는 김원홍이 우리의 국정원 격인 보위성을 통해 군 관련사항에 개입하려 했다는 정황을 알게 되자 격분했고, 조경철 보위사령관에게 "김원홍이 군·사단장급 이상에 자기 사람을 심으려고 하는지 24시간 철저히 감시하라"고 명령하는 등 김원홍의 군부 개입 움직임을 차단해왔다.

특히 황병서는 지난 2012년 국가안전보위부장(현 국가보위상)에 오른 김원홍이 당시 노동당 조직지도부 군 담당 부부장이던 자신과 사전 협의 없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게 보고하고, 총정치국과 총참모부 작전국 간부 수십여 명을 보위부(현 보위성)로 소환한 것에 불만을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10월 4일 오전 인천 송도 오크우드 호텔에서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국한 북측 대표단이 우리 정부 고위 당국자 등과 티타임을 가지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김양건 노동당 비서(사망),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사진공동취재단 2014년 10월 4일 오전 인천 송도 오크우드 호텔에서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국한 북측 대표단이 우리 정부 고위 당국자 등과 티타임을 가지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김양건 노동당 비서(사망),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사진공동취재단

과거 우호적 관계였던 김영철-김원홍, 월권행태로 대립

또한 연구원은 정찰총국 출신인 김영철이 과거에는 김원홍과 우호관계를 유지해왔으나, 그가 통일전선부장으로 부임한 후 보위성의 대남 공작업무를 넘보는 등 월권행태를 보이면서 두 사람 사이에 대립 구도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신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원장은 "김원홍이 김정은에게 김영철의 불륜설과 김양건 비하 등 부적절한 언행을 수집·보고함으로써 김영철 혁명화 교육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것이 정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북한 고위층 내부에서는 김영철이 혁명화 교육 후 복권되자 '김원홍과 김영철 둘 중 하나는 조만간 죽게 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돈 것으로 전해졌다.

혁명화 교육은 북한 고위급 간부들이 지방의 협동농장 등에서 노동을 하며 사상교육을 받는 일종의 징계 조치다.

아울러 연구원은 최근 김원홍이 해임된 이후 김영철이 과거 우호적이었던 김원홍과의 관계를 감추기 위해 의도적으로 악연을 부각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룡해·황병서·김영철 등 북한 권력 엘리트 내부 갈등 포착

한편, 연구원은 최룡해-황병서, 황병서-김영철 간 내부 갈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연구원은 최룡해가 총정치국장으로 재임하며 '2인자'로 군림할 당시 황병서를 중심으로 하는 노동당 조직지도부가 김정은에게 '최룡해가 군부 내에서 자신의 인맥을 구축해 세력화할 조짐이 있다'고 보고했고, 이에 따라 자신이 불이익을 받았다고 생각한 최룡해가 황병서에게 복수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파악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북한 간부들 사이에서는 최룡해가 김정은에게 황병서의 쿠데타 위험성을 각인시켜 황병서의 퇴출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연구원은 황병서가 김정은에게 '김영철이 개인권력을 조장하고 있다'고 보고하는 등 김영철에 대해서도 견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원은 김영철 역시 황병서가 자신의 혁명화 교육을 실질적으로 주도한 것으로 보고, 황병서에 대한 악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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