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인터뷰] 한석규 "내 연기? 썩 나쁘지 않은 정도"

최종편집시간 : 2017년 06월 26일 19:02:35
[D-인터뷰] 한석규 "내 연기? 썩 나쁘지 않은 정도"
'흥행불패' '연기의 신' 수식어 손사래
데뷔 최고의 악역 캐릭터 변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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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3-21 07:00
김명신 기자(sini@dailian.co.kr)
'흥행불패' '연기의 신' 수식어 손사래
데뷔 최고의 악역 캐릭터 변신 '기대'

▲ 3월 극장가에 연기파들의 복귀로 후끈 달아오른 가운데 배우 한석규 역시 파격적인 캐릭터로 관객몰이에 나선다.ⓒ 쇼박스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연기 말고 생각해 본 일이 없는 것 같다.”

배우 한석규는 ‘연기 신’이라는 평가에 손사래를 쳤다. 그러면서 “내 연기는 나쁘지 않은 정도”라고 평했다.

3월 극장가에 연기파들의 복귀로 후끈 달아오른 가운데 배우 한석규 역시 파격적인 캐릭터로 관객몰이에 나선다. 그는 “내가 연기 말고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 말로 천상배우임을 과시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서울 팔판동 모처에서 만난 한석규는 “학창시절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Jesus Christ Superstar, 초연) ’를 보고 온몸에 전율을 느꼈고, 결국 무대 위 직업을 선택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연기 말고 생각한 직업은 없는 거 같아요. 하지만 음악에 대한 관심은 높았죠. 학창시절 ㅊ중창합창부로 활동했었는데 선생님께 칭찬을 많이 받았어요. 그러다가 18살 때 였나 ‘지저스크라이스 슈퍼스타’ 초연을 보게 됐는데 온몸에 전율이 흐르는 거에요. 특히 유다의 대사들이 인상 깊었어요. ‘내 몸이 감동 한다’ 그게 바로 예술적 경험이었거든요. 감흥과 내 정서, 감성을 확 불러일으키는 그런 예술적 경험을 통해 배우의 길을 선택하게 됐죠.”

▲ 3월 극장가에 연기파들의 복귀로 후끈 달아오른 가운데 배우 한석규 역시 파격적인 캐릭터로 관객몰이에 나선다.ⓒ 쇼박스

이후 배우의 삶을 선택했지만 갑작스러운 사고 등으로 성우와 라디오 활동으로 잠시 연기를 쉬게 됐지만 이후 연기자로 다시금 복귀해 지금의 한석규가 되기까지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안성시켰다.

한석규는 “내가 다시 연기를 한 이유는 ‘그 전율’을 다시 느껴보고 싶어서였다”면서 “그러다 점점 그 예술적 경험을 관객들에게 느끼게 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지금은 내가 연기를 하면서 내 자신이 느끼고 싶어 연기를 계속하는 거 같다”고 털어놨다.

물론 그 ‘전율’을 자주 느끼는 것은 아니다. 느끼려고 하는 순간, 더 집착하는 순간, 그 전율은 오히려 줄어든다고 토로했다. 이번 작품 ‘프리즌’에서도 느낄 수 없었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때문에 ‘연기가 경지에 올랐다’는 평에 대해 “개소리”라고 잘라 말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어느 정도 잘했다’는 있어도 ‘대만족’이라고 평가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연기 역시 이렇게 해도 안 되고 저렇게 해도 안 되니 다양한 시도를 통한 보다 나은 연기가 나오는 것 뿐이죠. 해답이나 완성이 중요한 것이 아닌, 완성시키기 위해 혹은 해답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하는 것이 중요한 거 같아요. 특히 연기라는 분야는 ‘완성’ ‘대만족’이라는 단어와 잘 어울리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3월 극장가에 연기파들의 복귀로 후끈 달아오른 가운데 배우 한석규 역시 파격적인 캐릭터로 관객몰이에 나선다.ⓒ 쇼박스

‘연기’도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그 ‘연기’는 누군가의 삶을 가짜로 사는 것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그 가짜를 통해 진짜의 정곡을 찌르는 것이 ‘연기자’의 임무라고 덧붙였다.

한석규는 “매 작품, 매 캐릭터를 접함에 있어 ‘왜?’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거 같다”면서 “연기자는 ‘왜?’에 매달리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육하원칙 중 ‘왜’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면서 그 ‘왜’를 시작으로 캐릭터 접근한다는 것.

영화 ‘프리즌’ 출연 역시 ‘왜?’로 시작됐다.

“왕 역할을 많이 하고 있을 때였죠. ‘뿌리 깊은 나무’의 작가에게 군주론이라는 책을 선물 받았는데 읽고 많은 생각을 했죠. ‘군주론’이라는 책이 왜 쓰여졌을까로 시작해 그 내용의 섬짓한 느낌을 ‘익호’라는 인물에 넣어보고 싶었어요. ‘프리즌’의 원제는 ‘프리즌-영원한 제국’이었거든요. 교도소의 제왕 ‘익호’라는 인물은 계속 탄생한다는 암울한 메시지를 표현하고 싶었던 셈이죠.”

▲ 3월 극장가에 연기파들의 복귀로 후끈 달아오른 가운데 배우 한석규 역시 파격적인 캐릭터로 관객몰이에 나선다.ⓒ 쇼박스

한석규가 연기의 신으로 군림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다른 배우들과의 차별된 캐릭터 접근 방식이다. 그 역시 ‘어떻게 하면 관객들에게 작품의 주제를 전달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다른 무리에 공격을 받은 수놈 하이에나를 떠올렸다. 한쪽 눈이 빠지고 살점이 떨어져 나간 하이에나. 그 놈이 익호라고 생각했다”고 독특한 캐릭터 도출 방법을 털어놓기도 했다.

자신의 연기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는 “내 연기의 결과물을 보고 만족한 적은 없다”면서 “쓸만하다 정도?. 그런 것이 조금씩 많아졌고, 그렇게 지금의 내 연기는 나쁘지 않다. 애썼다.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릭터를 설정해 놓고 제가 맞추는 것이 아닌, 저의 성격을 끄집어내서 캐릭터화 시키려고 해요. 거기에 상상력을 첨가시켜 부풀리는 것이죠. 제가 연기한 인물들은 모두 저에요. 그러면서 실수도 많이 해봤고, 그러다 보니 똑같이 실수 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그러다 보니 몸이 기억을 하고 있는 거죠. 신인 감독을 선호하는 이유도, 매 작품 신선함을 찾는 이유도 역시나 안주하지 않으려는, 그런 성격 탓인 거 같아요.”

▲ 3월 극장가에 연기파들의 복귀로 후끈 달아오른 가운데 배우 한석규 역시 파격적인 캐릭터로 관객몰이에 나선다.ⓒ 쇼박스

한석규는 지금의 한국 영화 분위기를 아쉬워했다. 특정 장르의 선호, 다양한 영화의 부재, 신선한 시각의 소외 등 변화돼야 하는 문제들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풍자, 가짜를 통해 진짜의 이야기를 전하는, 어쩌면 조금 비겁할 수도 있지만”이라고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진짜를 연기하면 연기도 바뀌죠. 우리의 새로운 한국 영화는 무엇인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신인감독들과 작업해요. 제가 가지고 있는 ‘새롭다’는 꼭 진지해야만 하는 건 아니에요. 무궁무진한 새로움이랄까요. 그런 영화들이 기억에 남고 그러는 거 같아요. 무언가를 남기고 싶은 게 아니라 해보고 싶은 거, 그런 신선한 영화들이 필요한 시점이죠.”[데일리안 = 김명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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