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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노거장’ 국민감독 김인식 위한 변명


입력 2017.03.17 15:58 수정 2017.03.17 16:00        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화려한 국제대회 성적과 달리 최악의 WBC 성적표

선수들 동기부여 어려웠고 최상의 선수 구성도 못해

김인식 감독 ⓒ 연합뉴스 김인식 감독 ⓒ 연합뉴스

2002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6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4강, 2009 WBC 준우승, 2015 프리미어12 우승. 야구 국가대표팀을 이끌 때마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일궈냈다. ‘국민 감독’ 김인식 감독의 국제 대회 성적표다.

2000년대 중후반 한국 야구대표팀의 호성적은 국내 프로야구의 인기 상승으로 직결됐다. KBO리그의 흥행 확대와 선수들의 몸값 상승으로 연결된 것은 물론이다. 김인식 감독이 한국 야구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국민 감독의 마지막 무대는 참담했다. 안방 고척돔서 개최된 2017 WBC A조 1라운드에서 2연패 후 가까스로 1승을 거뒀지만 2라운드 진출에는 실패했다. 대회 후 김인식 감독은 사실상 대표팀 감독 은퇴를 선언했다.

WBC 참패 원인에 대한 다수 의견 중 하나는 선수들의 동기 부여가 떨어졌다는 점이다. 1년 내내 시즌을 치르는 프로팀의 감독이라면 주전 경쟁이나 1, 2군 엔트리 변경 등을 통해 선수들을 단속하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하지만 단기간 소집되는 대표팀의 감독이 선수들의 동기 부여나 대회에 임하는 태도까지 책임지기는 쉽지 않다. 실례로 대표팀 최선참 임창용은 오키나와 전지훈련 도중 무면허 운전이 적발되기도 했다.

2017 WBC 대표팀은 엔트리 구성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메이저리거들이 팀 내 사정이나 사건사고에 휘말려 대거 불참했다. KBO리그의 주요 선수 중에도 부상 등으로 이탈한 선수가 있었고 국제 대회 경험 위주로 선발하다보니 리그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가 배제되기도 했다.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가 대회를 치르기 전부터 나왔다.

엔트리 구성 포함 대회에 돌입한 뒤 다소 소극적이었던 김 감독의 용병술은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았다. 최상의 엔트리를 구성하지 못한 채 상당수 선수들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 가용 폭은 좁을 수밖에 없었고 감독이 할 수 있는 것 역시 많지 않았다.

2009년 3월 WBC를 앞두고는 한국시리즈 우승팀 감독이 대표팀을 맡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2008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SK 와이번스 김성근 감독이 대표팀 감독직을 고사하면서 5위 한화 이글스의 감독인 김인식 감독이 대표팀을 맡은 바 있다.

뇌경색으로 인한 부담 속에서도 김인식 감독은 대표팀을 지휘해 WBC 준우승의 업적을 일궈냈다. 하지만 그해 한화는 최하위인 8위에 그쳤고 김인식 감독은 재계약에 실패했다. 이후 프로팀 감독을 다시 맡지 못하고 있다.

‘잘하면 본전, 못하면 역적’인 대표팀 감독은 ‘독이 든 성배'에 가깝다. 승부의 세계에서 영원한 승자는 없으며 언젠가는 쓰라린 패배를 당하기 마련이다. 대표팀 감독으로서 마지막 승부에 나섰던 김인식 감독은 참패에 대한 책임을 오롯이 떠안았다.

줄기차게 주장해왔던 대표팀 전임 감독제는 아직 본격적인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불과 2년 전 국제 대회 정상에 섰던 노거장의 뒷모습이 너무나 쓸쓸하다.

글: 이용선/정리: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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