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 여성 임원 승진자 2.4%…고위직 ‘유리천장’ 높아
1517명 중 여성 37명 뿐…초급인 상무에 92% 포진
전무급 이상은 달랑 3명, 오너일가 빼면 1명이 전부
30대그룹 여성 임원들의 승진이 여전히 ‘유리천장’에 막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까지 단행된 30대그룹 임원 승진인사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2.4%에 그쳤으며 이마저도 초급임원이라고 할 수 있는 상무급에 92%가 몰려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8일 기업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30대 그룹 중 올해 임원 인사를 단행하고 관련 내역을 공개한 18개 그룹을 대상으로 여성 임원 승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여성 승진자는 37명으로 전체 임원 승진자(신규임원 포함·1517명)의 37명으로 2.4%에 불과했다.
전체 임원 승진자 100명 중 여성은 2명꼴에 불과한 셈으로 전무급 이상 여성 승진자는 3명이 전부였고 이마저도 오너일가를 빼면 1명에 불과했다.
CEO스코어는 “30대 그룹 전체 직원 중 여성의 비중은 24%에 달하지만, 전체 임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 10분의 1에 불과한 2.4%에 그쳐 고위직으로 갈수록 유리천장이 더 높아지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임원 승진인사에서 포스코와 현대중공업 등 6개 그룹은 여성 임원 승진자가 1명도 없었고 나머지 그룹들도 생색내기 수준에 그쳤다. 반면 신세계·CJ·현대백화점 등 유통‧식음료 중심 그룹들은 여성 임원 승진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게다가 이들은 대부분 초급 임원이라고 할 수 있는 상무급(이사급 포함)에 몰려 있다. 여성 임원 승진자 37명 중 상무급이 34명(91.9%)이고 나머지 3명(8.1%)은 전무급이었다.
하지만 전무급 중에서도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장녀 장선윤 롯데호텔 전무와 조양호 한진 회장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등 오너 일가를 제외하면 조미진 현대차그룹 전무(인재개발원 부원장) 1명만 남는다. 여성 임원 승진자 가운데 부사장급 이상은 아예 없었다.
반대로 올해 남성 임원 승진자는 1480명으로 전체의 97.6%를 차지했다. 전무급 이상 승진자도 303명(20.5%)이나 됐다. 올해 전무급 이상으로 승진한 남성 임원이 여성보다 100배 이상 많은 셈이다.
그룹별로 보면 포스코·현대중공업·LS·금호아시아나·대우건설·한국타이어 등 6개 그룹은 올해 여성 임원 승진자를 단 1명도 배출하지 않았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96명의 임원을 승진시켰지만 여성이 단 1명도 없었고 포스코(33명)와 LS(31명)도 30명 이상의 임원 승진자 가운데 여성이 전무했다. 한국타이어(23명)·금호아시아나(15명)·대우건설(12명)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한화(0.8%,1명)·현대자동차(1.1%,4명)·KT(2.2%,2명)·GS(2.2%,1명) 그룹은 여성임원 승진자를 배출하기는 했지만 비중이 30대 그룹 평균에 미달했고 대림(2.6%,1명)·LG(2.7%,4명)·효성(2.9%,1명) 등도 3% 미만으로 생색내기에 그쳤다.
반면 신세계그룹은 여성 임원 승진자 비중이 10.2%(5명)로 유일하게 10%를 넘었다. 이어 CJ(5.7%,4명)·현대백화점(5.0%,2명)·롯데(3.8%,10명) 등이 상위에 랭크됐다.
CEO스코어는 “유통‧식음료 중심 그룹들이 그나마 여성들에게 임원 승진 문호를 열어주고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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