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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그리거 조롱한 퍼거슨, 정말 이길 수 있나


입력 2017.02.28 06:02 수정 2017.03.01 19:06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메이웨더전 준비 소식에 "나를 피하는 것" 직격탄

바나타전 떠올리면 불안..그라운드 가면 초크 등 절대 유리

UFC 퍼거슨은 화려한 초크 기술을 자랑한다. ⓒ 게티이미지 UFC 퍼거슨은 화려한 초크 기술을 자랑한다. ⓒ 게티이미지

UFC 라이트급 랭킹 2위 ‘프리 스타일’ 토니 퍼거슨(33·미국)이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28·아일랜드)를 조롱했다.

퍼거슨은 다음달 5일(한국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서 막을 올리는 ‘UFC 209’에서 랭킹 1위 하빕 누르마고메도프(28·러시아)와의 잠정챔피언전(코메인이벤트)을 앞두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상 이 경기 승자가 맥그리거에 이길 것이라는 의견이 앞선다. 일부에서는 이 경기를 사실상의 챔피언전이라고도 부른다.

최초의 라이트급 9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퍼거슨은 페더급의 맥스 할로웨이와 함께 체급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할로웨이는 오는 6월 챔피언 조제 알도와의 타이틀 매치 일정이 잡혀있지만 퍼거슨은 누르마고메도프라는 험준한 산을 통과해야 타이틀샷을 받을 수 있다.

섣불리 퍼거슨과 하빕의 승부를 예상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하빕을 이긴다고 해도 맥그리거와 타이틀 매치를 바로 치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맥그리거는 페더급에서도 알도를 꺾은 뒤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재대결을 피했고, 한 차례의 방어전도 치르지 않았다.

페더급 방어전을 내팽개치고 다른 체급에 기웃거리는 그의 행보를 UFC도 사실상 엄호하며 수익을 챙겨왔다. 네이트 디아즈와 두 번의 슈퍼 파이트 일정을 잡고 몸값을 끌어올렸다. 그러면서 UFC 역사상 최초의 두 체급 동시 석권이라는 훈장도 달았다.

자신보다 신장이 작은 챔피언 알바레즈를 상대로 챔피언 벨트를 빼앗은 뒤에는 약혼녀의 출산 일정 등을 이유로 6개월 이상 체급을 떠난다고 ‘선언’했다. 페더급에서와 같은 수법이다. 챔피언 신분을 오래 유지하면서 꺼리는 강자들끼리 붙게 한 뒤 나가떨어지게 한 뒤 최소한의 방어전만 치르겠다는 심산이다.

그렇게라도 방어전을 치르면 다행이다. 지난해부터 ‘무패복서’ 메이웨더와의 대결 카드를 지속적으로 꺼내들고 있어 라이트급 챔피언을 원하는 강자들은 벌써부터 초조하다.

이런 상황에서 퍼거슨이 입을 열었다.

퍼거슨은 최근 ‘MMA 정키’와의 인터뷰에서 “맥그리거가 메이웨더전이 임박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은 나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조롱하면서 “메이웨더에게 복싱으로 크게 질 것을 알면서도 UFC 챔피언 신분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꼼수를 쓰고 있지만 결국은 옥타곤에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리고 퍼거슨은 “맥그리거와의 대결은 전혀 두렵지 않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당장 누르마고메도프전의 승리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퍼거슨이 맥그리거를 압도할 수 있느냐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태클과 레슬링이 주무기인 누르마고메도프 보다 변칙 타격을 앞세운 퍼거슨과 맥그리거의 화끈한 타격전을 기대하는 팬들은 더욱 그렇다.

퍼거슨은 변칙적인 타격과 클린치 싸움, 그라운드에 깔렸을 때의 움직임이 매우 뛰어나다. 다양한 서브미션 기술을 장착한 데다 맷집과 체력이 비범해 난타전 양상에서도 우위를 점하는 경우가 많다. 맥그리거가 지니지 못한 빼어난 그라운드 능력까지 갖추고 있는 것이다.

UFC 퍼거슨과 맥그리거의 화끈한 타격전을 기대하는 팬들이 많다. ⓒ UFC 캡처 UFC 퍼거슨과 맥그리거의 화끈한 타격전을 기대하는 팬들이 많다. ⓒ UFC 캡처

모든 면에서 맥그리거를 앞서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관건은 맥그리거의 기가 막힌 타이밍에서 꽂히는 펀치를 막아내느냐다.

가드가 내려가거나 몸의 중심이 흐트러졌을 때, 상대가 밀고 들어오는 찰나의 타이밍에 카운터로 꽂히는 맥그리거의 펀치는 혀를 내두르게 한다. 맷집 좋은 알도, 알바레즈 모두 이 펀치에 나가 떨어졌다. 맷집 좋은 퍼거슨도 이 펀치를 허용한다면 라운드 초반에 끝날 위험도 있다.

지난해 7월 UFC 파이트 나이트 91에서 랜도 바나타에게 수 차례 안면을 허용한 경기를 떠올리면 퍼거슨도 불안하다. 당시 랭킹 3위였던 퍼거슨은 키에사의 부상으로 대체 투입된 바나타에게 2라운드 서브미션승을 거두긴 했지만 패배 직전까지 몰리기도 했다.

UFC 데뷔전을 치르는 바나타가 최두호나 정찬성이 뛰고 있는 페더급에서 활약했던 파이터라 퍼거슨의 압승을 예상했던 전문가들의 눈은 휘둥그레졌다. 퍼거슨 보다 신장도 5cm나 작았다. 그러나 예상 밖의 상황이 연출됐다. 바나타는 처음부터 여유 있는 몸놀림을 보여주다가 강력한 백스핀블로와 하이킥으로 퍼거슨을 옥타곤 바닥으로 눌렀다.

물론 퍼거슨이 장기인 다스 초크로 승리했지만, 한 수 아래로 보이는 바나타에게 너무나 많이 안면을 허용했다. 상대가 강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방심한 탓도 있었지만, 바나타가 맥그리거표 펀치가 있었다면 확실하게 끝낼 수 있는 경기였다.

이 경기가 아니었다면 퍼거슨이 맥그리거를 꺾는다는 것을 놓고 깊이 고민하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았다.

결국, 모든 패배를 서브미션으로 당했던 맥그리거가 그라운드로 끌려간다면 화려한 초크 기술을 보유한 퍼거슨을 넘기 어렵겠지만, 전진압박 스타일인 둘이 정면 타격전을 벌인다면 타이밍과 정확도를 겸비한 펀치를 장전한 맥그리거의 우위를 예상할 수 있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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