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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갯불 콩 볶듯’…급박했던 전경련 회장·부회장 선임


입력 2017.02.24 16:36 수정 2017.02.24 16:49        이광영 기자

허창수 회장·권태신 부회장 선임, 하루 전 결정

‘결자해지 vs 쇄신대상이 쇄신?’ 재계시선 공존

허창수 전경련 회장(왼쪽),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GS그룹·전경련 허창수 전경련 회장(왼쪽),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GS그룹·전경련

허창수 회장·권태신 부회장 선임, 하루 전 결정
‘결자해지 vs 쇄신대상이 쇄신?’ 재계시선 공존

회장 교체 등 대대적인 인적 쇄신을 추진했던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결국 허창수 회장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허창수 회장의 연임과 권태신 상근부회장이 선임이 하루도 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결정된 것으로 드러나 긴박했던 상황을 짐작케 했다.

전경련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정기총회에서 허창수 회장의 연임 등 차기 회장 안건을 처리했다.

전경련 측은 “전경련 회장단과 재계 원로들이 허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한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에 따르면 허 회장은 전날까지 후임 회장을 인선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거절 답변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허 회장은 전경련이 해체로 가서는 안 된다는 판단 하에 기존 사임의사를 거두고 연임 결단을 내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허 회장이 전경련 회장직을 다시 한 번 수락한 것은 현재 전경련 사태를 책임지고 수습하기 위한 의지”라고 설명했다.

권태신 상근부회장의 선임 과정도 이 같은 사정으로 갑작스럽게 이뤄진 조치였다.

권 부회장은 24일 오후 1시30분 전경련회관 타워동 3층 로즈룸에서 열린 정기총회 기자브리핑에서 “어제 오후 5시쯤 허창수 회장이 부회장직을 권유해 제가 맡게 된 것”이라며 “기업의 의견을 전달하는 통로로서 전경련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이를 수락했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전경련 산하 연구단체인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직을 겸임한다. 허 회장의 연임이 갑작스레 결정되면서 권 부회장의 업무 부담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권 부회장은 “개인적으로는 한경연 원장직만 맡는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전경련의 대대적 혁신을 위해 부회장직을 당분간 맡게 됐다”며 “혁신 작업이 어느정도 마무리 되고나면 부회장이 신규 선임되던지, 한경연 원장이 새로 뽑힐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재계에서는 허 회장이 사태를 책임지기 위해 ‘결자해지’에 나선 것으로 보는 시선과 쇄신 대상이 쇄신을 제대로 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실제 정기총회를 앞두고 재계에서는 전경련이 정기총회까지 차기회장을 선임하지 못할 경우 해체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전경련 관계자는 “어떤 분보다 전경련 상황에 대해 잘 알고, 사태를 가장 잘 수습할 수 있는 인물이 허 회장이라는 의견이 모아졌고 허 회장이 고심 끝에 이를 수락한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한 재계 관계자는 “기본 골격을 유지하고 인적 쇄신이 이뤄지지 않은 현 상태를 ‘환골탈태’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정경유착의 꼬리표를 떼고 과거의 행태를 벗어나기 위한 노력을 조기에 보여줘야 하는 과제가 남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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