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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세 가지 아킬레스건 극복 가능할까


입력 2017.02.24 10:33 수정 2017.02.24 10:53        이슬기 기자

선의발언·NL운동권 논란,‘정체성 모호’문제 제기

중도보수층 잡으려면 참여정부 실형 문제도 넘어서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오른쪽) 안희정 충남지사가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6차 촛불집회에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특검 연장을 촉구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오른쪽) 안희정 충남지사가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6차 촛불집회에 참석해 시민들과 함께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특검 연장을 촉구하고 있다. ⓒ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안희정 충남지사가 본격적인 '링' 위에 섰다. 지지율 한자리 수에 머물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체재 정도로 회자됐던 안 지사지만, 이제는 지지율 20%대에 진입하며 대망론의 주역으로 떠오르는 등 여론과 언론의 검증대에 올라설 만큼 체급이 커졌다.

안 지사의 첫 번째 관문은 당내 경선이다. 대세론의 중심에 선 문 전 대표와 맞붙기 위해선 우선 1차 경선에서 이재명 성남시장을 제치고 2위를 획득해야 한다. 물론 문 전 대표의 과반 득표를 저지했다는 전제 하에서다. 자연히 30% 수준을 얻어야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문제는 '정체성'이다. 그간 안 지사의 행보는 중도층을 잡기 위한 외연 확장에 방점이 찍혀왔다. 사드 배치 문제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서도 야권의 타 주자들보다 지극히 신중한 모습을 보이며 차별성을 뒀다. 그러다보니 진보진영에서는 안 지사의 ‘우클릭’이 지나치다며 야권 주자로서 선을 넘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 선의' 발언과 관련해 안 지사는 "그런 뜻이 아니었다"며 사과했지만, 이를 계기로 2월 넷째 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20%대 선이 무너졌다. 선의 발언으로 야권 지지자 30만의 표가 날아갔다는 게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의 분석이다. 그러면서도 이후 관훈클럽 토론회에선 "소신을 접지는 않았다"고 말해 다소 애매모호한 입장을 내보였다.

거꾸로 보수진영에서는 운동권 전력이 문제가 제기돼 이념적 의혹을 샀다. 안 지사가 1988년 ‘반미청년회’ 사건으로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에 체포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10개월 실형을 산 전력이 알려지면서다.

이에 대해 안 지사는 "청년기의 청년운동이 현실 정치인 안희정을 규정한다고 생각하느냐"라고 불쾌감을 표하며 "지나친 이념공격“이라 반박했지만, 관훈토론회에선 확실한 전향을 선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사상 검증까지 이어졌다.

여론조사 상 안 지사의 핵심 지지층은 야권 내 반문(반 문재인) 정서를 가진 유권자를 비롯해 중도보수층, 60세 이상 연령층으로 나타난다. 문 전 대표나 이 시장에 비해 이념적·정치적 선명성이 옅기 때문에 유권자의 호·불호도 또렷하지 않다. 안티가 적은 만큼 열성적 팬 층도 옅다는 의미다. 안 지사의 최대 강점인 동시에 약점으로 꼽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따라서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경선 결과가 뒤집힐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도보수층 표심을 잡기 위해선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수감생활을 한 부분도 확실히 뛰어넘어야 한다. 안 지사는 지난 2002년 대선캠프의 핵심으로 재정을 책임졌고, 대선 직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구속돼 1년 간 복역했다. 이 때문에 참여정부 당시 아무런 공직도 맡지 않았다.

물론 노 전 대통령을 비롯해 야권에서는 안 지사가 사적으로 이익을 취한 것이 아닌 만큼 오히려 ‘노무현의 적자’로 인정받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표를 고심하는 중도보수층 유권자 입장에선 대선후보로서 정치자금 문제로 실형을 산 부분을 마냥 넘어가긴 어렵다. 관훈토론회에서도 이에 대한 송곳 질문이 재차 이어졌다.

이에 안 지사는 “사적으로 이익을 취하지 않았지만, 저의 잘못”이라며 “다만 벌은 벌대로 받고, 공직에 한 번도 안 나갔다”고 했다. 또 “2010년과 2014년 도지사 선거 때도 그 일이 쟁점이 됐지만, 210만 충남도민들께서 도지사로 만들어 주셨다. 부족한 점도 있지만 당원과 국민들로부터 일정부분 정치적 사면복권을 받은 것 아닌가 생각한다”며 두 번의 선거로 이미 검증받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선거 초반에는 인지도가 발목을 잡았으나, SNS를 기반으로 한 지역 순회 즉문즉답과 토크콘서트, ‘숏터뷰’ 영상 등으로 적잖이 극복을 한 모습이다. 다만 야권의 텃밭인 호남에서는 충남 지사라는 인지도의 벽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게 당내 유일한 호남 인사인 이개호 의원의 진단이다. 또한 문 전 대표나 '사이다 발언'으로 유명세를 탄 이 시장에 비해선 인지도를 끌어올려야 한다.

이 의원은 “한번 대선에 나왔던 사람과 처음 도전 하는 사람의 인지도가 같을 수는 없다. 호남에서는 자기 지역도 아닌 충남 지사를 어떻게 아느냐는 분들도 많다”며 “다만 안 지사가 충청을 제대로 사로잡고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호남민들도 ‘이 사람도 한번 해볼 만하네’라는 생각으로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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