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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 '자동차 안 파는 자동차왕' 꿈꾸나


입력 2017.02.24 06:00 수정 2017.02.24 08:50        박영국 기자

친환경·공유경제·자율주행차·커넥티드카 등 자동차 미래 트랜드 대응

최태원 SK그룹 회장(자료사진)ⓒ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자료사진)ⓒSK그룹

SK그룹의 자동차 연관 산업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주목받고 있다. 완성차 제조업에 직접 뛰어들진 않고 있지만 핵심부품 및 서비스와 연관되는 사업에 새로 진출하거나 기존 사업을 육성하면서 미래 자동차 산업 트랜드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이다.

24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0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승진 임원과의 만찬 행사에서 “우리는 정보기술(IT)과 에너지를 동시에 갖고 있다”며 “변화를 받아들이고 장점을 살리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밝혔다.

그는 이어 “지금 하는 사업이 어떻게 발전하고 변화를 이룰 수 있는지 고민하면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최 회장은 교통과 바이오, 신에너지 등 3가지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언급했다.

그 중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교통·운송 관련 서비스다. 최 회장은 “자동차를 내구재가 아니라 우리가 사서 관리하고 운영할 테니 필요할 때 갖다 쓰라는 관점에서 접근해보자”고 말했다.

현재 SK그룹의 주력 사업군은 에너지, ICT, 반도체로 일견 자동차 사업과는 무관해 보이지만 미래 자동차산업 트랜드와 연관되는 부분은 모두 진출해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앞으로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 수소차와 같은 비 내연기관 자동차를 중심으로 하는 ‘친환경차’ ▲카셰어링과 같은 ‘공유경제’ ▲운전자 없이 운행 가능한 ‘자율주행차’ ▲다른 차량이나 교통 및 통신 기반 시설과 연계한 ‘커넥티드카’ 등 4대 트렌드를 중심으로 발전해 나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중 친환경차 부문에서 SK그룹에게 기회가 되는 부분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이다. 전기차는 물론, 수소연료전지차, 하이브리드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등 모든 친환경 자동차는 에너지를 전기화시켜 배터리에 저장해놨다가 동력원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친환경차 시장이 확대될수록 배터리 수요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연간 1GWh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내년까지 4배 규모인 4GWh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충남 서산공장에서 4호기 공장 증설에 착수한 데 이어 추가로 5~6호기 2개 라인 증설 계획을 연초 발표했다.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분리막 사업도 현재 세계 2위 규모인 연간 2억1000만㎡의 생산능력을 내년 상반기까지 3억3000만㎡까지 늘리기 위해 충북 증평공장에 배터리 분리막 설비 10~11호 2개 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SK그룹은 자동차 산업의 ‘공유경제’ 트렌드에 대응한 투자도 일찌감치 진행했다. 지난 2015년 11월 카셰어링 업체 쏘카에 투자해 지분 20%를 확보한 게 대표적이다. 또한 SK네트웍스는 SK렌터카를 주력 사업 중 하나로 육성하고 있다.

최 회장이 승진 임원들과의 만찬에서 언급한 ‘자동차의 내구재 탈피’도 이같은 카셰어링과 렌터카 사업을 활용한 서비스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자율주행차의 단계적 상용화에 따른 반도체 수요의 성장은 SK하이닉스가 대응한다. 자율주행차 탑재되는 각종 센서, 전자제어장치 등은 다수의 시스템반도체 및 메모리반도체를 필요로 하며 업계에서는 새로운 반도체 붐을 일으킬 요인으로 기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8월부터 2019년 6월까지 2조2000억원을 투자해 충북 청주에 최첨단 반도체 공장을 건설해 낸드플래시 수요 확대에 대응할 예정이다. 앞서 최태원 회장은 경영복귀 직후인 2015년 8월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에서 열린 M14 준공식에서 향후 2025년까지 총 46조원을 투자해 M14외에 국내에 두 개의 반도체 공장을 더 구축하겠다는 공격적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커넥티드카는 SK텔레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다. SK텔레콤은 수입차 업체인 BMW코리아, 통신장비 업체인 에릭슨과 손잡고 5G 통신을 활용한 커넥티드카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시속 170km로 주행 중인 커넥티드카에서 28Ghz 기반의 5G 시험망으로 3.6Gbps(초당 기가바이트) 속도로 통신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지난 1월 집중 투자하기로 결정한 뉴 ICT 생태계 영역에 커넥티드카 및 자율주행차를 포함했다. ‘CES 2017’ 기간에는 엔비디아, SK C&C와 함께 자율주행에 필요한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친관경, 자율주행 등으로 대변되는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 이업종과의 융합이 최대 화두로 떠오르면서 다양한 업종에 기회가 열리고 있다”면서 “SK그룹은 완성차 제조를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사업기회를 찾을 수 있는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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