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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값 두 배 올라도 치킨값 손 못대는 프랜차이즈


입력 2017.02.23 06:00 수정 2017.02.24 21:40        김유연 기자

국내 육계 농가 병아리 공급 차질…닭고기 가격 2배 폭등

'치킨=서민 음식' 이미지…딜레마 빠진 치킨 프렌차이즈

국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육계 부족에 따른 닭값 급등에도 치킨 가격 인상을 좀처럼 단행하지 못하고 있다.ⓒBBQ 국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육계 부족에 따른 닭값 급등에도 치킨 가격 인상을 좀처럼 단행하지 못하고 있다.ⓒBBQ

국내 육계 농가 병아리 공급 차질…닭고기 가격 2배 폭등
'치킨=서민 음식' 이미지…딜레마 빠진 치킨 프렌차이즈


대표적인 서민 먹거리인 치킨의 가격을 놓고 프랜차이즈 업계가 딜레마에 빠졌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에 따른 육계 공급량 부족으로 원재료 가격이 폭등했지만 가뜩이나 구매 심리가 위축된 마당에 치킨값 인상을 단행할 경우 득보다 실이 많을 것 같아서다.

23일 축산품질평가원에 따르면 닭고기 산지가격은 지난달 23일 ㎏당 1252원에서 한 달 뒤인 지난 17일에는 2171원까지 2배 가까이 폭등했다. AI 방역 영역이 확대되면서 병아리 입식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육계 시세가 오르자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주요 대형마트들도 지난 9일 매장에서 파는 주요 닭고기 제품 판매가를 일제히 최대 8% 인상했다.

최근에는 구제역 발생으로 소고기 수요가 닭고기로 몰리면서 육계 오름세는 당분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취급 제품 상승 압박은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대형 치킨프랜차이즈 한 관계자는 "가맹점주들로부터 치킨 가격을 2000원 가량 인상조치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고 있다"며 "마지막으로 가격을 올린 시점도 8년 이상 지난 상태지만 여전히 조심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설사 치킨 가격을 올린다고 해도 이는 육계에 기인하기 보다는 인건비나 임차료 등 고정비의 영향이 크다는 게 업계의 입장이다.

그는 "닭고기뿐 아니라 부재료인 무와 매장 임대료, 인건비 등도 모두 올라 가격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며 "오는 3월~5월께 가격인상을 검토 중인데 대형마트 육계 가격이 평균 6% 정도 인상된 걸 감안해 5% 정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반면 '치킨은 국민 간식'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섣불리 가격 인상을 결정하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치킨은 가격 인상 얘기가 나올 때마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실제 치킨 프래차이즈들은 수년째 가격을 동결했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인 BBQ는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후라이드(1만6000원)와 양념 치킨(1만7000원)의 가격을 2009년부터 올리지 않고 있다. BHC는 2009년 가격인상 이후 동결, 굽네치킨은 2013년, 교촌치킨은 2014년 부분적 메뉴에 한해 1000원을 인상한 후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여러 차례 AI를 겪을 때마다 생긴 노하우가 누적됐고 유통채널도 확보하고 있어서 아직까진 문제가 없다"면서 "소비자들이 유독 치킨값에 민감하게 반응하니 마음대로 가격을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김유연 기자 (yy908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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