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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드’ 이정수, 금보다 빛난 값진 희생


입력 2017.02.22 16:45 수정 2017.02.22 18:07        데일리안 스포츠 = 김평호 기자

메달 욕심내기보다는 후배들에게 양보

양보의 미덕으로 남자대표팀 든든한 버팀목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주장 이정수. ⓒ 게티이미지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주장 이정수. ⓒ 게티이미지

맏형 이정수(28)는 역시 한국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주장다웠다.

22일 막을 내린 ‘2017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종목에서 비록 금메달은 목에 걸지 못했지만 희생정신을 발휘하며 주장으로서의 품격을 보였다.

이날 1000m 개인전과 5000m 계주에 나선 이정수는 은메달 1개를 획득하는데 그쳤다. 1000m 결승에서는 3위로 골인했지만 한 국가가 금·은·동을 모두 가져갈 수 없다는 아시안게임 규정상 아쉽게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다.

앞서 열린 1500m에서 동메달을 따낸 이정수는 은1·동1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했다. 기대를 모았던 금메달은 목에 걸지 못했지만 이번 대회 내내 빛난 이정수의 희생은 그간 국제대회에서 여자 대표팀에 비해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남자 대표팀의 선전을 이끌었다.

20일 열린 1500m 결승에서 중국 선수들의 집중 견제를 받는 ‘희생’으로 후배 박세영의 금메달에 간접 기여한 이정수는 이날도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주는 양보의 미덕을 발휘하며 남자 대표팀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1000m 준결승부터 이정수의 희생이 빛을 발휘했다.

한 티안유, 쉬홍지 등 중국 선수들과 1조에서 경기를 시작한 이정수는 초반부터 선두로 나서며 레이스를 주도했다.

이후 4위로 처져있던 후배 서이라가 치고 올라오자 속도를 죽이면서 자신의 뒤를 따르던 한 티안유를 견제했다. 그 사이 서이라가 단숨에 선두로 올라섰고, 이정수 역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중국 선수들을 대신해 모두 결승에 올랐다.

결승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신다운, 서이라, 일본 선수 한 명과 레이스를 펼친 이정수는 후배들을 위해 3위에 서서 일본 선수를 견제했다. 막판에 신다운과 서이라가 치열한 자리싸움을 펼쳤지만 이정수는 선두 경쟁에 뛰어들지 않고 그대로 3위로 들어왔다.

국내 규정에 따라 동메달과 같은 혜택을 받는다 해도 메달을 목에 거는 것과 걸지 않는 것은 천지차이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이정수가 아시안게임 규정을 몰랐을 리 없다. 그러나 이정수는 아쉬움보다는 금·은메달을 획득한 후배들에게 먼저 축하의 인사를 건네는 대인배의 면모를 과시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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