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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직전’ EPL에는 맨시티가 남아 있나이다


입력 2017.02.22 08:11 수정 2017.02.23 07:22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맨시티 홀로 챔스 8강행 가능성 내비쳐

유로파까지 조기 탈락한다면 랭킹 뒤바뀌어

UEFA랭킹 3위 EPL과 4위 세리에A의 격차가 크지 않다. ⓒ 데일리안 김윤일 UEFA랭킹 3위 EPL과 4위 세리에A의 격차가 크지 않다. ⓒ 데일리안 김윤일

프리미어리그의 마지막 자존심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대역전극을 일구며 8강행 청신호를 밝혔다.

맨시티는 22일(이하 한국시각) 시티 오브 맨체스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17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AS 모나코와의 홈경기서 5-3 승리했다.

극적인 역전승을 따낸 맨시티는 다음달 16일 모나코 원정에서 2골 차 이하로만 패해도 8강행을 결정짓게 된다.

경기는 그야말로 반전 영화였다. 모나코는 원정 경기였음에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맨시티를 향해 예리한 창을 앞세웠다. 맨시티는 전반 26분 라힘 스털링의 선취골로 앞서갔으나 6분 뒤 부활에 성공한 라다멜 팔카오가 헤딩슛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자신감을 얻은 모나코는 이후부터 맨시티를 거세게 몰아쳤다. 전반 종료 직전 킬리안 음바페가 깜짝 역전골을 터뜨려 전반을 2-1로 기분 좋게 마친 것.

후반은 속도전이었다. 맨시티는 후반 13분 역습 과정에서 세르히오 아게로가 동점골을 터뜨렸고, 그러자 모나코는 팔카오의 기가 막힌 칩샷으로 다시 앞서나갔다. 이후 맨시티는 아게로-스톤스-사네의 연속골이 터지며 극적인 역전승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역전승을 일궈냈다고 하는 점은 맨시티의 내공이 그만큼 단단해졌음을 의미한다. 맨시티는 만수르 구단주가 팀을 인수한 뒤 2011-12시즌부터 챔피언스리그에 등장했는데 결과는 영 신통치 않았다.

2년 연속 조별리그서 탈락했던 맨시티는 2013-14시즌부터 다시 2년 연속 16강에 그치며 지출한 돈에 비해 성과가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물론 지난 시즌에는 사상 첫 4강에 진출하며 유럽 정복의 가능성을 내비친 맨시티다.

올 시즌 역시 맨시티의 8강행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AS 모나코가 원정서 3골을 넣는 등 만만치 않은 공격력을 과시했으나 2골 차 패배가 만만치 않은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맨시티 입장에서는 다가올 2차전서 틀어 잠그기만 해도 8강 티켓을 손에 쥘 수 있다.

맨시티의 선전은 프리미어리그에도 상당한 호재다. 사실 EPL은 최근 유럽 클럽 대항전에서의 잇따른 부진으로 UEFA 계수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UEFA 계수 랭킹은 최근 5년간의 성적을 토대로 점수를 매기고 있으며 챔스 티켓 4장이 주어지는 3위 잉글랜드(72.676점)는 3장만 가져가는 4위 이탈리아(70.665점)에 턱밑까지 쫓긴 상황이다.

올 시즌 EPL의 자존심은 과르디올라가 이끄는 맨시티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게티이미지 올 시즌 EPL의 자존심은 과르디올라가 이끄는 맨시티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게티이미지

현재 두 리그의 격차는 2점에 불과한데, 이는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와 유로파리그 성적으로 충분히 뒤집힐 수가 있다.

EPL은 맨시티와 아직 16강전을 치르지 않은 레스터 시티, 뮌헨전서 대패한 아스날이 생존해있다. 토트넘은 조별리그서 탈락해 유로파로 떨어졌다. 유로파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토트넘이 32강 토너먼트를 치르고 있으며, 사우스햄턴은 조별리그서 탈락했다.

반면, 이탈리아 세리에A는 플레이오프서 탈락한 AS 로마를 제외하면 조별리그에 참가한 유벤투스, 나폴리가 16강에 올랐다. 그리고 유로파에서는 피오렌티나, 로마가 32강에 오른 상태다.

토너먼트 참가 클럽 수는 EPL이 많지만 상황은 전혀 다르다. 특히 유로파에서는 세리에 A 두 팀이 손쉬운 승리를 거뒀고, 보다 높은 곳을 목표로 삼은 상태다. 이와 달리 맨유와 토트넘은 유로파보다 리그 순위 다툼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사실 EPL의 UEFA 계수 하락은 챔스가 아닌 유로파를 등한시에 벌어진 결과라는 게 중론이다. 리그에서의 배당금이 워낙 크다보니 상금도 명예도 적은 유로파에 전력을 다하지 않는 다는 지적이다. 그러는 사이, 다른 빅리그 팀들은 유로파에서 꾸준한 성적을 내며 리그 계수 많은 점수를 보태고 있다.

만약 프리미어리그 팀들이 챔스와 유로파에서 전원 탈락하고 세리에A팀들이 뚜렷한 성과를 낸다면 두 리그 간 계수 랭킹은 뒤집힐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맨시티 홀로 빛나며 어느덧 EPL 최후의 보루로 자리 잡게 됐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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