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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사린 손흥민, 풀타임 방치가 드리운 그림자


입력 2017.02.20 08:56 수정 2017.02.21 06:37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공중볼 다툼서 소극적 움직임, 기대 이하

FA컵에서만 풀타임 소화 역할 부여

손흥민은 공중볼 다툼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 게티이미지 손흥민은 공중볼 다툼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 게티이미지

토트넘 손흥민이 모처럼 90분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토트넘은 20일(이하 한국시각),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열린 ‘2016-17 잉글리시 FA컵’ 풀럼과의 16강전에서 3-0 승리를 거뒀다.

이날 토트넘은 해트트릭을 올린 해리 케인이 해결사로 나서며 손쉽게 8강행을 결정지을 수 있었다. 토트넘의 다음 상대는 런던 남부에 위치, 훌리건으로도 유명한 밀월(3부 리그)이다.

토트넘은 전반 케인의 선취골로 앞서나가며 경기를 여유 있게 풀어나갔지만 미소를 지을 수 없는 이가 있었다. 바로 손흥민이었다.

왼쪽 윙 포워드에 배치된 손흥민은 이날 동분서주하며 팀의 공격 찬스를 만들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헛심만 쓰고 말았다.

가장 큰 문제는 공중볼 다툼이었다. 풀럼 수비진들이 앞선으로 당겨져 있다 보니 토트넘은 얼리 크로스에 의한 빠른 공격 찬스를 만들어 나가려 했다. 크로스를 받기 위해서는 헤딩 경합이 필수적으로 따르지만, 이 부분에서 손흥민의 움직임은 기대에 못 미쳤다.

특히 상대 선수와의 공중볼 경합에서는 점프조차 뛰지 않는 소극적 움직임으로 볼을 내주는 경우가 잦았다. 실제로 손흥민이 공중볼을 따낸 횟수는 제로에 그쳤다.

물론 손흥민은 이 부분에 특화된 선수가 아니다. 올 시즌 손흥민이 경기당 공중볼을 따내는 횟수는 0.3개로 토트넘 공격수들 가운데 최저 수준이다.

반면, 손흥민은 빈공간을 찾아들어가는 움직임에서 장점을 보인다. 역습 시 빠른 공격 전개에서도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진에 혼란을 야기하곤 한다. 그러나 이번 풀럼전에서는 이러한 기회조차 쉽사리 잡을 수 없었다.

풀럼전에 임한 토트넘의 주요 공격 루트는 플레이메이커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오른쪽으로 빠져나와 크로스를 올리는 작업이었는데, 실제로 케인의 2골이 이 과정에 의해 나왔다.

케인의 골 장면을 비롯해 전체 선수들이 오른쪽으로 치우쳐져 있는 사이, 왼쪽에 있던 손흥민은 쉽게 노마크 찬스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위치 선정이 문제였다. 골문과 너무 떨어져 있거나, 중앙으로 침투했을 때는 공을 받더라도 두터운 풀럼 수비진과 맞닥뜨려야 하는 상황이었다. 손흥민은 수시로 손을 들어 패스를 줄 것을 요청했지만 번번이 외면당한 이유다.

손흥민 최근 10경기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손흥민 최근 10경기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이날 손흥민은 모처럼 풀타임을 소화했다. 손흥민이 90분을 오롯이 뛴 경기는 멀티골을 기록했던 위컴과의 FA컵 경기 이후 5경기 만이다. 체력이 뛰어나지 않은 손흥민은 후반 중반 이후 스피드와 몸놀림이 눈에 띄게 무거워진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손흥민에게 풀타임을 허락하지 않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비중이 다소 낮은 FA컵에서는 3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을 시키고 있다. 이후 일정에서는 약속이라도 한 듯 교체 투입 또는 조기 교체 카드로 활용되고 있다.

토트넘은 기로에 서있다. 당장 주중에는 겐트와의 유로파리그 32강 홈 2차전을 앞두고 있으며, 프리미어리그 2경기를 치른 뒤 밀월과의 FA컵 8강전을 치른다. 무엇 하나 비중 낮은 경기가 없다. 포체티노 감독은 밀월전에 앞선 3경기를 언제나 그랬듯 손흥민에게 큰 역할을 부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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