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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반면교사?’ 라팍에 대처하는 삼성의 자세


입력 2017.03.13 14:03 수정 2017.03.13 19:38        데일리안 스포츠 = 케이비리포트팀

'홈런 공장' 라이온즈파크에서 거포 육성은 필수

이승엽 은퇴 이후 뚜렷한 유망주 나오지 않는 현실

홈런 양산이 비교적 수월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 연합뉴스 홈런 양산이 비교적 수월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 연합뉴스

삼성 라이온즈의 홈구장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건설 당시부터 상당한 홈런이 양산될 것으로 예상됐다.

홈플레이트부터 담장까지의 거리는 좌우측 99.5m, 센터 122.5m로 결코 짧지 않다. 하지만 팔각형 구조로 인해 좌우중간 담장이 직선으로 맞닿아 홈에서의 비교적 거리가 짧다.

이는 현실이 됐고, 오히려 삼성에 독이었다. 지난 시즌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 타자들은 65개의 홈런을 때렸고, 투수들은 97개를 허용했다. 홈런 마진에서 32개의 손해다. 9위로 추락한 삼성의 팀 성적으로 인해 홈런 마진은 더욱 눈길을 끌었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구조상 담장을 뒤로 옮기기는 어렵다. 대안으로 3.2m의 담장을 철망으로 높여 홈런을 줄이는 방법이 떠올랐지만 곧 백지화됐다. 관중들의 시야를 가려 관전을 방해하기 때문이었다. 결국 삼성은 2017시즌도 홈구장을 그대로 유지한 채 맞이한다.

신임 김한수 감독이 부임한 삼성은 리빌딩 시즌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5시즌 종료 후 박석민이, 지난해 연말에는 최형우가 FA 자격을 취득한 뒤 팀을 떠났다. 2017시즌 종료 뒤에는 ‘국민 타자’ 이승엽의 은퇴가 예정되어 있다. 거포의 이탈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삼성은 아직까지 이승엽의 후계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 연합뉴스 삼성은 아직까지 이승엽의 후계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 ⓒ 연합뉴스

홈런 공장으로 불려도 모자람 없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구조를 감안하면 거포의 연이은 이탈은 뼈아프다. 더욱 아쉬운 것은 삼성의 젊은 타자들 중 거포가 드물다는 점이다.

지난해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삼성의 5명의 타자 중 20대는 구자욱(14홈런)이 유일했다. 유망주 중에도 거포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삼성이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달리는 과정에서 당장의 성적에 초점이 맞춰져 유망주 육성이 상대적으로 뒷전이었다는 시각도 있다.

홈구장에 부합되는 팀 컬러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LG 트윈스가 말해준다. LG는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해 홈런이 나오기 힘든 환경에서도 거포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했다. 그 결과 2003년부터 10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 등 성적이 저조했다. 거포 유망주들은 타 팀으로 이적한 뒤에야 꽃을 피웠다.

LG는 2016시즌 야수진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거포보다는 젊고 빠른 선수들을 중용했다. ‘한 지붕 두 가족’ 두산 베어스의 영향을 받았다는 지적도 있다. 그 결과 LG는 정규시즌 4위와 플레이오프 진출의 성과를 냈다. LG의 리빌딩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늦게나마 합리적인 방향성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삼성의 리빌딩은 LG와 정반대 방향으로 가야한다. 홈런이 양산되는 홈구장에 걸맞게 거포 육성은 필수적이다.

리빌딩은 한 해 만에 완성되기 어렵다. 가능성을 엿보며 인내심을 바탕으로 차근차근 이루어져야 한다. 지난해 9위로 추락하며 체면을 구긴 삼성이 명가의 자존심을 되찾기 위해서는 2017시즌 이후 현역을 떠날 홈런왕 이승엽의 후계자를 찾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글: 이용선/정리: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김정보 기자 (asd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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