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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피한 표도르, 벨라토르라면 황제 등극?


입력 2017.02.19 00:57 수정 2017.02.19 01:07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19일 벨라토르 172에서 타격가 미트리온과 매치

승리 낙관 못해..챔피언 등극해도 황제 위상 어려워

예멜리아넨코 표도르 ⓒ 스트라이크포스 예멜리아넨코 표도르 ⓒ 스트라이크포스

‘얼음황제’ 예멜리아넨코 표도르(41·러시아)가 벨라토르(Bellator MMA) 무대에 선다.

오는 19일(한국시각) 벨라토르 172(KBS N SPORTS 생중계)를 통해 복귀전을 치르는 표도르는 “아직 은퇴할 생각은 없지만 은퇴전을 치른다면 벨라토르 무대에서 하고 싶다”며 단체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UFC 등 굴지의 MMA 단체들의 접촉을 뒤로하고 벨라토르와 계약을 맺고 치르는 첫 경기다. 벨라토르는 UFC 뒤를 쫓는 미국 MMA 단체다. 라틴어로 ‘전사’라는 뜻의 벨라토르는 2008년 출범 이래 세계 정상급 메이저 종합 격투기 단체로 우뚝 섰다.

표도르 외에도 한국계 파이터인 벤 핸더슨을 비롯해 반더레이 실바·퀸튼 잭슨·켄 샴록·차엘 소넨 등이 뛰고 있다. 전성기는 지났지만 한때 UFC 체급 중상위권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던 파이터들이 많다. 그런 파이터들 사이에서 표도르가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60억 분의 1’로 불렸던 표도르를 향한 기우일까. 헤비급 최초 올라운드 파이터로 칭송받았던 표도르는 타격과 그라운드 포지션, 서브미션 등 모든 부문에서 수준급의 기량을 갖췄던 격투기의 전설이다. 다채로운 무기를 장착한 표도르는 너무나도 까다로운 파이터였다.

이제는 그 표도르가 아니다. 지난해 6월 파비오 말도나도전은 표도르를 사랑했던 팬들로 하여금 경쟁력을 의심하게 했다. 반사 신경이 떨어진 표도르는 큰 궤적의 펀치를 휘두르며 보는 이들을 불안하게 했고, 그래플링이 좋지 못한 말도나도에게도 상위 포지션 압박을 당하며 고전했다.

UFC에서 퇴출된 말도나도를 맞이해 표도르는 1라운드에서 KO 위기에 몰렸다. 2라운드 들어 펀치가 살아나 극적인 뒤집기에 성공했지만 안정감은 없었다. 기술의 정교함과 체력도 많이 떨어졌다. 맷집과 정신력으로 이끈 판정승이다.

경기 후 표도르는 이기고도 ‘은퇴설’에 시달렸고, 몇 차례 은퇴 의사가 없음을 강조했다. 크로캅을 누르고 세계 최정상에 섰던 그때의 위상과는 큰 차이가 있다. 팬들 사이에서는 “차라리 UFC에 진출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표도르가 2015년 복귀를 선언했을 때 UFC로의 진출을 기대했던 팬들이 많았다. 그러나 표도르는 냄새만 풍기고 끝내 UFC를 택하지 않았다.

표도르가 은퇴 직전 보여줬던 기량을 감안했을 때, 현 UFC 헤비급에서 활동하는 랭킹권의 파이터들과 싸우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결국, 표도르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스캇 코커와 손을 잡았다. 일각에서는 표도르가 UFC 파이터들을 상대하기 버거워 벨라토르로 ‘달아났다’는 표현도 쓴다.


벨라토르라면 황제가 될 수 있을까.

역시 버거운 무대다. 당장 첫 경기 상대 맷 미트리온(39·미국)도 높은 벽이다. 11승 가운데 10승을 TKO(KO) 거둘 만큼 위험한 타격가로 불린다. 2016년 UFC에서 벨라토르로 건너와 2연승을 달리고 있다.

NFL에서 선수로 활동했던 미트리온은 UFC 헤비급에서 꾸준히 랭킹에 진입하며 활동해온 파이터다. 헤비급에서도 큰 체격(190cm·110kg)에 속하지만 스피드가 있고 타격과 기술도 정교하게 구사하는 편이다.

UFC에서는 크로캅을 꺾었던 가브리엘 곤자가를 상대로 1라운드 TKO승을 거둔 바 있다. 오는 20일 열리는 UFC FIGHT NIGHT 105 메인이벤트의 주인공들인 트래비스 브라운(랭킹9위)과는 두 차례 서밍 등 논란이 있는 3라운드 TKO패를 당했고, 데릭 루이스(랭킹 8위)는 TKO로 물리친 전적이 있다.

정상급에서 포효한 파이터는 아니지만 UFC 톱10 상대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쳐왔다.

결정적인 약점은 그라운드 대처 능력. 로스웰전 1라운드에서는 허무하게 길로틴 초크를 당하고 무너졌다. 미트리온의 그라운드 방어능력은 최하위권이다. 스탠딩에서 버티고 그라운드로 몰고 간다면 암바에도 능한 표도르에게도 분명 승산은 있다.

선수층이 얇은 벨라토르 헤비급은 챔피언이었던 비탈리 미나코프마저 떠난 가운데 전 WWE 스타 바비 래쉴리가 6연승을 질주하고 있고, UFC 헤비급에서 문지기로 불렸던 칙 콩고 정도가 타이틀 전선에 있다.

표도르가 스탠딩 타격이든 그라운드에서의 서브미션이든 미트리온을 넘는다면 챔피언 자리는 노릴 수 있다. 그러나 그런 구도에서 챔피언에 등극해도 우리가 우러러 봤던 표도르의 위상을 되찾기 어렵다는 현실은 서글프기까지 하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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