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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구속]삼성그룹 경영 ‘시계제로’...투자·고용 ‘올스톱’


입력 2017.02.17 06:01 수정 2017.02.17 06:20        이홍석 기자

창립 79년만에 최초 총수 구속으로 패닉...인사 미뤄질듯

하만 인수 무산 가능성...투자 위축과 고용 감소 불보듯

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을 결정하면서 삼성그룹은 큰 충격에 빠졌다. 그룹 총수의 장기간 부재가 명확해지면서 그룹 및 계열사 전반의 경영은 ‘시계제로‘ 상태가 될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전경.ⓒ삼성 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을 결정하면서 삼성그룹은 큰 충격에 빠졌다. 그룹 총수의 장기간 부재가 명확해지면서 그룹 및 계열사 전반의 경영은 ‘시계제로‘ 상태가 될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전경.ⓒ삼성
창립 79년만에 최초 총수 구속으로 패닉...인사 다시 미뤄질듯
하만 인수 무산 가능성...투자 위축과 고용 감소 불보듯

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을 결정하면서 삼성그룹은 큰 충격에 빠졌다. 그룹 총수의 장기간 부재가 명확해지면서 그룹 및 계열사 전반의 경영은 ‘시계제로‘ 상태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부터 미뤄진 사장단 및 임원 인사는 다시 미뤄질 가능성이 높고 인수합병(M&A) 등 대규모 투자와 고용 창출 등은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한정석 영장전담 판사의 심리로 진행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서 특검이 요청한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받아들였다.

이같은 결정은 오전 5시36분경 이뤄졌다. 법원은 전날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약 7시간 동안 진행된 심문에 이어 약 10시간 동안 조사 자료와 심문 내용을 철저히 검토한 결과,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최순실씨 모녀에 대한 지원이 강압에 의한 지원이었다는 삼성 변호인단의 논리보다 대가를 염두에 두고 이뤄졌다는 특검의 논리에 손을 들어준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법원은 이 날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부문 사장(대한승마협회장)은 영장이 기각됐다.

이번 결정에 대해 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뇌물을 받은 사람에 대한 조사를 하지도 않고 준 사람에 혐의를 인정하는 것은 법리에 맞지 않는다”며 “구속영장 발부는 지나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심문 후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하던 이재용 부회장은 곧바로 수감됐다. 밤늦게 이뤄진 오너의 인신구속에 삼성그룹은 그야말로 충격에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그룹의 본산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에서는 이 부회장의 구속이 결정되자 미래전략실을 중심으로 긴급회의를 소집해 창사 최초 총수의 구속에 따른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삼성 안팎에서는 실질적 오너인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그룹 경영에 큰 차질을 빚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내 서열 2·3위인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도 구속은 피했지만 재판을 받아야할 처지여서 전문경영인들을 중심으로 한 비상경영체제로 운영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이 때문에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전문경영인체제로 제대로 된 대응이 가능하겠느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선임되면서 공식적인 경영 참여를 밝혔던 터라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53조원, 영업이익 9조2000억원을 기록, 지난해 연간 매출 201조원와 영업이익 29조원 달성이 유력한 상태다. 갤럭시노트7 발화로 인한 단종 등 각종 악재 속에서도 호 실적을 달성한 것은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책임져 준 반도체의 활약 때문이다.

올해도 반도체 실적이 매우 중요한 상황에서 대규모 적기 투자 등 강력한 리더십에 의한 의사결정이 절실한데 오너 부재인 상황에서 가능하겠느냐는 것이다.

또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도 올스톱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전장부품업체 하만을 비롯, 총 8개 기업에 대한 인수 및 지분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올해 추가 M&A 투자가 기대되고 있던 터였다.

특히 당장 코 앞에 닥친 하만의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하만은 오는 17일(현지시간) 주주총회를 개최해 삼성의 인수합병 안건을 다룰 계획이다.

최근 하만의 소액주주들이 삼성전자와의 인수합병(M&A) 추진 과정에서 문제를 이유로 집단소송을 제기하면서 이 날 주주총회 결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소액주주들은 이사진이 회사의 가치를 저평가하고 불리한 협상 조건을 감수해 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룹 총수의 구속이 글로벌 기업의 이미지 훼손으로 이어져 인수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의 투자 감소로 인해 고용 창출도 위축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올해 투자와 고용 등 경영계획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한 상태에서 그룹 총수까지 구속되면서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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