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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신의 神스틸러] 오정세 "평생 배우 하고 싶다"
데뷔 20년, 조단역부터 90여편 출연
감초 조연에서 연기파 배우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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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2-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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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신 기자(sini@dailian.co.kr)
데뷔 20년, 조단역부터 90여편 출연
감초 조연에서 연기파 배우로 '우뚝'

▲ 배우 오정세가 영화 '조작된 도시'에서 파격 악역을 선보였다. ⓒ 프레인TPC

"가장 기억에 남는 관객평은 ‘오정세 라는 배우의 작품을 처음 봤는데 너무 좋았다’였어요. 저를 처음으로 접하는 분들도 계시겠구나 싶었죠. 신선한 자극이었어요.”

데뷔 20년, 출연작만도 90여 편에 달하는 ‘핫한’ 신스틸러 오정세가 또 한 편의 필모그래피를 완성시켰다. 그것도 이번에는 ‘감초’에서 ‘최고 악역’으로 거듭나며 더욱 확장된 연기 스펙트럼을 과시했다.

배우 오정세는 이번 영화 ‘조작된 도시’에서 승률 0%의 무기력한 국선 변호사 민천상 역을 맡았다. 어리숙 하면서도 소심한 듯 한 제스처와는 달리, 어딘가 모를 잔인함이 느껴지는 눈빛과 표정 연기, 그리고 극의 후반부 반전까지, 역대 최고의 캐릭터를 선보이며 ‘오정세’라는 배우를 대중에 각인시켰다.

‘조작된 도시’는 단 3분 16초 만에 살인자로 조작된 남자가 게임 멤버들과 함께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며 짜릿한 반격을 펼치는 범죄액션영화다. 박광현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영화로, 지창욱 오정세 심은경 등 출연진들의 완벽한 캐릭터 해석력이 더해지며 흥행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그 흥행에는 배우 오정세가 있다. 게임 속에서는 리더이지만 현실에서는 백수였던 권유 역의 지창욱과 맞서는 민천상 역의 오정세는 영화의 히든카드로, 막판까지 극을 이끄는 또 한 명의 주요 인물이다. 때문에 인터뷰를 늦출 정도로 숨겨져야 하는 인물이었다.

▲ 배우 오정세가 영화 '조작된 도시'에서 파격 악역을 선보였다. ⓒ 프레인TPC

서울 삼청동 모처에서 만난 오정세는 “모든 배역들이 잘 표현되고 좋게 평가 받고 있는 것 같아 너무 기쁘다”며 흥행 소감을 전했다.

“‘오정세라는 배우의 작품을 처음 봤는데 너무 좋았다’는 평이 기억에 남아요. 제 연기 경력이 오래됐다고는 하지만 누군가에게는 처음일 수 있거든요. 너무 새롭고 신선하고 기분 좋더라구요.”

밀려드는 인터뷰에 자신을 향한 ‘교집합 없는’ 평가에 행복한 듯 오정세는 연신 미소를 지었다. 그는 “배우로서 가장 추구하는 점이 매 작품마다 보여 지는 오정세 연기의 ‘교집합’”이라면서 “이번 작품과 다음 작품이, 그리고 그 다음 작품의 오정세 연기에 비슷함이 없다는 평가가 가장 좋다”며 연기에 대한 남다른 각오를 내비쳤다.

이번 영화에서도 오정세는 그동안의 ‘감초 조연’을 벗어던지고 오로지 ‘악인’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비주얼 역시 역대 최고 비호감으로 그려지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가운데 오정세는 ‘민천상’이라는 캐릭터가 탄생하기까지의 일련의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사실 저는 다른 역할에 캐스팅 돼 있었는데 ‘민천상’이라는 인물을 누구보다 잘 그릴 수 있을 거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마음 속에 염두해 뒀던 다양한 악역 캐릭터들을 감독들에게 선보였고, 그렇게 극적으로 크랭크인 2주 전에 캐스팅이 됐죠. 저에게 주어진 기회였어요. 때문에 얼굴 오반점이나 굽은 등, 눈 깜빡임까지 세세하게 준비를 했고, 감독님과 상의하며 캐릭터를 풀어갔죠.”

민천상이라는 인물은 어떻게 보면 애정 결핍 속 성장한 불쌍한 인물일 수도 있고, 내적이든 외적이든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미완성의 캐릭터일 수도 있다. 그러면서도 ‘사회가 만든 괴물’이라는 감독의 메시지도 담긴 인물이라고 평가될 수도 있는 다양한 시선이 공존하는 캐릭터다.

오정세는 “결핍이 있는 친구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내적이든, 외적이든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다.

“민천상을 생각하면서 많은 캐릭터들을 떠올렸어요. 물론 제작비나 시간적 한계에 따른 변화 과정이 필요했고, 그렇게 민천상이라는 인물이 탄생했죠. 2대8 가르마, 얼굴을 진한 반점, 허술해 보이지만 고급진 양복 그리고 그림에 집착하는 성격 등 감독의 메시지가 많이 담긴 인물이에요. 애매모호한 설정으로 관객과 교감하고 싶었고 그런 점들이 관객들의 다양한 평가를 이끌어내고 있는 거 같아요.”

▲ 배우 오정세가 영화 '조작된 도시'에서 파격 악역을 선보였다. ⓒ 프레인TPC

오정세는 캐릭터 설정에 대사의 발음이나 분노의 정도까지 치밀하게 분석하고 만들어갔다. 시나리오를 통해 전해지는 묘한 악역의 민천상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영화 끝까지 숙제였고 그의 집요한 노력 끝에 세상에 둘 도 없는 ‘나쁜 민천상’을 그려냈다.

그는 “감독에 대한 신뢰가 1차였고,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 속에 품었던 악역을 ‘조작된 도시’ 민천상을 통해 그려보고 싶었다”고 이번 작품에 임한 남다른 열정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10일간 물만 마시며 8kg 이상을 감량했는데, 막상 촬영이 끝나니 젊음을 잃었다”는 특유의 너스레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연기에 있어 약간은 집착하는 편인 거 같아요. 다른 배우들도 열심히 하겠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조금 더하자’는 마음이 커요. 제 자신이 많이 부족한 것을 알거든요. ‘평생 배우를 하고 싶은데 어떡하지? 그래 남들 보다 더 열심히 하자’ 그 마음으로 지금까지 온 거 같아요.”

그의 남다른 연기 열정은 다양한 작품 속 ‘감초’가 됐고, 믿고 보는 신스틸러로 자리잡았다. 특히나 무엇보다 그의 캐릭터 속에는 배우 오정세는 없다는 점이다. 오롯이 그 인물만 존재하고, 작품이 끝나면 오정세는 사라진다. 그리고 또 다른 작품 속 오정세는 또 다른 그 인물이 돼 있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외모, 본인은 정작 ‘도화지 같은 얼굴’이라고 표현은 했지만 오정세는 다양한 색깔의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천의 얼굴을 지니고 있다. 그 장점은 ‘조작된 도시’를 통해 더욱 극명하게 평가되고 있다.

사회가 만든 괴물, 연민, 불쌍함, 그러면서도 끝까지 악역으로서의 ‘치를 떠는’ 연기를 선보인 최고의 연기파 배우 오정세.

“사회적 모습이 많이 투영된 인물이에요.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던 3년 전에는 그저 만화적 상상력이 뛰어난 작품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나 최근의 현실을 접하면서 현실과 교집합된 영화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개연성 없는 만화적 영화라는 평가도 있지만 분명한 건 두 단계 높게 현실이 반영된 영화라고 생각해요. 소통, 단절, 풍자, 비꼼, 분명한 메시지가 있고, 그렇기에 더욱 신선한 영화죠. 저도 신선한 배우로 남고 싶어요. 익숙함에서 벗어난 연기. 무채색 도화지 같은. 하하하.”[데일리안 = 김명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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