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은 삼성 겨냥 재영장청구로 역풍을 자초했다

최종편집시간 : 2017년 07월 24일 07:36:29
특검은 삼성 겨냥 재영장청구로 역풍을 자초했다
<칼럼>공정위와 삼성SDI의 의견교환은 당연한 절차
78억 재산도피 범죄은닉 혐의 추가는 '난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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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2-16 13:43
최준선 성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영장이 재청구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장실실심사가 예정된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을 요구하는 시민단체 관계자와 태극기를 흔들며 영장기각을 요구하는 보수단체 회원이 각각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른바 최순실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역대 어느 특검팀보다도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재청구한 것만 보더라도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그래서 특검팀에 환호하는 사람도 있다. 반면에 촛불 군중 정서를 등에 업고 무리하게 없는 죄를 꿰맞추려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제 특검팀의 존속만료일이 서서히 다가오는데 딱히 결정적인 결과물을 내놓지 못하여 조바심을 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두 명의 전직 장관, 대학교 총장, 청와대 비서실장 등을 구속하는 실적(?)을 올리기는 했다. 그러나 이 사람들이 과연 유죄판결을 받을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들 정상적인 업무처리였다고 주장하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만약 보건복지부 장관이 삼성물산 합병 건에 관하여 수수방관하고 있었다면, 그처럼 국민적 관심과 국가경제와 국민연금의 수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장관이 가만히 있으면 무능하거나 무관심하다는 욕먹을 수도 있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그가 무슨 뇌물을 받은 것이 증명된 것도 아니지 않는가.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도 언뜻 수긍이 가지 않는다. 2013년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경제민주화 열풍으로 순환출자를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러나 순환출자구조는 과거 산업구조조정의 과정에서 정부가 조장한 결과였던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면 삼보철강이 도산하자 정부는 현대자동차에게 이를 인수할 것을 종용하였다. 현대자동차 한 회사로서는 인수할 자금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여러 계열사들이 공동으로 출연하면서 자연히 순환출자구조가 발생했다. 따라서 정부는 과거를 묻지 않기로 하고 2014년 1월 공정거래법을 개정하여 신규 순환출자만을 금지키로 하였다.

삼성SDI가 삼성물산주식 400만주와 제일모직주식 500만주를 각각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 두 회사가 합병하여 제일모직주식이 삼성물산주식으로 전환되었고, 삼성SDI가 본래 보유하던 삼성물산주식에 전환된 부분을 합하여 종전보다 훨씬 많은 지분을 보유하게 되었다. 이것을 신규 순환출자라고 볼 수 있는가가 문제이다. 삼성SDI가 물산지분을 추가로 매입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순환출자 고리는 10개에서 7개로 줄었으므로 엄밀히 말하면 신규 순환출자구조가 강화되었다고 할 수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뜻밖에도 공정위는 이것도 금지대상이 된다고 판단하였으며, 삼성SDI는 이에 따라 2015년 2월 공정위가 강화되었다고 판단한 부분만큼 처분하였다. 그 과정에서 삼성쪽과 공정위 간에 의견교환이 있었다는 것이다. 의견교환은 공정위가 퀄컴에 1조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때에도 있었던 일로 불공정거래의 의심을 받는 자와 사실을 확인하고 전후사정을 들어보는 것은 당연한 절차이며 이것이 무슨 특혜일 수도 없다.

이런 절차가 없다면 수긍할 수 없는 기업이 바로 소송으로 갈 수 밖에 없다. 나스닥 상장을 계획하고 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거래소 상장도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공을 들여 겨우 붙잡아 둔 것인데, 이것이 결과적으로 독이 되었다면 금융위와 거래소가 책임져야 할 일이다. 78억원을 독일에 송금하여 재산 국외도피와 범죄수익을 은닉했다고 하는 것은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다.

기업인들을 기약도 없이 넉 달이나 계속된 출국금지, 빈번한 소환조사, 이해하기 어려운 구속영장청구 등으로 재계는 좌불안석이다. 기재부, 공정위 등 경제부처의 공무원들도 특검의 간부 줄소환에 쑥대밭이 되어 사기가 꺾이고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한다. 이른바 변양호 신드롬이 발호하고 있는 것이다.

특검이 열심히 일한 것은 국민 모두가 인정한다. 혐의가 없었음을 밝히는 것만으로도 이미 중차대한 일을 한 것이다. 검찰의 맹점은 수사결과를 기소로써 평가받는다는 것이다. 특검은 그런 것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기업은 이번 사건에서 처음부터 최대의 피해자였다. 정치권에 차이고 검찰에 치이고 국민들로부터의 신뢰마저 잃었다. 특검은 짧은 기간 내에 법과 양심에 따라 소신껏, 그리고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법의 테두리 안에서 유감없이 수사했다. 더 이상 무리한 수사와 영장청구로 역풍을 자초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글/최준선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영장이 재청구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장실실심사가 예정된 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을 요구하는 시민단체 관계자와 태극기를 흔들며 영장기각을 요구하는 보수단체 회원이 각각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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