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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대선 '사표(死票) 시비' 없이 치러질까


입력 2017.02.16 06:25 수정 2017.02.16 07:55        이충재 기자

사상 최초 '다당체제'서 치러질 듯…국민‧정의 '완주 의지'

여권의 희망 '뒤바뀐 1997'…난국 속 "보수 응집력" 기대

여야 대선주자인 (시계방향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데일리안 여야 대선주자인 (시계방향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안희정 충남도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데일리안

"그때 이인제 후보가 나와서 참 아팠지. 무조건 되는 분위기였는데..."

최근 여권에선 '1997년 대선'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씁쓸한 대선의 추억이자 기대감을 품게 만드는 선거이기도 했다.

특히 역대 선거 가운데 가장 극렬했던 '사표(死票) 공방'이뤄진 대선이었다. 당시 여당인 한나라당이 내건 구호가 "이인제 찍으면 김대중이 당선된다"였을 정도다. '이회창 대세론'을 흔든 건 같은 진영의 이인제 후보였다.

실제 대권의 향배는 이인제 후보를 향한 득표율에서 갈렸다. 국민회의 김대중 40.3%, 한나라당 이회창 38.7%, 이인제 19.2% 순이었다. 보수진영은 60%에 달하는 압도적 표심을 가지고도 여권이 이기지 못한 선거였다.

현재 여권 사람들이 바라는 방향은 '압도적인 진보진영 표심으로도 이기지 못하는 선거'를 만드는 것이다. 1997년 대선에서 여야가 뒤바뀐 구도다. 이를 위해선 내부 전제조건인 여권 단일후보부터 만들어야 하고, 격렬한 야권 분열도 뒤따라야 한다. 이래저래 쉽지 않은 구도다.

유례없는 '4자구도'…제3주자들 "완주 다짐"

무엇보다 지난해 4.13총선 결과 양당체제가 막을 내리고 다당체제가 시작되면서 이번 대선은 사상 최초로 다자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 여당에서 빠져나온 바른정당은 "국정농단 세력과의 연대는 없다"며 자유한국당과의 '재결합' 가능성을 일축했다.

진보 진영에서도 국민의당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가 완주 의지를 보이고 있고, 정의당 심상정 대표 역시 "내가 얻는 표만큼 한국사회가 개혁될 것"이라며 끝까지 개표함을 열겠다는 각오다.

'양자구도' 없는 대선…'대세론 깨기'에 달려

특히 이번 대선은 어느 때보다 유권자 성향이 '왼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펼쳐져 좀처럼 좌우 양자구도로 좁혀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대로 다자구도가 굳어지면 1/3득표를 얻어도 대권을 거머쥘 수 있다. 현재까진 '두 자릿수' 지지율의 유력주자들을 보유한 더불어민주당에게 유리한 구도다.

다만 역대 대선에선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유권자들의 사표 방지 심리가 강해져 제3후보의 득표율이 크게 낮아지고, 양자구도가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었다. 양자 대결의 주인공이 같은 진영 제3후보의 사퇴를 압박하거나 주저앉히기 위한 공세를 펴는 것도 사표방지를 위한 전략의 하나였다.

야권 지지층의 경우,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전략적 투표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현재 '문재인 대세론' 역시 정권교체의 주인공으로 그에게 쏠린 스포트라이트로 보는 시각이 많다. 언제든 유권자들의 조명이 다른 주인공을 비추거나 분산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여권 한 관계자는 "보수진영의 최대 강점은 위기에 뭉친다는 것"이라며 "정권교체에 위기를 느낀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응집력을 발휘한다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선거"라고 말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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