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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강조하던 황교안, 대북 대응 능력 도마 위


입력 2017.02.15 16:16 수정 2017.02.15 16:24        고수정 기자

미사일 발사땐 구제역 회의에…김정남 피살되자 NSC 주재

정치권, 정부 당국 늑장 대응 및 부정확한 정보력 질타

대통령 권한대행 황교안 국무총리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이자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 피살사건, 북한 미사일 시헙발사 등과 관련해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대통령 권한대행 황교안 국무총리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이자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 피살사건, 북한 미사일 시헙발사 등과 관련해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의 안보 대응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황 권한대행의 대북 경고음은 높아져 가지만, ‘김정남 피살 사건’을 계기로 정부 당국의 늑장 대응과 부정확한 정보력은 뭇매를 맞고 있다. 황 권한대행은 그동안 “안보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며 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다.

황 권한대행은 15일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긴급 소집했다. ‘김정남 피살 사건’과 관련해서다. 황 권한대행은 이 자리에서 “북한 정권에 의해 (김정남 피살이) 자행된 것으로 확인된다면 이는 김정은 정권의 잔학성과 반인륜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는 NSC 직전 진행한 고위당정협의회에서도 “정부는 이번 북한의 도발을 강력하게 규탄하며 김정은 정권이 핵미사일 도발의 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머잖아 자멸의 길을 걷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황 권한대행의 대북 메시지는 강경해지고 있지만, 정치권의 비판은 끊이질 않고 있다. 먼저 황 권한대행의 NSC 참석 여부를 놓고서다. 황 권한대행은 지난 12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당시에는 NSC에 불참하고, 구제역·AI 일일점검회의를 열었다. 대신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상황을 보고받았다. 그러다 ‘김정남 피살 사건’이 발생하자 예정에 없던 NSC를 긴급 소집했다.

외교통일위원회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13일 “안보는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며 이게 대륙간탄도미사일인지 아닌지도 뒤늦게 밝혀진 것인데 NSC 불참을 국민이 납득하지 못한다”고 질책했다. 정무위원회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14일 “황 권한대행은 안보를 강조하면서 가장 위기 상황에서도 안보실장 보고 알아서 NSC를 열라고 하면 큰일이다. 안이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3일 “북한 도발이 있을 때 대통령과 권한대행 참석을 판단하는 기준이 있다”며 “어제는 과거의 모든 사례를 봤을 때 안보실장 주재가 맞다고 판단했다. NSC 멤버들은 전원 참석했다”고 반박했다.

정보 당국과 황 권한대행의 부정확한 정보력을 두고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14일 열린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김정남 피살 의혹’이 제기됐지만, 국가정보원은 뒤늦게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정보사령관에게 ‘김정남 피살 의혹이 있는데 알고 있느냐’라고 물으니 ‘전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황 권한대행이 15일 NSC에서 “오늘 많은 보도가 있었다”는 발언으로 국·내외 언론 보도에 의존하는 인상을 심어준 것도 질타의 대상이 됐다.

황 권한대행은 그간 ‘안보’를 대행 체제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다. 지난해 12월 9일 박근혜 대통령의 직무 정지 직후 안보 챙기기에 가장 먼저 나섰으며, 대국민 담화와 신년사 등에서도 핵심 키워드는 ‘안보’였다. 그는 신년 정부업무보고도 ‘굳건한 안보’라는 주제로 관련 부처의 보고를 가장 먼저 받았다. 이 자리에서 “‘안보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것을 우리는 오랜 역사 속에서 경험해 온 진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김재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15일 “엄중한 시기에 국가 위기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황 권한대행은 인기에 염두에 둔 행보보다 안보와 대외 관계에 집중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오신환 바른정당 대변인도 같은 날 “황 권한대행이 2월 중 안보 위기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한 적이 있는데 이미 예측 가능했던 부분인데 이런 안보 위기 상황이 왔다”며 “황 권한대행은 정신 바짝 차리고 이 부분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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