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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200억대' 내 집 마련…벌써 '축배' 드나


입력 2017.02.14 14:50 수정 2017.02.14 16:32        문현구 기자

여의도 10층 규모 장덕빌딩에 200억대 '새 당사' 입주

"국민세금 운영 공당의 '저택' 구입, 민심에 부합하나"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가 지난해 12월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가 지난해 12월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이제는 내 집에서 정권교체를 준비한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3일 여의도에 새 둥지를 마련해 대권정국 대비에 들어갔다.

민주당 입장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하면서 '여의도 시대'를 맞이한 이후 영등포 지역에서만 8번째 마련하는 당사다.

새로 자리를 잡은 당사는 국회 앞에 있는 장덕 빌딩으로, 지하 4개 층과 지상 10개 층을 사용한다. 연면적은 1,900평이다.

민주당 새 당사를 살펴보면, 브리핑룸을 별도로 설치하고 기자실을 준비해 '미디어 친화적' 형식을 갖추는 데 초점을 두었다. 이에 대해 당 관계자는 "민주당의 정책을 언제든 국민과 언론에 쉽게 알리기 위한 뜻에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이번에 마련된 민주당 새 당사는 22년 만에 마련된 '내 집'이라는 점이다. 민주당은 지난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 시절부터 월세 형식으로 임대해 당사를 사용해 왔던 것이 이번에 200억원 대의 건물을 직접 매입했다.

이는 대권정국에서 '수권정당으로서 면모를 갖추자'는 뜻과 함께 정권교체에 대한 강한 의지도 반영됐다는 것이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를 지켜보는 정치권의 반응은 '너무 일찍 축배를 드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대선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정치 현실에서 고비용 당사를 운영한다는 게 위험부담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과거 한나라당은 제15대 대선 승리를 자신하며 지상 10층 새 당사를 건립해 선거를 두 달 앞둔 1997년 10월에 입주했으나 선거에서 이회창 후보가 김대중 후보에게 패배하자 곧바로 당사를 매물로 내놓은 전례가 있다. 당시 땅값 200억원, 건축비 100억원 등 총 300억원이 들어간 건물이었다.

현재 여야 정당 가운데 '내 집' 소유의 중앙당사를 보유한 정당은 민주당이 유일하다. 각 당마다 사정은 다르지만 직접 당사를 운영할 경우 금융비용, 유지비 등에서 감당이 쉽지 않다는 것이 현실이다. 민주당은 200억원에 달하는 건물 매입 비용의 80%는 10년 동안 나눠 갚는 조건으로 은행에서 대출받았다. 그러나 요즘처럼 장기간 경기침체와 극심한 청년실업으로 민생이 어려운 현실에서 국민세금으로 운영되는 공당이 수백억원 대의 '저택'을 구입해 이사하는 게 과연 '민심'에 부합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민주당 측은 "당사 매입은 지난해 9월부터 진행됐던 것으로서 올해 대선을 앞두고 당 운영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을 반영했다"고 전했다.

이전까지 민주당 조직은 국회 본청을 비롯해 기존 여의도 당사 등 4곳에 분산돼 있었다. 이로 인해 조직별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어려움이 발생해 이를 해소하는 차원에서도 이번 당사 매입을 결정하는 요인이 됐다.

당 관계자는 "새 당사에 대선을 치르면서 '좋은 소식'이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장 크다"며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달 안에 '새 당사' 입주식을 겸해 의원총회를 열 예정이다.

문현구 기자 (moonh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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