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선업 위기론, 한국에 기회?

최종편집시간 : 2017년 10월 19일 14:37:49
중국 조선업 위기론, 한국에 기회?
한국, 지난달 선박 발주량 세계 1위…반전 ‘신호탄’
“업황 기대 보다 기존 자구계획 실현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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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2-14 08:46
이광영 기자(gwang0e@dailian.co.kr)
▲ 거제 대우조선해양 전경.ⓒ연합뉴스

한국, 지난달 선박 발주량 세계 1위…반전 ‘신호탄’
“업황 기대 보다 기존 자구계획 실현 집중해야”

중국 조선업이 급격히 쇠퇴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조선업계에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실제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달 수주 실적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며 반전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러나 강력한 경쟁자인 중국 조선업의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고부가 선박으로 영역을 넓히는 과정으로 봐야한다는 시각도 있다. 따라서 성급한 기대보다는 과잉 설비 조정 등 기존의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차질 없이 실현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설득력을 얻고 있다.

◆ 중국 조선업 위기 국면…수주절벽에 ‘줄도산’

14일 외신 등 조선업계에 따르면 중국 조선업은 최근 급격한 수요 부진으로 조선사들이 잇달아 문을 닫고 수많은 노동자들이 해고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 30%를 차지했던 중국의 조선소는 이미 75%가 문을 닫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은 중국 679개 조선소 중 운영 중인 곳이 169개에 불과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대형 선박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중국 조선소는 2013년부터 꾸준히 감소해 현재 절반 수준인 70개 수준으로 크게 줄었고 중소기업 수백 곳이 파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극심한 수주가뭄에 시달렸던 국내 조선업계는 새해 첫 달 수주 실적에서 중국과 일본을 앞질렀다.

클락슨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 선박 발주량은 60만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 31척)다. 이 가운데 지난달 한국의 수주 실적은 33만CGT(7척)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월(2만CGT, 1척)과 12월(13만CGT, 3척) 대비 크게 증가한 것이다.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은 지난달 각각 11만CGT(8척), 2만CGT(1척)를 수주하는 것에 그쳤다.

◆ 중국, 고부가가치 ‘선택과 집중’ 통해 글로벌 조선 1위 굳히기

하지만 업계에서는 한 달의 성적을 위기탈출의 신호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누적된 재무부담을 최근 몇 달 수주만으로 떨쳐낼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 세계 수주잔량은 지난달 말 기준 8187만CGT로, 2004년 8월 말(8099만CGT) 이후 여전히 가장 낮다.

특히 중국 조선업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위기에 놓여 있지만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통해 글로벌 조선시장에서 1위를 굳히기 위한 청사진을 내놓았다. 2020년까지 세계 조선시장 점유율(건조량 기준)을 45% 이상 수준으로 높이고, 구조조정을 서둘러 절반 수준인 상위 10대 조선 기업의 점유율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조선 ‘빅3’와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중국선박공업(CSIC), 중국선박중공(CSSC) 등 중국의 대형 국영 조선소 및 민간 대형 조선소는 정부 지원과 육성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며 “중국 조선업계의 줄도산은 강력한 구조조정, 즉 ‘선택과 집중’의 여파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이 공급과잉을 척결하고 첨단해양설비나 고부가가치 스마트선박으로 구조조정 중인 것도 눈여겨봐야할 점”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우리나라가 2007년 이후 수주 잔량에서 중국에 밀려 2위로 내려앉았음에도 ‘세계 최고 조선 강국’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기술력 측면에서 중국을 한참 앞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스선, 초대형컨테이너선, 해양플랜트 등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 최근 중국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과거 한국 조선의 고유 영역이라는 평가도 옛말이 된 상황이다.

◆ 회사채 만기 도래·인도 지연 등 유동성 악재 ‘수두룩’

잇따른 수주 소식과 별개로 국내 조선업계의 악재는 여전히 수두룩하다. 대우조선해양은 당장 4월 44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도래해 유동성 확보에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하지만 올해 수주실적은 전무하고 1조원이 묶여 있는 앙골라 소난골 드릴십 협상은 상반기 해결이 어려워 보이는 답답한 상황이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글로벌 유전 시추업체 ‘시드릴’의 파산 우려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오는 3월 시드릴에 드릴십 2기를 인도할 예정이었지만, 시드릴이 파산 위기에 몰려 유동성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시드릴로부터 대금 10억4000만 달러(1조1900억원) 중 30%만 받은 상태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중공업이 수주한 드릴쉽의 인도 일정이 지연되거나 수주계약을 취소할 경우 올해 약 7000억원의 현금 유입이 지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해양시추설비 인도지연과 발주취소는 조선업계 재무건전성 악화를 불러온 주 요인”이라며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시드릴 외 다른 시추회사들도 파산하거나 발주를 취소한다면 국내 조선업계의 자금난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한두 달 수주량 증가로 업황 회복을 성급하게 기대하기 보다는 설비 과잉 해소 등 기존의 자구계획 외 추가적 노력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데일리안 = 이광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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