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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한 시국 북한 미사일 도발…정계에 감도는 ‘긴장’


입력 2017.02.12 16:39 수정 2017.02.12 16:43        한장희 기자

문재인 "불순한 저의 의심하지 않을 수 없어"

전문가들 "과거처럼 대선 정국 가늠짓는 결정적 상수 안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보수시민단체의 모습.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는 보수시민단체의 모습.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정국이 또 한 번 긴장 상태에 들어갔다. 전날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촉구 촛불집회와 탄핵반대 태극기 집회로 국론이 분열되는 와중에 북의 도발이기 때문이다.

12일 오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감행되자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러 차례 경고에도 불구, 북한이 도발을 감행한 것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문 전 대표는 “한국의 최근 정치상황에 어떤 목적을 가지고 그런 도발을 하는지 불순한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북풍 의혹을 제기했다. 문 전 대표와 함께 야권 일각에서는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민감한 시기에 이뤄졌다는 점을 이유로 북풍 의혹을 거두지 않는 모습이다.

역대 대선 때마다 ‘북풍’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 돼 왔다. 북한의 공격은 보수층의 집결은 물론 부동층까지 흡수할 수 있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10월 12일 당시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관련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의 비공개 대화록의 존재 여부과 관련해 "NLL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 영령들 앞에서 제 말이 사실임을 고하면서 이것에 본인의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밝힌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지난 2012년 10월 12일 당시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관련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의 비공개 대화록의 존재 여부과 관련해 "NLL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 영령들 앞에서 제 말이 사실임을 고하면서 이것에 본인의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밝힌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가장 최근 대선인 2012년 18대 대선 당시에는 새누리당 대선 총괄선대본부장이었던 김무성 전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을 한 비공개 대화록이 있다고 폭로했다.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도 이를 선거에 적극 활용했고 당선까지 됐다.

2007년 17대 대선에서도 선거 직전에 노 전 대통령과 김 국방위원장의 ‘2차 남북 정상회담’이 이슈가 사용됐다. 결과는 이명박 후보가 17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1997년 15대 대선에서는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측에서 지지층 결집을 위해 베이징에서 청와대 행정관 등 3명이 박충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참사를 만나 북한 휴전선 인근에서 무력시위를 요청한 이른바 ‘총풍’사건이 드러났다. 이에 대한 결과로 이 후보는 패했고, 김대중 후보가 15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노태우·김영삼·김대중 후보가 맞붙었던 1987년 13대 대선에서는 북한의 공작원 김승일, 김현희에게 대한항공 858편이 폭파되면서 탑승객 115명 전원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노태우 후보가 전임 전두환 전 대통령에 이어 대통령에 올랐다.

이처럼 15대 대선을 제외하고는 ‘북풍’의 이슈는 모두 보수진영의 승리를 가져다 줬다.

사진은 지난 2013년 10월 4일 당시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10.4남북정상선언 6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문 의원 뒤로 2007년 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악수하는 사진이 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사진은 지난 2013년 10월 4일 당시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10.4남북정상선언 6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문 의원 뒤로 2007년 정상회담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악수하는 사진이 보이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 대통령의 탄핵 찬반을 두고 국론이 분열된 상황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보수층이 집결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는 경계심을 드러내며 ‘불순한 저의’ 사실상 ‘북풍’ 의혹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대선구조에 커다란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이번의 북한 미사일 발사는 과거의 북풍 같은 대선을 결정적으로 가늠짓는 상수는 안 될 것이다”며 “아마 대선 주자들의 사드 배치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는 안보에 대한 바람 정도는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북풍은 전통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줬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부터는 북풍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일자리나 경제 더 영향을 주고 있는 실정”이라고 분석했다.

한장희 기자 (jhyk77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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