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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총동원령' 내린 민주당 vs '개별' 참가하는 국민의당


입력 2017.02.10 16:41 수정 2017.02.10 17:17        전형민 기자

'중도우파' 포함하는 빅텐트 구성하려는 국민의당, 부담느끼나?

"어차피 거리 나온 인파는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민주당 지지층" 주장도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공작정치주범 및 재벌총수 구속을 촉구 12차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공작정치주범 및 재벌총수 구속을 촉구 12차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중도우파' 포함하는 빅텐트 구성하려는 국민의당, 부담느끼나?

주말 촛불집회를 앞둔 가운데 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촛불집회에 참석을 놓고 사뭇 다른 태도를 보여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표부터 촛불집회 참석을 독려하며 사실상 '총동원령'이 내려졌지만, 국민의당 유력 대권주자인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집회에 불참한다.

우선 원내 제1당인 민주당은 이번 주말 촛불집회에 총출동할 계획이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이 예상보다 늦어질 조짐이 보이는 등 '이상징후'가 나타나자 당 차원에서 탄핵을 완결짓는 데에 집중하기 위해 촛불집회의 불씨를 다시 지피는 것으로 보인다.

추미애 당 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지금은 압도적 (탄핵안) 가결을 주도했던 민주당이 반드시 탄핵을 완수하겠다는 비상한 각오로 결의를 다시 모아야 한다"며 "11일을 기점으로 나라의 명운을 촛불들고 밝히는 길에 의원들이 한분도 빠짐없이 단일대오를 이뤄달라"고 당부했다.

같은 날 당 유력 대선 후보인 문재인 전 대표도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 절차를 지연시키고 탄핵을 기각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것이 박 대통령 개인 차원이 아니라 정권을 연장하려는 세력들의 어떤 조직적인 움직임이라고 느낀다"며 '탄핵위기론'을 거듭 언급했다.

문 전 대표는 촛불집회 참석에 집중하기 위해 예정됐던 지방 일정도 취소했다. 당초 주말 동안 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한 뒤 다음 날 전북 전주로 이동할 예정이었지만 11일 대구에서 바로 상경해 서울 광화문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참석할 계획이다.

반면 그동안 탄핵, 하야 등에 앞장서왔던 국민의당은 민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박지원 당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광화문이 아닌 광주에서 '촛불집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당의 유력 대권주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는 불참 의사를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저는 일관되게 대통령 탄핵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인용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면서도 "헌법에 따라 탄핵 절차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정치권이 헌법재판소를 압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순실 게이트' 사건이 불거진 이후 국회, 거리에서 하야, 탄핵 등의 목소리내기에 앞장섰던 모습과 비교하면 한 걸음 물러선 모양새다.

박지원 대표도 "인용이 되지 않을 것을 가정해서 '촛불로 태우자'라고 하는 이야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박 대표는 "촛불을 더 밝히자고 하는 말은 부적절했다"며 "정치인으로서 국민으로서 헌법재판소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고 말해 문재인 전 대표를 겨냥하기도 했다.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국민의당과 통합선언 뒤 처음으로 10일 오전 국회 국민의당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찾아 박지원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이 국민의당과 통합선언 뒤 처음으로 10일 오전 국회 국민의당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찾아 박지원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김나윤 기자

"어차피 거리 나온 인파는 적극적으로 행동 하는 민주당 지지층" 주장도

정치권은 '촛불집회'를 둘러싸고 두 당이 미묘한 온도차를 보이는 이유로 중도우파를 겨냥하는 국민의당의 애매한 스탠스를 꼽았다. 이른바 '빅텐트'를 구성해 '문재인 대세론'과의 일전을 노리는 국민의당으로서는 일부 보수층의 지지까지 끌어안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촛불집회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분석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에 대해 "국민의당 차원에서는 이번 '촛불집회'는 부담스럽다. 그러나 개별적으로는 막지 않겠다고 했다"면서 "이를 볼 때 스탠스를 진보는 물론 중도 우파까지 겨냥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황 평론가는 "어차피 모여봤자 이번 집회의 주인공은 문재인 전 대표와 이재명 시장 등이 될 것"이라며 "국민의당 지도부가 굳이 광주에서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타겟 지지층을 재설정 해야할 때'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어차피 거리로 나가 탄핵을 외치는 인파는 적극적인 행동을 하는 민주당 지지층"이라며 국민의당이 거리로 나가 '2번을 찍을 예정인 적극적인 지지층'을 공략하기보다는 상황을 지켜보는 '중도', 'Shy 지지층'을 공략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안철수 전 대표의 지지층이자 국민의당 창당 당시 타켓층이었던 이른바 'Shy 진보'와 'Shy 보수'는 거리로 나오기보다는 '중도'의 기치 아래에서 지켜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형민 기자 (verdant@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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