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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삼성중 '정상항로 진입'…대우조선 여전히 '안갯속'


입력 2017.02.10 11:47 수정 2017.02.27 10:42        박영국 기자

현대중, 영업이익 1조 돌파…삼성중도 일회성 비용 제외하면 흑자

대우조선해양, 5000억대 적자 예상…4월 4400억 회사채 만기 고비

서울 다동 대우조선해양 서울사무소 전경.ⓒ대우조선해양 서울 다동 대우조선해양 서울사무소 전경.ⓒ대우조선해양
지난 2014년과 2015년 대규모 적자 사태로 고강도 구조조정과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조선업계의 성과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4개 분기 연속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구조 진입에 성공했고, 삼성중공업도 유상증자를 통해 안정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흑자를 낼 수 있는 바탕을 만들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여전히 넘어야 할 고비가 산적해 있다.

1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분기 437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4개 분기 연속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도 1조6419억원을 기록해 조선업 호황기였던 2012년 이후 4년 만에 영업이익 1조를 넘겼다.

더 고무적인 것은 과거에는 조선 부문의 부진 속에서도 정유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의 호실적에 힘입어 적자폭을 줄이거나 적자를 벗어나는 구조였다면, 지난해는 조선 3사도 흑자를 냈다는 점이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3사는 지난해 71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현대오일뱅크가 기록한 8000억원의 흑자에 크기 밀리지 않는 수준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수익성이 양호한 선박의 건조 비중이 증가했고,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온 원가절감 및 공정효율화가 주효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그동안 임금반납, 비핵심자산 매각 등 자구계획을 적극 이행하는 한편, 터보기계·그린에너지 분사 등 사업조정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도 힘써왔다.

재무건전성도 좋아져 2015년 말 220%였던 부채비율(연결기준)이 지난해 말 175%로 대폭 개선됐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흑자 달성에 실패했지만, 앞으로 흑자를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1472억원으로 2015년 1조5019억원에 비해 적자폭이 10분의 1 이하로 줄었다.

그나마 지난해 2분기 인력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진행된 희망퇴직 위로금 등 일회성 비용 2000억원이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이를 제외하면 연간 흑자 달성도 가능했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4분기에도 영업이익 464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한 바 있으며,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대거 반영된 2분기를 제외한 나머지 3개 분기에는 모두 흑자에 성공했다.

최근 글로벌 유전 시추업체 ‘시드릴(Seadrill)’의 파산 가능성이 제기되며 이 회사로부터 드릴십 2척을 수주한 삼성중공업의 피해도 예상되고 있으나 유동성 위기를 몰고 올 정도는 아니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이미 30%의 선수금을 받은 상태인데다, 최악의 경우 드릴십을 제3자에 매각해 자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큰 우려는 없다”면서 “시드릴을 비롯, 차질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프로젝트는 모두 그동안의 자구계획과 올해 자금계획에 반영했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위기를 맞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실적이나 자금 유동성 모두 비관적인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59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4분기에도 큰 폭의 흑자를 기대하긴 힘들어 연간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적자 규모를 528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동성 측면에서는 당장 오는 4월 21일 만기가 돌아오는 4400억원의 회사채가 큰 위기요인이다. 당장 회사채를 막을 만한 대규모 자금 수혈을 기대할만한 건 소난골 드릴십 인도대금 1조원 뿐인데 자금이 들어올 시기와 규모가 불투명하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달 말까지 드릴십 운용(O&M)사를 선정하고 시추한 원유를 판매할 용선사 선정까지 마무리한 뒤 늦어도 상반기 중 인도대금의 일부라도 받는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회사측은 3월까지 최대 8000억원의 인도대금을 받겠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지만 저유가 장기화로 낙관하기는 어렵다.

지난해 6월 자본잠식과 분식회계 혐의로 정지된 주식 매매거래 재개도 넘어야 할 산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말 대규모 자본확충으로 상장폐지에서 벗어날 수 있는 형식적인 재무요건은 충족했지만 한국거래소는 향후 경영전망 등을 감안해 주식거래 재개를 결정할 예정이다. 주식거래 정지 상태가 지속될 경우 기업에 대한 신뢰성 악화로 수주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경우 일정 수준의 돌발변수에는 대응할 수 있는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있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소난골 프로젝트를 비롯해 예정된 자금 유입이 모두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신규 수주를 통해 계약금까지 추가로 확보해야 유동성 위기를 피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 중 하나라도 차질이 생길 경우 플랜B가 없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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