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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FC 정찬성, 어퍼컷 없어도 말할 자격 있다


입력 2017.02.05 16:44 수정 2017.02.06 09:35        데일리안 스포츠 = 김태훈 기자

UFC 복귀전 승리 후 옥타곤 인터뷰에서 '시국' 언급

[UFC]복귀전 승리 후 옥타곤 인터뷰 가진 정찬성과 부인. ⓒ 게티이미지 [UFC]복귀전 승리 후 옥타곤 인터뷰 가진 정찬성과 부인. ⓒ 게티이미지

대한민국 국민들의 근심을 잠시나마 날린 ‘어퍼컷’의 주인공 정찬성(30)이 가슴을 적시는 인터뷰도 선사했다.

정찬성은 5일(한국시각) 미국 휴스턴 도요타 센터에서 펼쳐진 'UFC 파이트 나이트 104' 메인이벤트 페더급 매치에서 ‘랭킹 9위’ 데니스 버뮤데즈(30·미국)를 1라운드 2분 28초 만에 어퍼컷으로 눕힌 뒤 파운딩을 퍼붓고 압승했다.

정찬성 복귀전 승리는 지난 2012년 5월 16일 더스틴 포이리에전 서브미션 이후 약 5년 만이다. 통산 전적은 14승4패가 됐다. 레슬링 못지않게 맷집으로도 유명한 버뮤데즈는 UFC에서 첫 1라운드 TKO패를 당했다.

지난 2013년 조제 알도와의 타이틀 매치전 패배 이후 군 복무 등으로 3년 6개월 동안 옥타곤을 떠나있었던 정찬성의 긴 공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컸다. 1라운드 초반만 해도 흔들렸다.

1라운드 1분이 흐른 뒤 버뮤데즈의 강펀치를 맞는 등 불안했다. 최두호-컵 스완슨전 패배로 아쉬움을 삼켰던 팬들은 더 안타까웠다. 하지만 코리안 좀비는 괜히 코리안 좀비가 아니었다. 충격을 털어낸 정찬성은 버뮤데즈의 테이크다운을 막아내더니 근접전에서 어퍼컷을 작렬했다.

정찬성 주변을 돌며 태클과 타격을 시도했던 버뮤데즈는 그대로 쓰러졌다. 쓰러진 뒤에도 정찬성 파운딩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심판이 중단한 뒤에야 정찬성의 위력을 체감했다.

화끈한 승리를 거두고 태극기를 몸에 두른 정찬성은 옥타곤 인터뷰를 가졌다. 버뮤데즈 펀치를 맞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냐는 질문에 “아무 생각이 없었다”면서 “어퍼컷은 많이 하던 것인데 이날도 갑자기 나왔다”고 답했다.

경기내용에 대한 질문이 끝나고 옥타곤 아나운서가 마이크를 빼려하자 “할 말이 있다”며 정찬성은 마이크를 잡았다. 이어 “내가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대한민국 시국(최순실 게이트, 탄핵 정국)이 너무 좋지 않다. 대한민국이 한마음으로 화합하도록 따뜻하고 강력한 지도가가 탄생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정찬성은 충분히 말할 자격이 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의무를 다했고, 그 가운데 틈틈이 레슬링과 스텝 훈련까지 하며 미래를 준비해왔다.

특혜도 없었다. 다쳤던 자신의 몸을 다시 닦았고, 가슴 속에 끓어오르는 챔피언의 꿈과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입술을 깨물며 구르고 또 굴렀다. 그리고 화려한 새출발에 성공했다. UFC 정상을 향해 반칙 없이 걸어가는 정찬성은 어퍼컷 TKO가 아니었더라도 충분히 말할 자격이 있는 대한민국의 파이터이자 국민이다.

김태훈 기자 (ktwsc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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