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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조개와 표고버섯 그리고...장흥삼합을 아시나요?


입력 2017.02.05 09:19 수정 2017.02.05 09:24        데스크 (desk@dailian.co.kr)

<어느 퇴직부부의 신나는 전국여행-열여덟번째>

현 부자네 집~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토요시장~완도 장보고 동상~땅끝마을

【7.24(금), 열여덟 번째 날】

소설「태백산맥」의 주 무대인 현부자네 집.ⓒ조남대 소설「태백산맥」의 주 무대인 현부자네 집.ⓒ조남대
소설「태백산맥」의 주 무대인 현부자네 집 입구.ⓒ조남대 소설「태백산맥」의 주 무대인 현부자네 집 입구.ⓒ조남대

아침 8시쯤에 일어나 컵라면으로 아침을 먹고 9시 50분에 모텔을 나셨다. 모텔 바로 옆에 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 문학관이 있어 들렸다. 시골 변두리에 있는 문학관인데 생각보다 잘 전시되어 있다. 문학관을 둘러보니 대단한 작가라는 생각이 든다. 태백산맥은 소설 내용이 빨치산을 미화했다는 주장이 있어 보수층으로부터 국보법 위반 여론을 불러일으켜 재판에 회부되기도 했지만 무혐의 판결을 받은 바 있다.

문학관 입구에 조정래 작가가 쓴 “문학은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위하여 인간에게 기여해야 한다”는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유명한 작가다 보니 보성군에서 문학관을 지은 모양이다. 소설 태백산맥은 전 10권으로 되어 있으며, 원고지 양만해도 우리 키의 두 배가 넘는 양이다. 내용은 읽어 보지는 않았지만 6·25를 전후로 해서 벌교지방에 좌우 대립으로 인해 빨치산과 경찰 또는 군인과의 치열한 전투를 치르는 등 갈등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문학관 바로 인근에는 현 부자네 집과 무당 소화네 집이 있다. 중도 들녘이 잘 내려다보이는 제석산 자락에 우뚝 세워진 현 부자네 집과 제각은 일제 강점기 때부터 있었던 집이란다. 규모가 대단할 뿐 아니라, 집 위치가 누가 보아도 명당자리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터를 잘 잡았다. 박 씨 문중의 집이었으나 군 당국의 설득으로 집의 소유권이 보성군으로 이전되어 군에서 보수, 관리하고 있단다.

장흥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 안에 있는 통나무집.ⓒ조남대 장흥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 안에 있는 통나무집.ⓒ조남대
장흥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 숲.ⓒ조남대 장흥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 숲.ⓒ조남대
장흥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 입구.ⓒ조남대 장흥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 입구.ⓒ조남대

아쉬움을 뒤로하고 장흥 정남진 편백숲 우드랜드로 향했다. 얼마 멀지 않은 거리에 있다. 편백나무가 아직 오래되지 않아 별로 크지 않다. 한국 다원의 삼나무 등에 비하면 볼품이 없다고나 할까.

쭉 둘러보고 장흥 토요시장이 유명하다고 하여 들렸다. 시골 상설시장 치고는 잘 단장이 되어 있으나 평일이라 그런지 찾는 사람이 많지 않다. 광주에서 근무한 동기에게 통화해서 물어보니 여기에서는 쇠고기 삼합이 유명하니 한번 먹어보란다.

토요시장 정육점에 들러 기름기가 거의 없는 제비추리 부위 쇠고기와 키조개 및 표고버섯을 사서 2층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식당에는 상추와 김치 등 기본 반찬을 주었다. 고기를 보니 술 생각이 나서 맥주와 함께 쇠고기에 키조개와 표고버섯을 싼 삼합을 먹으니 맛있다. 쇠고기에 기름기가 너무 없으니 맛이 좀 덜하지만 둘이서 낮술과 함께 고기를 맛있게 먹으니 기분이 좋다. 주차장으로 와서 한 10분 정도 차에서 낮잠을 자고 나니 개운하다.

장보고 동상 입구에 있는 조형물.ⓒ조남대 장보고 동상 입구에 있는 조형물.ⓒ조남대
완도수목원.ⓒ조남대 완도수목원.ⓒ조남대

다음 행선지인 완도 장보고기념관으로 달렸다. 도중에 도로에서도 보일 정도로 아주 큰 장보고 동상이 있어 들렸다.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동상을 세우고 내부에는 장보고의 행적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다.

관람을 마치고 바로 인근에 있는 장보고 기념관으로 이동했다. 기념관에도 장보고에 대해 상세히 설명되어 있다. 완도에서는 장보고가 자기 고장 출신임을 대단히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잘 꾸며놓았다. 성벽을 기념관 내부에 쌓아놓은 것이 특이했다.

기념관 관람을 마치니 5시가 되었다. 재빨리 완도수목원으로 달렸다. 5시 조금 지나 도착했다. 정문 매표소에는 아무도 없어 그냥 차를 타고 들어가 주차해 놓고 위로 올라갔다. 주로 아열대 식물들로 꾸며져 있다. 온실은 5시 30분까지 입장이 가능하다고 되어 있으나 아직 시간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문이 잠겨 있어서 구경도 못 하고 돌아 나왔다. 조경이 아주 잘 되어 있어 경희와 많은 사진을 찍었다.

한반도 최남단 땅끝 표지석.ⓒ조남대 한반도 최남단 땅끝 표지석.ⓒ조남대
완도항 바로 옆 바닷가에서 열리는 ‘땅끝 작은음악회’ 모습.ⓒ조남대 완도항 바로 옆 바닷가에서 열리는 ‘땅끝 작은음악회’ 모습.ⓒ조남대

수목원 관람을 마치고 땅끝마을로 향했다. 경희가 전화하여 알아놓은 모텔을 목표로 정하고 달렸다. 땅끝마을에 도착하니 모텔과 펜션 등이 즐비하다. 해안가를 둘러보다 ‘산과 바다’라는 민박집이 괜찮아 보여 전화해 보니 4만 원에 가능하단다. 들어가 보니 마음에 들어 요금을 내고 짐을 들여놓은 후 땅끝마을 선착장 무대에서 열리고 있는 “땅끝 작은 음악회”에 참석했다.

음악회는 한국예총 해남지회 주관으로 5월 23일부터 8월 22일까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에 열린단다. 무명가수와 활동 중인 가수 등이 출연하여 7시 반부터 9시 반까지 2시간 동안 공연이 지속되었다. 우리도 함께 박수 치고 춤추며 신나게 놀다 민박집으로 돌아와 양평에서 가지고 온 고추로 전을 부치고, 집에서 가지고 온 삼지구엽초 담근 술로 경희와 함께 한잔했다. 얼큰하니 기분이 좋다. 내일은 일정을 바꿔 보길도로 가서 윤선도 선생의 행적을 따라가 볼 계획이다. 배는 8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자주 있단다.

딸과 사위 하고 통화했다. 신혼 신부인 딸이 떡볶이와 두부로 밥상을 차린 사진을 보내왔다. 뭐 나름대로 잘 차렸다고 자랑하려고 보내준 모양이다. 맛있게 잘 차려진 것 같다.

벌써 밤 12시가 다 되어간다. 오늘도 150여 ㎞를 달렸다. 내일을 위해 자야겠다. 경희는 내일 땅끝마을에서 일몰을 보려는지 일몰 시간을 인터넷을 통해 확인하느라 분주하다.

글/조남대 전쟁과 평화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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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 조남대 씨는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현재 경기대 정치외교학 박사과정중에 있으며 정년퇴직한 부인과 함께 일상에서 탈출, 55일간의 전국여행을 끝마치고 '부부가 함께 떠나는 전국 자동차여행'(북랩출판사 간)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펴내서 독자들로 부터 아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 여정의 하루 하루를 데일리안에 재편집해 연재를 시작하는데 내용안에 부부애가 듬뿍 담겨있어 평소에 '닭살' 돋는 것을 못참는 독자는 조심하시길...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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