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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마인드]김상중의 '역적' 이 시국에 통할까


입력 2017.01.30 09:00 수정 2017.02.02 15:48        이한철 기자

소설 아닌 역사 속 홍길동 이야기, 30일 첫 방송

"오래 전 기획한 작품, 답답한 시국과 흡사"

MBC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포스터. ⓒ MBC MBC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포스터. ⓒ MBC

"'역적'이 현 시국보다 재밌는 드라마가 되길 바랄 뿐이다."

MBC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 대한 시청률 공약을 묻자 배우 김상중은 이 같이 답했다. "웬만한 영화나 드라마보다 뉴스가 더 재밌다"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는 현 시점에서 SBS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 진행자다운 우문현답이었다.

사실 이전까지만 해도 정치권, 재벌, 언론 등에 대한 구린내 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들이 나올 때마다 일각에선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영화나 소설, 드라마가 현실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우스갯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30일 첫 방송되는 '역적'은 시국과 잘 맞아 떨어지는 소재로 시청자들을 공약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김상중의 말처럼 시국보다 재밌는 드라마가 된다면, 시너지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역적'은 허균의 소설 속 도인 홍길동이 아닌, 연산군 시대 실존 인물 홍길동의 삶을 재조명하는 드라마다. 폭력의 시대를 살아낸 인간 홍길동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밀도 있게 그려낼 예정이다.

연출은 '킬미, 힐미' '스캔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의 김진만 감독이 맡았고, 극본은 '절정' '제왕의 딸 수백향'의 황진영 작가가 집필했다.

김진만 PD는 "드라마는 당시 일을 재현하기보다, 시대를 비추어서 현재를 조망하는 것에 의의가 있다"면서 "기획은 꽤 오래 전에 했는데, 어찌하다 보니 요즘 대한민국 현실과 많이 닮아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배우 김상중이 MBC 드라마 '역적'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MBC 배우 김상중이 MBC 드라마 '역적'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MBC

배우 윤균상과 채수빈이 MBC 드라마 '역적'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MBC 배우 윤균상과 채수빈이 MBC 드라마 '역적'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MBC

배우 김지석과 이하늬가 MBC 드라마 '역적'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MBC 배우 김지석과 이하늬가 MBC 드라마 '역적'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MBC

최근 연일 국정농단 사태를 다루고 있는 '그것이 알고싶다'의 김상중은 이 작품에서 홍길동의 아버지 아모개를 연기한다. 아모개는 글 공부를 하고자 하는 큰아들 길현(심희섭 분)과 역사(뛰어나게 힘이 센 사람)인 둘째 아들 길동(윤균상 분)을 온전히 키우고자 씨종(대대로 종노릇을 하는 사람)의 운명을 거스르는 인물이다.

아모개는 천민의 울분과 분노가 흐르는 피를 아들 홍길동에게 물려주고, 홍길동은 그 피를 이어받아 조선의 암흑가에 군림한다.

김상중은 "처음 시놉시스를 받아보고 '이건 참, 울림이 있구나' 싶었다"며 "시사 프로를 진행하며 늘 진실과 정의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드라마 속 연기를 통해 진실과 정의를 이야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해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더욱 자극했다.

또 다른 주역 윤균상(홍길동 역), 채수빈(송가령 역)은 '역적'으로 두 번째 호흡을 맞춘다. 2014년 가수 유니크노트가 부른 '여자친구'의 뮤직비디오에서 고단한 일상에서도 사랑의 소중함을 깨닫는 어린 커플을 싱그럽게 연기해낸 후 2년 만이다.

윤균상은 씨종의 아들로 태어나 능상 척결의 시대에 백성을 사로잡은 홍길동을, 채수빈은 홍길동의 단 하나뿐인 정인 송강령을 연기한다.

구면인 만큼 촬영 현장에는 서먹함 대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는 후문이다. 채수빈은 윤균상에 대해 "주위를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라 좋은 분위기 속에서 작업하고 있다"고 흡족한 마음을 전했고 윤균상은 "사랑스러운 채수빈 덕분에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한편, 김지석은 금수저임에도 백성의 마음을 얻지 못한 연산 역을 맡아 흙수저지만 민심을 얻은 홍길동과 대립구도를 형성한다.

또 국악을 전공한 이하늬가 연기해 더욱 기대되는 장녹수는 능상 척결의 시대에 여자로서, 기생으로 인간으로 대우받길 갈망하는 인물로 새로 태어난다. 이하늬는 인간답게 살기 위해 나랏님을 자신의 남자로 만들고자 하는 장녹수의 야욕을 뿜어냈다.

이하늬는 "사실 기생 역할을 굉장히 해보고 싶었지만 아껴왔다. 감독님을 뵙고 마음이 끌렸고, 스토리가 워낙 탄탄해서 해보고 싶었다"며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전했다.

이어 이하늬는 "감독님과 장녹수가 기생뿐 아니라 예인이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했다"며 "'역적'은 연산과 장녹수를 조금 다른 시선으로 본다. 새롭게 재조명되는 부분이 있다"며 차별화를 강조했다.

'역적'이 전작 '불야성'의 부진을 딛고 월화극 1위를 달리는 SBS '피고인'과 경쟁구도를 형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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