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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 호남대세 '맹주' 잡기 혈안


입력 2017.01.23 14:03 수정 2017.01.23 15:54        이슬기 기자

1박 2일 호남 찾아 구애...안철수는 '문재인 때리기' vs 문재인 "내가 호남사람"

호남지역 여론조사, 문 전 대표 하락세-안 전 대표 상승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지난해 8월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지난해 8월 18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야권의 대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 간 '호남 민심' 쟁탈전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원내 4당 체제 하에 야권의 대선 후보가 난립하는 만큼, 양 측 모두 그 어느 때보다 호남의 지지가 절실할 수밖에 없다.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에선 현재 두 사람 모두 '맹주'로 불리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상황이다. 문 전 대표가 여론조사 수치상 호남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 지역에서는 반문(반 문재인)정서와 민주당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해 문 전 대표가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 전 대표의 경우 '호남=국민의당 핵심 지지층'이라는 공식이 무색할 정도다. 물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귀국과 동시에 선보인 발언과 행보로 갖가지 논란에 휩싸인 이후 안 전 대표의 호남 지지율이 재상승하는 추세를 보이고는 있다. 그러나 정작 소속 정당인 국민의당이 텃밭에서 지지부진한 수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안 전 대표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상황이 이런 만큼, 두 주자는 지난 주말 나란히 호남을 찾아 민심 얻기에 힘을 쏟고 있다. 문 전 대표는 23일 오전 광주에서 ‘광주·전남언론 포럼’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민주당은 광주의 정신을 담고 있는 정당이다. 자식 잘 되라고 회초리를 든 광주 전남은 더불어민주당의 어머니”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앞서 전날에는 ‘포럼 광주’ 출범식에서 “저는 전남 나주의 남평 문 씨이기도 하고, 해남 대흥사에서 고시공부를 했다. 해남 두륜산의 정기로 사법시험 합격해서 왔다. 해남에서 공부만 한 게 아니라 주민등록도 옮겼고, 법적으로도 해남 주민이었다. 이 정도면 저도 호남 사람 아닌가"라며 호남과 자신의 인연을 적극 강조키도 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라는 대의 앞에서 미워도 다시 한 번 문재인의 손을 잡아달라"고 호소했다.

전날에 이어 1박 2일간 호남에 머물고 있는 문 전 대표는 이날 오후에는 전남 나주에 위치한 한전본사를 방문한 뒤, 광주전남발전연구원도 찾아 혁신도시 이전기관 지원 및 주민대표들과 간담회를 하는 등 총력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문 전 대표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도 매주 호남을 찾아 1박2일 일정으로 주민들을 만나는 등 ‘호남특보’를 자처하고 나선 상태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지난해 10월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지난해 10월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강철수’ 자처한 안철수, 연일 문재인에 공세...당내 ‘소맥 회동’도 제안

이틀째 호남에서 민심행보 중인 안 전 대표는 연일 문 전 대표 성토에 무게를 싣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전남 무안군 삼향읍 국민의당 전남도당에서 기자회견을 주최하고 "문 전 대표는 과거청산에서는 재벌개혁의지가 의심스럽고, 미래를 대비하기에는 옛날사람"이라며 직격탄을 쏘았다.

또한 "지금은 산업화, 정보화를 넘어 4차 산업혁명시대에 진입했다. 대통령이 이해도 못한 채 주변 보고서로 대체할 수 있는 성격의 혁명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이는 앞서 문 전 대표가 지난 17일 출간한 정책대담집과 기념 기자회견에서 4차 산업혁명을 ‘일자리의 보고’라고 표현하며 장밋빛 전망을 내비친 데 대한 정면 반격으로 읽힌다. 당시 문 전 대표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안 전 대표는 기자회견 후 장만채 전남교육감을 면담하고,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의 지역구인 목포 동부시장을 방문해 설 인사를 한 뒤 신안·무안·화순·나주로 건너가 주민들과 지역 주요 인사들을 만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전날 안 전 대표는 광주에서 '강철수와 국민요정들-대한민국 정정당당 토크쇼'를 열고 문 전 대표를 정면 겨냥해 "생각이 다른 사람은 무조건 틀리다고 생각하는 데에서 많은 문제가 비롯된다. 민주주의는 생각이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지혜"라고 공격한 바 있다.

특히 안 전 대표는 이날 저녁 당내 호남 중진 의원들과 여의도 소재 식당에서 1시간 30분 간 '소맥 회동'을 하고 당내 갈등설을 씻겠다는 의지를 적극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안 전 대표가 직접 제안해 성사된 이번 회동에는 박 대표와 주승용 원내대표, 조배숙 정책위의장, 장병완 의원이 자리했다.

지난 1998년 금주를 선언한 안 전 대표는 평소 음주를 하지 않는 정치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날 회동에서는 직접 ‘폭탄주’를 만들어 의원들에게 돌리고 본인도 한 잔을 마시면서, 지난 번 원내대표 경선 당시 호남 진영과 불거졌던 내부 갈등을 극복하고 당의 지원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한편 여론조사 기관 알앤써치가 무선 100% 방식으로 실시한 정례조사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일주일 단위로 전남·광주·전북 주민에게 ‘가장 적합한 차기 대선 주자’를 설문한 결과 △4일 문재인 37.6% 안철수 8.9% △11일 문재인 34.9% 안철수 16.3% △18일 문재인 31.7% 안철수 21.1%를 기록했다. 문 전 대표는 하락세, 안 전 대표는 상승세다.

이슬기 기자 (wisdom@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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