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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으로 '1조 클럽'…이제 지구촌 평정 나선다


입력 2017.01.20 07:00 수정 2017.01.20 07:16        박지수 기자

[브랜드 100세 시대⑥]SPC그룹 파리바게뜨

허영인 회장, 1988년 첫 매장 오픈…20년도 안돼 매출 1조원 달성 견인

국내 최초 베인크오프 방식 대성공…2030년 전 세계 매장 1만2000곳 목표

파리바게뜨 1호점 광화문점.ⓒSPC그룹 파리바게뜨 1호점 광화문점.ⓒSPC그룹

종합식품기업 SPC그룹 주력 계열사 파리크라상의 베이커리 프랜차이즈 브랜드 파리바게뜨는 국내 제빵 프랜차이즈 업계 1위를 넘어 현재 프랑스·미국·중국·싱가포르·베트남 등 5개 나라에서 매장 240여 곳을 운영하며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제빵왕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1986년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유럽풍 고급 베이커리 매장인 파리크라상의 문을 열었다. 파리크라상에 따르면 1980년대까지 빵은 슈퍼마켓이나 일반 제과점에서 단팥빵, 크림빵과 같은 '간식빵' 위주로 팔렸다. 파리크라상은 소비자들에게 생소했던 프랑스 정통 빵과 고급스러운 매장 분위기를 선보였고, 큰 인기를 끌었다.

파리크라상은 2년 뒤, 제빵 선진국인 프랑스 수도 파리와 프랑스 빵을 대표하는 바게트를 주제로 '세계 최고의 프랑스식 베이커리를 지향한다'는 뜻을 담아 지난 1988년 6월 서울 광화문에 파리바게뜨 1호점을 열었다.

허 회장의 빵에 대한 애착은 쉽게 엿볼 수 있다. 허 회장은 1980년대 미국제과제빵학교(AIB)에서 제빵 교육을 이수했다. 파리크라상은 지난 1997년 식품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연구개발에 힘썼다. 지난 2012년에는 그룹 계열사별로 운영하던 연구개발 조직을 통합한 '이노베이션 랩'을 세워 매년 5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허 회장은 지금까지도 수시로 매장과 연구소를 방문해 맛에 대한 토론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은 빵에 대한 이해와 시장분석을 바탕으로 제품전략을 세워 파리바게뜨를 업계 1위로 올려놓았다.

파리바게뜨는 당시 국내 최초 매장에서 빵을 바로 구워내는 '베이크오프' 방식을 도입해 소비자들에게 빵을 공급하고, 이를 홍보수단으로 이용했다. 베이크오프란 밀가루 등 원료가 배합된 상태에서 발효가 중지된 휴면 반죽을 가맹점에 공급해 매장에서 직접 제품을 제조하는 방식을 뜻한다. 사업가들은 제빵 기술 없이도 신선하고 맛있는 빵을 만들 수 있게 되며 시장에 쉽게 진출 할 수 있었고, 매장의 자본·노동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파리바게뜨 가맹점수는 지난 1991년 65개에서 1995년 385개, 2000년 842개로 늘어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허 회장은 매출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케이크 시장이 버터에서 생크림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파리크라상은 '파리바게뜨 생크림 케이크는 맛있다'는 차별화 전략을 벌였다. 파리바게뜨는 지난 1997년부터 크리스마스를 맞아 케이크를 선물하는 내용의 TV광고를 제작해 방영하기도 했다.

철저한 시장 조사와 마케팅 덕분에 지난 1997년 파리바게뜨는 경쟁업체를 누르고 10년 만에 베이커리 업계 1위로 올라섰다. 파리바게뜨의 성장에 지난 2004년 그룹 매출은 1조원을 넘어섰다.

프랑스 파리에 문을 연 파리바게뜨 1호점 샤틀레점.ⓒSPC그룹 프랑스 파리에 문을 연 파리바게뜨 1호점 샤틀레점.ⓒSPC그룹

파리바게뜨는 2000년대 이후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감소와 동네빵집의 반발에 따른 출점 규제로 인해 한차례 위기를 맞았으나, 해외에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위기를 돌파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 2004년 9월 중국 상하이점을 처음으로 미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에 도전장을 던졌다. 특히, 지난 2014년 7월 국내 업계 최초로 빵의 본고장인 프랑스 파리에 1호점인 '샤틀레점' 매장의 문을 열었다. 파리크라상에 따르면 샤틀레점의 하루 평균 방문객은 850여명으로 개장 초기보다 20% 증가했고 매출도 25% 늘었다.

지난 2015년 4월 20일 파리바게뜨는 모기업인 SPC그룹과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연구진이 손잡고 11년간 공동 연구를 통해 전통 누룩에서 추출한 토종 천연효모를 사용해 만든 '천연효모빵' 28종을 내놓았다. 수입 이스트를 넣지 않고 국내 기술의 천연 토종 효모로 빵을 만드는 것을 국내서 처음으로 성공한 것.

파리바게뜨 천연효모빵.ⓒSPC그룹 파리바게뜨 천연효모빵.ⓒSPC그룹

천연 효모 특유의 풍미와 쫄깃한 식감 덕분에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파리바게뜨 천연효모빵은 출시 50여일 만에 1000만 개가 넘게 팔리는 등 소비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허 회장은 "오는 2030년까지 미국과 중국에서만 2000여개 매장을 개장하는 등 총 3000여개의 해외 매장을 새로 열 것"이라며 "SPC그룹 전체로는 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1만2000개 매장에서 매출 20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수 기자 (pjs0628@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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