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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한판 승부, 고난한 대한민국


입력 2017.01.20 08:33 수정 2017.01.20 08:38        데스크 기자

<호호당의 세상읽기>거대한 변화의 조짐

우리가 살고 있는 동북아시아의 흐름이 크게 바뀌고 있다. 그 과정에서 거대한 격랑이 일기 시작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시작 전부터 중국에게 무릎을 꿇어! 하고 엄한 주문을 걸었기 때문이다.

며칠 전 트럼프는 '하나의 중국 원칙' 또한 협상 대상이란 말을 했다. 이거야말로 실로 엄청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왜냐면 이 말은 여차하면 중국과 단교할 수도 있다는 얘기인 까닭이다.

미국과 중국은 1979년 1월 1일자로 수교했다. 수교 당시 중국 측이 최종적으로 내건 절대의 조건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라는 것이었다. 이른바 '하나의 중국 정책'이다. 그 결과 미국은 대만과 단교했다.

그런데 그 원칙을 협상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이니, 이는 마치 두 남녀가 결혼할 때의 전제조건이 두 사람 간의 애정인데, 그 애정에 대해 협상을 하겠다는 것이고 잘 되지 않으면 이혼하겠다는 것과 같다고 하겠으니 이야말로 폭탄선언이 아닌가!

중국의 전폭적인 양보가 없으면 그간의 관계를 재고할 수 있다는 것이 트럼프의 얘기이다.

미중 수교가 이루어진지 세월이 많이 흘렀다. 그 사이에 중국은 엄청난 발전을 이룩했고, 미국 역시 중국에서 숱한 비즈니스를 벌릴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사이에 오고 간 거래를 볼 때 미국 쪽으로선 밑지는 장사였다는 판단을 한 모양이다. 협상이 잘 되지 않으면 이혼할 수도 있다는 트럼프의 얘기이니 말이다.

세상의 일은 36년이 흐르면 어떤 변화를 맞이하기 마련이다. (실은 60년의 절반인 30년부터 변화가 시작되지만 그것이 구체화되는 것은 36년이다.) 1979년에 수교했으니 2015년으로서 36년이 되었고 이에 미중 간에 마찰이 본격화되고 있다.

트럼프의 발언은 그간의 미중관계에 근본적인 변화와 도전을 의미한다. 그냥 단순하게 일자리 문제를 놓고 트럼프가 중국더러 양보를 하라고 나선 것이 아니다. 이번 일은 어쩌면 미국의 세계전략에 있어 근원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협상을 할 경우 서로마다 내보일 수 있는 카드가 있기 마련인데 대개의 경우 마지막 카드는 아껴두기 마련이다. 마지막 카드를 내밀었음에도 먹히지 않으면 그것으로서 협상은 결렬, 즉 파국을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트럼프가 내보인 카드는 사실상 마지막 승부패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저런 사소한 불만이나 불평을 들어 협상에 나서겠다는 것이 아니라 중국더러 일단 먼저 무릎부터 꿇으라고 주문한 것이다.

중국인들은 위신과 체면을 엄청 중시하는 사람들이다. 시진핑, 과거 중화제국의 위상을 되찾겠다는 것, 즉 중국몽(中國夢)을 이루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내세워 장기집권체제를 다져가고 있는 중국의 시진핑 주석으로선 참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문이 아닐 수 없다.

시진핑 체제가 시작된 이래 중국은 너무 나대기 시작했다. 저번의 후진타오 시절만 해도 대국(大國)은 꾸준하고도 은근하게 일어선다는 대국굴기(大國屈起) 정도로만 그쳤는데, 이번의 시진핑은 한 발 더 나아가 일본과 대한민국,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가 위치해있는 서태평양으로부터 아예 미국을 몰아내겠다는 것을 공공연히 밝히고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제 태평양 저쪽의 하와이 쪽으로 물러나라는 중국 시진핑의 주문이다. 동아시아와 남아시아는 중국이 접수하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 이 지역에서 중국의 패권을 공고히 하겠다는 시진핑의 의도이다.

그간 임기 8년의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위기를 타개하는 과정에서 중국에 대해 대단히 온건하게 인내심을 갖고 대해왔는데, 새로 들어선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반격의 칼날을 중국에게 들이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중국은 최근 랴오닝 항공모함 전단을 내세워 대만과 일본 인근 해역에서 무력시위를 펼쳤는데, 트럼프 행정부의 국무장관에 지명된 틸러슨은 남사군도 문제에 대해 아예 중국이 군사기지와 비행장을 건설해놓은 남사군도 일대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원천 봉쇄 조치를 취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나섰다.

물론 당장 미중 간에 큰일이 벌어지거나 혹은 무력 충돌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으로 본다. 당장은 그런대로 유야무야(有耶無耶)한 것처럼 지나가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물정 모르는 사람들은 태산명동(泰山鳴動)에 서일필(鼠一匹), 거대한 산이 무너진 듯 굉음만 요란했지 정작 별 볼 일 없네 식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전혀 그렇지가 않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거대 세력 간의 충돌이 이제 막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이고 시간의 경과와 함께 점차 거대한 스케일의 흐름과 변화가 생겨날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사드 미사일 국내 배치 문제를 놓고 이런저런 단서와 시비를 걸어오던 대선주자들이 며칠 사이 일제히 말 바꾸기를 하고 있는 것을 보라. 왜 그렇겠는가?

기류가 돌연 바뀌었기 때문이다. 미중이 충돌하는 상황 하에서 입장을 확실히 밝히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라 사드 배치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제약을 거는 자는 이제 졸지에 공식적 반미로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중도적 위치에 설 수가 없게 된 셈이다.

두 사람 사이의 애정 문제도 한 번 헤어지자, 깨자 이런 말이 나오고 나면 여간해선 예전의 관계로 돌아가기 어렵다. 피차간에 속내를 확인한 다음이라 마치 없던 일로 되돌리기가 어려운 법이다.

이처럼 미국과 중국 역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시비가 표면화된 이상 이제 더 이상 예전의 관계로 돌아가기란 정말 어렵다. 게다가 최근 남사군도 분쟁에서 중국이 국제법상으로 패배한 다음에도 여전히 중국의 주권 영역이라 우기는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미국이 원하는 중국의 양보란 남사군도 문제에 대해 국제법의 판결을 수용할 것, 그리고 북한 문제에 대해 진심으로 성의를 다해 제재 조치에 협조할 것, 중국의 대미국 교역에 있어서의 전폭적인 모종의 조치를 취할 것 등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라 본다. 그 어느 것 하나 위신을 중시하는 중국으로선 특히 장기집권을 기도하는 시진핑 입장에선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미국과 중국은 경제적으로 얽혀있는 것들이 실로 엄청나게 많아서 쉽게 이혼하거나 결별하기란 어렵다. 하지만 트럼프는 다 떠나서 일단 무릎부터 끓으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우리 대한민국으로선 이제 정말이지 죽을 맛이다. 두 나라 사이에 정면 대결까지 가지는 않더라도 날카로운 신경전이 펼쳐질 것 같으면 그야말로 운신하기가 어려워진다. 설령 미국과 중국이 외견상 타협을 본다 하더라도 말이다.

우리나라 기업들, 대기업과 중소기업까지 수많은 기업들이 중국과 관련되어 있다. 당장 우리 기업이 중국에서 만든 물건이나 부품에 '메이드 인 차이나' 딱지가 붙을 것 같으면 어떤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지 모른다. 뿐만 아니라 만일에 대비해서 이제 서서히 어쩌면 빠른 속도로 중국으로부터 철수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많이 지어진 호텔들은 물론이고 중국관광객 이른바 유커 장사도 이제 전망이 크게 어두워지고 말았다. 화장품이나 한류 비즈니스 역시 물론이다.

나 호호당은 2015년 재작년부터 중국은 2016년부터 저성장 기조로 들어가고 2020년이 되면 크게 어려워질 것이라 말을 여러 차례 해오고 있다. 이 모두 중국의 국운 변화에 대해 오래 전부터 익히 알고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어떤 경로로 중국이 무너지느냐 하는 구체적인 경로에 대해선 확신하는 것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 트럼프의 중국에 대한 공세가 그 시발점이 되고 있다.

2020년경이면 중국이 많이 어려워질 것이란 예상을 하고는 있었지만 어쩌면 이번 일의 진행 여하에 따라 중국 경제의 거품 소멸 혹은 붕괴 그리고 그로 인한 시진핑 체제의 소멸까지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아무튼 어쨌거나 우리 대한민국 호는 이제 꽤나 긴 세월 동안 험한 바다의 격랑에 시달리며 힘든 항해를 해나가야 할 것이라 본다.

글/김태규 명리학자 www.hohodang.com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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