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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박현주 미래에셋대우회장의 '두토끼 잡기' 속내는


입력 2017.01.19 07:00 수정 2017.01.19 16:50        김해원 기자

통합인력 유지, 순이익 8000억원 달성 목표에 업계 '꼼수 가능성' 언급

희망퇴직 없다 공언한 박현주 회장 브로커리지 강화 내부 피바람 경쟁 예고

각 사업부문 올해 순이익 목표 '울며 겨자먹기' 8000억 잡아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미래에셋대우 박현주 미래에셋대우 회장ⓒ미래에셋대우

'통합조직 인력 유지, 순이익 8000억원 달성.'

자기자본 6조6000억원 국내 최대규모 금융투자회사를 이끌게 된 박현주 미래에셋대우회장의 '두마리 토끼 잡기' 청사진에 의문부호를 던지는 이들이 많습니다. 회사 내부에서는 인위적인 희망퇴직 없이 자연스럽게 '인력감축 피바람'이 불 수 밖에 없는 영업환경이 구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도 파격적인 순이익 목표에 고개를 갸웃하며 직원 실적 할당을 종전 세 배 가량 끌어올리지 않을 경우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물론 박현주 회장은 투자은행(IB) 강화를 주요 먹거리로 삼았지만 최근 자산관리(WM) 영업도 속도를 내고 있고 각 지점에서도 '울며 겨자먹기'로 올해 업무성과를 올려잡은 것을 두고 뒷말이 무성합니다.

특히 박현주 회장의 "희망퇴직은 없다"는 출범 당시 공언이 자주 회자되곤 합니다. 애초에 희망퇴직이라는 것은 심사를 거쳐 업무 성과를 내지 못한 직원에게 일종의 '위로금'을 주고 내보내는 것입니다.

다만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업무강도가 워낙 세다보니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도 성과를 내지 못한 직원들이 '제발로' 나가게 될 것이라는 기우가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희망퇴직금을 지불하지 않고도 회사에 짐이 되는 직원을 털어내고 갈 수 있는 빌미가 생긴 것이죠.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 박 회장의 '꼼수'가 숨어있다고 분석합니다.

김해원 기자ⓒ데일리안DB 김해원 기자ⓒ데일리안DB
한 증권사 관계자도 "희망퇴직 심사를 하는데 업무 성과를 내지 못한 직원을 위주로 신청을 받기 때문에 희망퇴직 대상자가 아니면 퇴직금을 받을 수 없다"며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더라도 업무 성과를 내지 못한 사람은 자발적으로 나갈 수 있는 치열한 경쟁 환경을 만들어서 희망퇴직금을 아끼려는 고도의 사업 수완"이라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아울러 인위적인 희망퇴직을 하지 않는데는 개인영업에 강점이 있는 미래에셋대우 출신 직원들의 시너지를 기대하려는 계산도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미래에셋대우는 브로커리지 개인영업을 기반으로 하면서 개인의 성과를 우선으로 평가하는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조직평가 기반으로 한 펀드 판매위주입니다. 만약 A지점의 조직이 10명이면 전체 조직단위 실적으로 평가 되고 보수도 이에 따라 골고루 배분하는 형식인 것입니다.

개인영업에 강점이 있는 미래에셋대우 출신 직원들이 희망퇴직을 할 경우 인력유출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인위적인 인력조정을 하지 않는다는 분석에도 무게가 실립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올해 목표 할당치를 WM에 다 떠넘기지 않을 것"이라며 "IB부분에 기대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다만 강릉WM을 시작으로 미래에셋대우는 리테일 영업점 확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1등 증권사라는 지위에 맞게 점포 전략을 펼쳐나가겠다는 목표의 일환으로 보입니다.

미래에셋대우의 통합 진통은 아직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올해 HTS 전산시스템 마비라는 뼈아픈 신고식도 치렀죠. 아울러 노조와의 갈등도 심화되고 있습니다. 합병 시 일반적으로 여겨졌던 '위로금'지급을 두고 노조와 사측은 줄다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옛 미래에셋 대우 노조는 사측과 위로금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당분간은 '한지붕 두가족'시스템이 불가피하다고 합니다.

증권업계의 치열한 경쟁 시스템은 금융권 최고로 꼽힙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증권사들은 미래에셋대우의 경영방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커진 몸집만큼 업계의 주목을 한 눈에 받는 미래에셋대우가 인력감축 없이 국내 1위 증권사로서 '큰 형님'역할을 해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김해원 기자 (lemir0505@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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