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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리퍼트 주한미국대사…그가 남기고 간 것은?


입력 2017.01.18 12:36 수정 2017.01.18 12:41        하윤아 기자

친근한 모습으로 '동네 아저씨'로 불리며 남다른 한국사랑 과시

위기 때마다 "같이 갑시다" 외쳐 한미동맹 굳건함 강조하기도

흉기 피습으로 병원에 입원했던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2015년 3월 10일 오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퇴원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데일리안 흉기 피습으로 병원에 입원했던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가 2015년 3월 10일 오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퇴원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데일리안

친근한 모습으로 '동네 아저씨'로 불리며 남다른 한국사랑 과시
위기 때마다 "같이 갑시다" 외쳐 한미동맹 굳건함 강조하기도


"같이 갑시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일에 맞춰 2년 3개월 임기에 마침표를 찍고 한국을 떠난다. 임기 내내 친근한 '동네 아저씨'로 한국인에게 가까이 다가가고자 했던 리퍼트 대사는 고별 기자회견에서 눈물을 보이며 한국을 떠나는 데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는 후문이다.

실제 지난 13일 오후 서울 정동 주한미국대사관저에서 열린 이임 기자회견에서 리퍼트 대사는 두 뺨에 흘러내리는 눈물을 수건으로 연신 닦아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사람들이 내게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는 책을 읽으라고 했는데, 그 말이 사실은 틀렸다고 생각한다. 조용하지 않고 항상 무언가 일어나는 나라가 한국"이라며 지난 2년여 간의 한국생활을 회고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장관 비서실장, 국방부 아시아 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를 거친 리퍼트 대사는 2014년 역대 최연소(당시 만 41세)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했다. 이후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의 유니폼을 입고 야구를 관람하는 모습이나 애완견과 서울 한복판을 스스럼없이 다니며 산책하는 모습, 치맥 축제나 찜질방을 찾아 시민들과 대화하는 모습 등이 언론에 노출되며 '남다른' 한국사랑으로 화제를 모았다.

리퍼트 대사는 임기 도중 얻은 두 아이의 이름을 지어줄 때도 중간에 한국식 이름을 넣어 한국에 대한 각별한 사랑을 드러냈다. 실제 그는 2015년 1월 태어난 첫째 아들에게는 '세준', 2016년 11월 태어난 둘째 딸에게는 '세희'라는 한국식 이름을 지어줬다. 아이들이 한국이라는 나라를 기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한국식 이름을 넣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그를 각인시킨 사건은 지난 2015년 3월 5일 흉기 피습으로 얼굴 등에 큰 부상을 입었던 사건이다. 당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주최 조찬 강연회에서 참석한 그는 진보 성향의 문화단체 대표 김기종으로부터 공격을 당했다.

리퍼트 대사는 긴급히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응급치료를 받은 뒤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봉합 수술을 받았다. 사상 초유의 대사 테러 사건이 발생하면서 한미동맹 손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목숨이 위험했던 사건을 겪었음에도 의연하게 대처해 한국인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리퍼트 대사는 수술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한미동맹의 진전을 위해 최대한 가장 이른 시일 내에 돌아올 것"이라며 한국어로 '같이 갑시다'라는 문구를 덧붙이는가 하면, 입원 닷새 만에 퇴원하면서도 한국어로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 "같이 갑시다"라고 말해 흔들림 없는 한미동맹을 확인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같이 갑시다'라는 리퍼트 대사의 말은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표현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앞서 13일 이임 기자회견에서도 '같이 갑시다'라는 한국어 문구를 또 다시 언급하면서 한미 양국 관계와 동맹의 지속적인 발전을 기원했다. 아울러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속담도 한국어로 말하거나 "만약 시간이 더 주어진다면 한국에 영원히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하는 등 한국에 대한 애틋한 감정을 여실히 드러내기도 했다.

리퍼트 대사는 대북정책의 일치와 한미일 3자 협력 강화 등을 재임 중의 한미동맹 성과로 소개하며 "한미동맹은 과거 어느 때보다 튼튼하다”며 "우리는 정말 훌륭한 (한미동맹의) 기반을 토대로 더 많은 것을 구축해야 하고 심화된 협력을 위한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기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직면할 한미동맹의 도전에 대한 질문에는 "앞으로도 큰 과제가 있겠지만 한미동맹은 그것을 다룰 능력이 있다. 21세기에 직면할 여러 도전 과제를 해결해나가고 진전시킬 수 있다고 자신한다"며 굳건한 한미동맹의 발전 가능성을 언급했다.

재임기간 한국에 대한 진심어린 사랑으로 역대 미국 대사 중 가장 친숙하고 가까운 대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리퍼트 대사. 한미동맹에 대한 그의 헌신은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같이 갑시다'라는 외침으로 한국인에게 오래도록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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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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