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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룡' 황교안 출마 여부에 대한 정치권 전망은?


입력 2017.01.17 17:35 수정 2017.01.17 17:40        고수정 기자

"황교안 출마 부추기지 말라" VS "새누리 상황 탓에 결국 나갈 것"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로 ‘황교안 카드’가 다시 주목되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새누리당 입당 가능성을 낮추면서다. 하지만 정가에서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권 도전 가능성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로 ‘황교안 카드’가 다시 주목되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새누리당 입당 가능성을 낮추면서다. 하지만 정가에서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권 도전 가능성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 (자료사진) ⓒ데일리안

새누리당의 대선 후보로 ‘황교안 카드’가 다시 주목되고 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새누리당 입당 가능성을 낮추면서다. 하지만 정가에서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권 도전 가능성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황 권한대행은 공무원의 선거 출마 요건을 규정한 공직선거법 53조에 따라 대선일 30일 전에만 사퇴하면 입후보가 가능하다. 이 경우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직을 수행한다. 하지만 국정 수습에 대한 책임을 저버렸다는 점에서 비난에 휩싸일 수 있다. 일각에서 황 권한대행의 대권 도전 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다.

이 때문에 당장 새누리당에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황 권한대행의 성향이 보수색에 가깝고, 그의 행보가 박근혜 대통령 정책 기조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에 '대안'으로 생각하는 분위기가 일각에서 제기돼 왔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17일 본보에 “황 권한대행이 보수 진영 후보로는 딱이다. 더할 나위 없다”며 “그분의 이념과 사고는 보수정당에 정확하게 맞는다. 지지율도 오르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다만 “법적으로 검토해보니 출마를 할 수가 없을 것 같다. 대선 30일 전에 사퇴해야 하는데 그럴 경우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그래서 사실상 (새누리당에서 출마가) 안 된다고 본다. 안타깝다”고 했다.

황 권한대행이 국정농단 사태를 일으킨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과 총리를 지낸 만큼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도 불출마해야 한다는 이유에 포함된다.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공동대표는 본보와 통화에서 “새누리당이 대선 후보를 내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면 당은 해체해야 된다. 그러한 위치에 있는 당이 후보를 낸다는 게 말이 되느냐.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반 전 총장 측 인사로 분류되는 박진 전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대통령 탄핵 소추로 직무가 정지된 상황에서 권한대행으로서 본연 임무에 충실해야지 이것을 정치적으로 과도한 해석을 하거나 또는 본연의 임무에서 벗어나도록 부추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황 권한대행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국정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공무원으로서 직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라며 “실패한 정권을 연장하기 위해 어떤 정치적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도 “새누리당에는 이인제 전 최고위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를 제외하고는 딱히 후보도 없고, 그 두 사람도 정작 의미 있는 지지율을 기록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황 권한대행이 대안으로 뜨는 것”이라며 “다만 황 권한대행의 지지율은 직책, 이름에서 나오는 ‘거품 지지’ 성격이 강하다”고 꼬집었다.

엄 소장은 “박 대통령의 부정적 유산을 다 물려받기 때문에 출마한다 하더라도 승산이나 의미있는 득표율을 기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탄핵으로 직무를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대통령 직무를 대신 하고 있는 ‘위기 관리 내각의 총수’황 권한대행이 출마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황 권한대행이 불출마 입장을 견지하더라도 새누리당의 전략에 따라 결국 나설 수 밖에 없을 거라는 전망도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본보에 “비판을 받을 순 있겠지만, 새누리당이 황 권한대행을 끌어들일 가능성이 있다”며 “반 전 총장이 새누리당 외의 정당을 선택하면 일종의 골수 보수들이 황 권한대행을 대안 세력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특히 동아일보가 지난 2일 공개한 ‘절대로 투표하지 않을 후보’ 여론조사에서 황 권한대행이 3위를 기록한 것을 주목했다. 신 교수는 “투표라는 건 누구를 더 선호해서 뽑는 게 아니다. 어느 누구를 절대로 당선시키지 않기 위해서 투표하는 것”이라며 “절대로 안 뽑는다는 사람이 많다는 건 그만큼 견제심리·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그걸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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