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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특검소환'...삼성, 패닉 속 '경영마비' 우려


입력 2017.01.12 11:40 수정 2017.01.12 14:21        이홍석 기자

미래전략실 등 초긴장 모드...수사결과에 따라 경영 마비 가능성

"사법처리 범위도 기업 부담 최소화해야" 목소리 높아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박영수 특검팀에 출석하면서 삼성그룹의 본산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은 침묵 속에 무거운 분위기만 감돌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전경.ⓒ데일리안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박영수 특검팀에 출석하면서 삼성그룹의 본산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은 침묵 속에 무거운 분위기만 감돌고 있다. 사진은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전경.ⓒ데일리안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박영수 특검팀에 출석하면서 삼성그룹의 본산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은 침묵 속에 무거운 분위기만 감돌고 있다. 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은 초긴장모드 속에서 특검의 수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이 날 이재용 부회장의 소환으로 특검 수사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향후 수사 결과와 사법처리 수위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검팀이 이 부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면서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도 열어두면서 자칫 실질적인 오너 역할을 하는 이 부회장의 부재로 그룹 경영의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4년 와병으로 병상에 있는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실질적으로 그룹을 이끌어 오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 결과에 따라 긴장감은 더욱 고조될 수 있는 상황이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앞서 조사한 최지성 부회장과 장충기 사장, 김재열·임대기 제일기획 사장 등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된 이들과 함께 삼성 핵심 수뇌부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를 일괄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검이 삼성 수뇌부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를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올해 삼성그룹 경영 활동을 좌우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특검수사 결과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 올해 경영계획과 인사가 더 연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재 삼성그룹 미전실은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전날은 대부분의 미전실 임직원들은 평소보다 늦게 퇴근했다. 하지만 이날 조사 시간을 감안하면 밤늦게까지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단 이날 오전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파견됐던 미전실 인력들은 현재 대부분 철수한 상태지만 오후 늦게 다시 특검 사무실에 나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특검 수사에서 오늘 조사가 가장 중요한 만큼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오늘 밤 늦게까지 조사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비상대기 모드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관련, 삼성 측은 특검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 강하게 억울함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특검은 삼성이 최순실과 정유라씨 모녀에 대한 지원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성사를 위한 뇌물 성격이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2015년 8월 최씨의 독일 현지 법인인 코레스포츠와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고 35억원을 송금한 것과 그해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최 씨 조카 장시호씨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원을 후원한 것이 모두 대가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또 최 씨가 설립 과정에 관여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삼성이 204억원의 출연금을 낸 것도 뇌물공여에 해당할 수 있다고 특검팀은 보고 있다.

하지만 삼성측은 최 씨 모녀에 대한 지원은 박근혜 대통령 등 정부 권력의 압박에 의해 이뤄진 것인 만큼 특정한 사안에 대한 대가를 바라고 제공한 뇌물이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다.

은밀하게 제공되는 뇌물의 성격을 감안하면 특정한 단체와 계약서를 작성하고 영수증 제출을 요구하는 등의 행위는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연결고리 역할을 했던 승마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던 이영국 삼성전자 상무 등 2명이 청와대의 요청에 따라 경질된 것만 보더라도 삼성이 합병 성사의 대가를 바라고 적극적으로 움직인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삼성은 있는 그대로 밝히는 것이 당연하다며 있지도 않았던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논리여서 이 부회장도 이 날 조사에서 뇌물공여 혐의를 부인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삼성은 이러한 정당한 혐의 부인이 자칫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라는 강공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이 경우, 그동안 검찰 수사와 국회 국정조사, 특검으로 이어지는 연이은 수사로 차질을 빚어 온 기업 경영이 직격탄을 맞으며 마비에 이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의 와병 속에 이재용 부회장마저 구속되면 의사결정자의 공백으로 그야말로 경영의 시계제로 상태가 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순실게이트가 검찰 수사와 국회 국정조사, 특검 수사 등으로 이어지면서 기업들에게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사법처리도 핵심은 대통령 등 정치권인 만큼 기업들의 경영활동에 차질이 없도록 최소화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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