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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민생경제' 행보만 보이는 이유는…주민 불만 부담?


입력 2017.01.10 17:11 수정 2017.01.10 17:16        하윤아 기자

주민생활과 연관된 경공업 공장 찾아 성과 과시하고 '자강력' 강조

전문가 "경제분야 뚜렷한 성과 없어 고조되는 불만 무마할 필요성 느껴"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8일 "김정은 동지께서 김정숙평양제사공장에 새로 꾸린 이불생산공정과 새로 건설된 노동자합숙(소)을 현지지도 하시였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시찰에 나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모습. 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8일 "김정은 동지께서 김정숙평양제사공장에 새로 꾸린 이불생산공정과 새로 건설된 노동자합숙(소)을 현지지도 하시였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시찰에 나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모습. 조선중앙통신 캡처.

주민생활과 연관된 경공업 공장 찾아 성과 과시하고 '자강력' 강조
전문가 "경제분야 뚜렷한 성과 없어 고조되는 불만 무마할 필요성 느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새해 들어 잇따라 '민생행보'에 나서면서 경제분야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말 연달아 군부대를 시찰하며 군사적 위협 수위를 높인 것과는 다른 행보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정은이 앞서 지난 1일 신년사에서 자력·자강을 기치로 한 경제 발전을 최우선으로 강조한 만큼, 주민 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경공업 공장을 찾아 성과를 과시하고 '자강력'을 선전할 수 있는 움직임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여파로 외부 자원의 유입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를 충분히 극복해나가고 있다는 점을 대내외에 드러내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이를 통해 김정은의 지도력과 영도력을 강조하고, 내부 체제 결속을 다져 권력 공고화 기반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0일 본보에 "이번 신년사를 보면 경제분야에서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하지 못한데다 자책까지 할 정도로 성과가 없었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특히 북한 스스로 200일 전투의 주타격방향을 함경북도 수해로 바꿨다고 인정했는데, 결국 수해로 내부 경제가 교란되고 대북제재는 더욱 심화되고 있기 때문에 민생행보를 통해 경제를 챙기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이 집권한 지난 5년간 경제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고조되는 주민 불만을 무마시킬 수 있는 '민생' 부분에 주력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미뤄 김정은은 앞으로도 공장이나 기업소 방문을 통해 경제적인 성과를 과시하는 등 경제를 챙기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노출할 것으로 보인다.

정영철 서강대 교수도 앞서 PBC 라디오에 출연해 "신년사를 보면 올해 과업으로 경제분야를 앞세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만큼 경제건설에 역점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새해 첫 현지지도를 가방공장으로 선택한 것도 그 연장선에 있지 않나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실제 그간 김정은의 공개활동을 살펴보면, 김정은이 본격 집권한 2012년을 제외하고 2013년도부터 지난해까지 줄곧 경제와 관련된 공개활동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통일부가 북한 노동신문 보도를 기준으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김정은의 공개활동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경제분야의 활동 비중이 37.1%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1분기에는 4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으로 군사분야에 공개활동이 집중됐지만, 국제사회의 제재가 본격화된 4월부터 김정은은 민생·경제 행보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김정은은 지난해 5월 치러진 7차 당대회 이후 식료·경공업 공장을 집중적으로 방문했다.

김정은 집권 초기인 2012년도와 2013년도에는 정치·경제·사회·군사 등 각 분야별 공개활동이 비교적 균형 있게 진행됐으나, 해를 거듭할수록 점차 경제와 군사 분야 활동에 집중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실제 경제와 군사분야 공개활동 비중을 합산해보면 △2012년 57.0% △2013년 64.1% △2014년 68.6% △2015년 75.9% △2016년 72.7%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집권 5년차를 넘긴 김정은은 올해 들어서도 경제분야 공개활동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신년사를 통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지만, 김정은으로서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점차 악화되고 있는 내부 경제 사정이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앞서 김정은은 2017년 새해 첫 공개활동으로 민생경제 행보를 택했다. 지난 5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새로 건설된 평양가방공장을 현지지도 하시였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은 "모든 생산공정들마다에 우리의 힘과 기술로 만든 현대적인 설비들을 그쯘히(충분히) 갖추어놓았다"며 "설비의 국산화 비중을 95% 이상 보장한 것은 대단한 성과"라고 치하했다.

이어 지난 8일 김정은은 북한의 대표적 경공업공장인 김정숙평양제사공장의 이불생산공정과 노동자합숙소를 시찰하며 새해 두 번째 민생경제 행보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 8일은 김정은의 생일로 알려졌지만, 대대적인 선전을 벌이거나 경축행사를 치르는 대신 '민생 챙기기'에 나선 것이다.

이날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불생산공정을 둘러본 김정은은 "생산에 이용되는 자재도 모두 우리의 것"이라며 "우리나라 경공업공장들에서 생산하는 비단천과 명주솜 등을 가지고 여러 가지 이불들을 만들고 있는데 얼마나 좋은가"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통신은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공장의 일꾼들과 노동계급이 공장을 중시하는 당의 의도를 항상 명심하고 인민생활향상을 위한 올해의 벅찬 투쟁에서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전국의 본보기가 되리라는 기대와 확신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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