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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소년의 억울한 16년 '재심'
약촌오거리 살인 사건 영화화
정우· 강하늘· 김해숙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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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1-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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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수정 기자(sjboo71@dailian.co.kr)
▲ 배우 정우 강하늘 주연의 영화 '재심'은 목격자가 살인범으로 뒤바뀐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됐다.ⓒ오퍼스픽쳐스

약촌오거리 살인 사건 영화화
정우· 강하늘· 김해숙 주연


약촌오거리 살인 사건이 스크린에서 재탄생한다.

영화 '재심'은 목격자가 살인범으로 뒤바뀐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돈 없고 '빽' 없는 변호사 준영(정우)과 살인 누명을 쓰고 10년을 감옥에서 보낸 현우(강하늘)가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았다. '또 하나의 약속'(2013)의 기획·연출·각본을 맡은 김태윤 감독이 메가폰을 들었다.

현우의 실제 주인공인 최모(32)씨는 지난해 11월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최씨는 15살이던 2000년 8월 10일 오전 2시 7분께 전북 익산시 약촌오거리에서 오토바이를 몰고 가다 택시기사 유모(당시 42)씨와 시비 끝에 유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의 최초 목격자였던 최씨는 참고인 조사에서 "현장에서 남자 2명이 뛰어가는 모습을 봤다"고 진술했으나 경찰은 그를 범인으로 몰았다.

최씨는 살인과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 혐의로 구속기소됐으며 2001년 2월 1심 재판부인 전주지법 군산지원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그해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옥살이를 하다 2010년 출소했다.

▲ 배우 정우 강하늘 주연의 영화 '재심'은 목격자가 살인범으로 뒤바뀐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됐다.ⓒ오퍼스픽쳐스

세상에 나온 최씨는 "경찰의 강압수사 때문에 허위 자백했다"며 재심을 청구한 끝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후 16년 만에 검찰과 경찰의 공식 사과를 받았다. 진범으로 지목된 30대 남성 김모씨는 구속기소된 상태다.

'재심'이 영화에 돌입하던 당시엔 사건의 진범이 잡히지 않은 상태였다. 이 사건을 취재하던 한 기자의 제안으로 영화화가 결정됐다. 제작진과 김 감독은 단순 사실 과정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 스타일의 영화가 아닌, 영화적 재미와 상상력을 더한 이야기를 선택했다. 실존 인물뿐만 아니라 허구 인물도 추가해 각 캐릭터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만들었다.

10일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김 감독은 "지인으로부터 누명을 쓴 억울한 사람의 사연을 영화화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며 "실제 사건 자체가 영화만큼이나 극적이라는 생각에 시나리오 작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어 "극 중 준영과 현우는 서로에게 삶의 의미와 희망을 부여하는 관계가 된다"면서 "어렵고 힘들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또 "배우가 펼치는 연기와 감정 표현이 관건이었다"며 "팬으로서 배우들의 연기를 봤는데 내가 기대한 것 이상으로 좋은 연기를 보여줬다"고 배우들을 극찬했다.

▲ 배우 정우 강하늘 주연의 영화 '재심'은 목격자가 살인범으로 뒤바뀐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됐다.ⓒ오퍼스픽쳐스

영화에는 '법이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대사가 자주 나온다. 김 감독은 "한국 사회의 법은 약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며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는 사회에서 살고 싶다"고 했다.

실제 최모씨를 보고 '이 사람이 범인이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는 김 감독은 "나 역시 선입견에 사로잡혔었는데 이 부분을 영화에 녹여 냈다"며 "선입견에 사로잡히지 않은 유일한 인물을 영화를 통해 봐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정우가 열혈 변호사 이준영으로 분한다. 이준영은 살인범으로 몰려 10년 간 억울하게 수감생활을 한 소년을 만나면서 점차 변화해가는 입체적 인물.

정우는 "시나리오를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길 때마다 다음 내용이 궁금했다"며 "영화 같은 이야기가 실화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놀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나리오와 매력적인 캐릭터에 끌렸다"며 "변호사라는 직업보다는 사람 '준영'이에게 매력을 느꼈다"고 전했다.

'쎄시봉', '히말라야'에 이어 실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에 연이어 출연한 그는 "실화가 주는 힘이 있다"며 "'재심에서 하나의 퍼즐이 맞춰질 때 내 심장을 두드리는 감동과 울림을 느꼈다"고 자신했다.

▲ 배우 정우 강하늘 주연의 영화 '재심'은 목격자가 살인범으로 뒤바뀐 '익산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됐다.ⓒ오퍼스픽쳐스

강하늘은 소년 시절 억울한 옥살이 끝에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아가는 청년 현우 역을 맡았다.

방송을 통해 사건을 접하게 된 강하늘은 "영화의 모티브가 된 '그 사건'을 기억하기에 출연을 결심할 수밖에 없다"며 "10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한 현우를 억울하게 표현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고 싶었다. '재심'이 본인의 삶과는 다른 삶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김해숙, 이동휘, 이경영 등이 조연으로 출연한다. 김해숙은 아들 현우의 무죄를 확신하는 엄마 순임 역을, 이동휘는 준영의 연수원 동기 창환 역을, 이경영은 거대 로펌의 대표 역을 각각 맡았다.

김해숙은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진심과 진정성을 느꼈다"며 이야기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김해숙은 또 "캐릭터를 연기할 때 조심스러웠다"며 "소외된 엄마가 예상치 못한 일에 맞닥뜨렸을 때 '아들을 위해 어떤 일을 할까'하는 고민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삶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예기치 못한 일을 당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아무리 힘들고 억울해도 세상을 살아볼 만하다는 걸 알리고 싶다. 영화를 보고 같이 분노하고, 슬퍼하고, 나중엔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을 관객들이 느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2월 개봉.[데일리안 = 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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