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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2017/결산·하]혁신의 관건은 사용성과 보안


입력 2017.01.10 11:00 수정 2017.01.10 11:28        라스베이거스(미국)=데일리안 이홍석 기자

혁신에 걸맞은 사용성 확보에 대한 더 많은 연구 필요

증가하는 보안 위협에 보다 강력한 대응 이뤄져야

5일(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7'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에 관람객들이 북적이고 있다.ⓒ삼성전자 5일(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7'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센트럴홀에 관람객들이 북적이고 있다.ⓒ삼성전자
지난 5일(현지시간)부터 8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17’에서는 사용성과 보안이라는 과제도 남겼다. 산업과 기술간 융합으로 제품과 서비스의 혁신이 일어나려면 일반 사용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고,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보안 강화가 필수로 확보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왔다.

TV에서부터 생활가전, 로봇까지 사용성 확보가 선결조건
사용자편의성이 강조된 대표적인 제품은 TV다. 삼성전자는 행사 개막 전인 지난 3일(현지시간) ‘QLED TV’를 내놓으면서 화질 뿐만 아니라 사용자 편의성 개선이라는 가치를 새로운 화두로 부각시켰다.

화질이 TV의 기본 조건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전부일 수는 없다는 것으로 콘텐츠 및 사용자경험(UX) 확대에 보다 많은 관심을 둬야한다점을 강조했다.

이 제품은 리모컨 하나로 주변기기를 제어하고 첫 화면에서 콘텐츠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하는 등 UX를 한층 강화했다. 음성 명령으로 검색 뿐 아니라 제어와 주변기기 관리까지 할 수 있는 '지능형 음성 인식' 기능도 넣었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장(사장)은 행사 개막 하루전인 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더 이상의 화질 경쟁은 무의미하다”며 “앞으로는 사용자의 불편을 해소하고 편의성을 개선하는데 더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전자도 스마트 TV용 운영체제(OS)의 차기 버전인 ‘웹OS 3.5’를 공개하는 등 편의성 개선에 주목했다. 웹OS 3.5는 전용 리모컨의 숫자버튼을 전화기 단축번호처럼 사용할 수 있는 ‘마이 버튼’, 전용 버튼을 통해 시청 프로그램 관련 콘텐츠를 검색할 수 있는 ‘매직링크’ 등을 통해 사용자 편의성 확대에 주안점을 뒀다.

중국 가전업체 TCL의 AI 체험존 'AIxperience'.ⓒ데일리안 이홍석기자 중국 가전업체 TCL의 AI 체험존 'AIxperience'.ⓒ데일리안 이홍석기자
생활가전에서도 사용성 개선은 이슈였다. 삼성전자의 대표 냉장고 제품인 '패밀리허브 2.0'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사물인터넷(IoT) 기술로 사용자 음성을 인식해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가장 알맞은 정보를 제공하는 제품으로 주목받았다.

이번 전시회에서 혁신 아이템으로 주목을 한 몸에 받았던 로봇도 이러한 맥락에서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LG전자를 비롯, 파나소닉·하이얼·덴소 등 다수의 업체들이 스마트홈을 위한 가정용 로봇에서부터, 청소로봇, 잔디깎기 로봇, 바리스타 로봇 등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제품들이 얼마나 빠르게 상용화되고 사용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과거 많이 등장했던 기술 과시형보다는 가까운 미래에 상용화될 수 있고 보다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과 제품이 늘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행사장을 방문했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CES에서 본 가장 큰 흐름은 이제 경쟁의 패러다임이 기술경쟁이 아니라 유저빌리티, 즉 사용성 경쟁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라며 "새로운 기술 자체보다도 오히려 기존의 기술들을 잘 조합하고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분야가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홈·스마트카 이슈 부각...더욱커진 보안 중요성
올해 행사 최대 메인 아이템이 된 자율주행은 보안의 중요성을 더욱 부각시켰다. 자동차는 TV·냉장고·세탁기 등 가전제품에 이어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하면서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카 시대의 본격 도래를 알렸다.

하지만 스마트홈에 이은 스마트카의 부각으로 보안 위협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스마트폰에서 해킹이 기기 고장으로 인한 불편이나 개인정보 유출 선에서 그쳤다면 스마트홈과 스마트카에서는 생명을 잃을 수 있는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미국 전장부품업체 하만이 스위스 수제자동차 전문업체 린스피드와 공동으로 개발한 자율주행 콘셉트카 '오아시스'의 가상 주행 화면.ⓒ데일리안 이홍석기자 미국 전장부품업체 하만이 스위스 수제자동차 전문업체 린스피드와 공동으로 개발한 자율주행 콘셉트카 '오아시스'의 가상 주행 화면.ⓒ데일리안 이홍석기자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이 이번 행사 기조연설에서 강조한 자율주행으로 사망자가 없고(zero-fatality), 공해가 없는(zero-emission) '더블 제로(double zero)'가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보안 위협을 없애는 것이 가장 큰 선결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아직까지 스마트가전과 스마트카에 탑재되는 컴퓨터 시스템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에 비해 하드웨어(HW)·소프트웨어(SW) 성능이 높지 않은 터라 제품으로만 놓고 보면 해킹 위협이 크지는 않다.

하지만 최근들어 TV를 중심으로 가전에 IoT·AI 기술이 탑재되고 무선통신으로 이들이 연결되기 시작하면서 보안위협은 더욱 커지고 있다. 또 통신네트워크를 통해 스마트폰-스마트홈-스마트카가 하나로 연결되면 이러한 보안 위협의 강도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게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KT 경제경영연구소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보안시장에서의 새로운 기회’라는 보고서에서 IoT를 포함한 융합보안 분야의 사이버 위협으로 인한 피해액은 지난 2015년 13조4000억원에서 오는 2020년에는 17조7000억원으로 32%나 급증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번 행사에 참석한 전자·IT업계 관계자들은 새로운 혁신 기술과 함께 보안 기술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R&D)에 보다 많은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완성차·전장부품·소프트웨어(SW) 등 자율주행 관련 비즈니스를 하려는 업체들은 보다 엄격한 기준을 마련,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박종환 삼성전자 전장사업팀장은 지난 5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하만 전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스마트폰과 달리 스마트카에서의 해킹 이슈는 사람의 목숨이 달린 문제”라며 “안전과 보안이 담보되지 않으면 자율주행 시장은 형성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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