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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자동차 시장 차급별 판도…세단·해치백 부문


입력 2017.01.14 09:00 수정 2017.01.17 18:10        박영국 기자

모닝·클리오·프라이드·크루즈 등 '태풍의 눈'

2017년 출시되는 신차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쉐보레 크루즈, 기아차 모닝, 르노삼성 클리오.ⓒ쉐보레/기아자동차/르노 2017년 출시되는 신차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쉐보레 크루즈, 기아차 모닝, 르노삼성 클리오.ⓒ쉐보레/기아자동차/르노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은 치열한 전쟁터가 될 전망이다. 전체적으로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업체별로 잇달아 신차를 출시하며 차급별 점유율 확대에 나서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그룹 산하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3.5% 감소한 176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성장률 둔화와 가계부채 증가에 따른 소비위축 등 거시경제적인 요인에 더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대통령 탄핵 정국에 따른 국정혼란 등 악재가 겹쳐 성장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처럼 수요는 더 줄어들지만 다양한 신차들은 차급별로 시장 장악에 나서고, 기존 차종들도 방어에 나서면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올해 예상되는 신차와 기존 차종들의 경쟁 구도를 차급별로 살펴본다.

◆경차 : 기아차 신형 모닝 공세에 스파크 1위 수성 가능할까

가장 가격이 저렴한 차급인 경차 시장에서는 ‘새해 첫 신차’ 타이틀을 얻은 기아차 모닝에 대한 시장 반응이 최대 관심사다. 지난해 경차 시장 1위를 차지했던 한국지엠 스파크가 신형 모닝의 공세를 어떻게 방어해 낼 지도 지켜볼 일이다.

기아차 모닝은 2008년부터 2015까지 8년 연속 경차 시장 1위를 지켰으나, 2세대 모델의 노후화가 심해진 지난해의 경우 7만5133대의 판매실적으로 스파크(7만8035대)에 1위를 내줬다.

기아차 올 뉴 모닝.ⓒ기아자동차 기아차 올 뉴 모닝.ⓒ기아자동차

오는 17일 출시되는 3세대 신형 모닝의 최대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신선함’이다. 일단 신차가 나오면 3~4개월 정도는 ‘론칭발(신차효과)’을 기대할 수 있는(전 모델보다 디자인을 심각하게 망쳐놓지 않는 한) 국내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모닝은 풀체인지 모델이라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이점을 안고 시작한다.

구형 모닝을 완전히 갈아엎은, 경차에서는 보기 힘든 역동적인 신형 모닝의 디자인은 소비자들의 시선을 끄는 데는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경차 규격상 전장과 전폭이 제한된 상태에서 프론트 오버행(앞바퀴 중심에서 차체 앞쪽 끝까지 길이)을 줄이고 휠베이스(축거)를 늘려 스파크보다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한 것도 신형 모닝의 장점이다.

신형 모닝은 연비도 구형보다 5%가량 높은 15.4km/ℓ까지 끌어올리면서 일반 스파크 CVT 모델(14.3 km/ℓ)보다 우위를 점했다. 공회전제한장치(ISG)를 장착한 스파크 에코와는 동일한 수준이다.

풀체인지 이후 1년 이상 지난 스파크로서는 할인공세가 최대 무기다. 경제성을 중시하는 경차 소비자들의 특성상 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국내 소비자들은 지난 1년여에 걸친 모닝과 스파크의 출혈경쟁으로 경차 구매시 100만원 이상의 현금할인이나 김치냉장고, 에어컨 등의 경품을 받는 상황에 익숙해져 있지만, 모닝은 신차 출시 직후부터 할인 프로모션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반면, 한국지엠은 이달에도 스파크 구매시 최대 110만원 현금할인(콤보할부 80만원+16일 이전 조기출고 30만원) 혹은 맥북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소형차 : 르노삼성 클리오 vs 기아차 신형 프라이드

오랜 기간 ‘사골 모델들의 각축장’이었던 소형차 시장에도 올해는 2종의 신차 출시가 예정돼 있다.

먼저 상반기(4~5월경)에는 르노삼성 클리오가 포문을 연다. 클리오는 국내 생산이 아닌, 유럽 생산 물량을 수입해 판매하는 사실상의 수입차로, 소형차에 강점을 보여 온 르노의 깜찍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이 적용됐다. 유럽에서는 30만대 이상 판매된 인기 차종이기도 하다.

문제는 수입해 판매하는 특성상 가격 경쟁력에서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프랑스에서 판매되는 가격이 1.5 디젤 모델은 1만5415유로부터 시작한다. 우리 돈으로 19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여기에 한국까지의 운송비용과 관세 등 수속비용, 엠블럼 및 한국형 내비게이션 장착 비용 등을 감안하면 2000만원대 초반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하면 실질적인 경쟁 상대는 국산 소형차가 아니라 준중형 세단, 혹은 소형 SUV가 될 수밖에 없다. 차라리 폭스바겐 폴로나 푸조 208, 시트로엥 DS3 등 2000만원대 후반 가격표를 단 수입 소형차들과 경쟁 구도를 만드는 게 나을 수 있다.

해치백이 냉대 받는 국내 시장 분위기를 극복하는 것도 과제다. 지난해 하반기 ‘핫 해치’를 앞세운 현대차의 준중형 해치백 i30가 흥행 참패를 기록한 것은 클리오에게도 좋지 못한 소식이다.

르노 클리오.ⓒ르노 르노 클리오.ⓒ르노

하반기 출시되는 기아차 신형 프라이드는 기본 이상의 상품성만 장착한다면 소형차 시장을 싹쓸이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서있다.

현대차 엑센트는 단종 수순(2020년까지만 생산)을 밟고 있고, 한국지엠 아베오는 2011년 2세대 모델 출시 이후 6년간 풀체인지 없이 지난해 페이스리프트만 거쳤다. 르노삼성 클리오가 가격적으로는 소형 차급에서 경쟁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형 프라이드에게는 무주공산인 셈이다.

다만, 소형차급 자체가 경차와 준중형차 사이에 끼어 연간 2만대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는 게 함정이다.

◆준중형차 : 한국지엠 크루즈, 현대차 아반떼에 '쏘나타의 굴욕' 안겨줄까

지난해 현대차 쏘나타와 기아차 K5의 부진은 국내 소비자들이 길거리에서 지겹도록 많이 보이는, 심지어는 택시를 타도, 렌터카를 빌려도 벗어날 수 없는 이들 두 차종에 대해 극심한 피로를 느끼고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장악하고 있는 다른 차급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오는 17일 출시 예정인 한국지엠의 신형 크루즈는 중형차와 함께 최대 볼륨 차급인 준중형 시장에서 아반떼와 K3의 과점 구도를 깰 수 있는 모델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크루즈는 2008년 ‘라세티 프리미어’(2011년 쉐보레 브랜드 도입 이후 크루즈로 차명 변경) 이후 8년간 이어오며 ‘사골모델’ 소리를 들어 왔으나 드디어 2세대 풀체인지 모델로 출시된다.

2세대 크루즈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신형 말리부의 강인하면서도 역동적인 디자인 요소들을 물려받아 아반떼와 K3가 지겨워진 국내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된다.

쉐보레 크루즈.ⓒ쉐보레 쉐보레 크루즈.ⓒ쉐보레

차체 크기는 이전 모델보다 전장이 68mm 길어진 4666mm, 휠베이스는 15mm 길어진 2700mm다. 뒷좌석 레그룸도 51mm 넓어졌다. 경쟁차 아반떼보다 넓은 실내공간을 어필할 수 있는 조건이다.

다만 준중형 차급 역시 가격에 민감한 엔트리 차급에 속해 있기에 가격 책정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구형 크루즈도 상품성 자체는 인정받았지만 아반떼·K3보다 다소 높은 가격이 점유율 확대의 한계로 지적됐었다.

◆중형차 : 페이스리프트 쏘나타의 반격…SM6·말리부 기세 꺾을까

국내 중형차 시장의 ‘지존’으로 군림하며 ‘국민차’ 소리까지 듣던 쏘나타는 지난해 르노삼성 SM6와 한국지엠 신형 말리부로부터 2연타를 맞고 승용 기준(택시, 렌터카 제외) 중형차 1위에서 밀려나는 수모를 겪었다.

전세를 뒤집으려면 확실한 한 방이 있어야 하지만 2014년 풀체인지(완전변경)를 거친 7세대 모델을 3년 만에 또다시 새로 바꾸는 건 무리다.

현대차는 그 대안으로 풀체인지급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택했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이지만 파격적인 디자인 변경에 파워트레인(동력계통)도 일부 손본 쏘나타를 SM6와 신형 말리부의 론칭발이 떨어질 무렵 내놓아 소비자들에게 신차 이미지를 어필하겠다는 전략이다.

쏘나타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자동차의 인상을 가장 크게 좌우하는 전면 그릴을 기존 헥사고날 그릴에서 새로운 디자인 시그니처인 캐스캐이딩 그릴로 변경해 신형 그랜저와 통일성을 갖출 예정이다. 테일램프도 양쪽이 연결된 그랜저의 디자인 요소를 가져올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신형 그랜저에 처음 탑재된 안전사양 패키지인 ‘현대 스마트 센스 패키지’도 적용된다.

파워트레인 부분에서는 엔진 구성은 변화가 없지만, 신형 그랜저에 탑재된 전륜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SM6의 인기가 출시 1년이 다 되도록 시들지 않고 있고, 신형 말리부는 지난해 하반기 한국지엠의 노조 파업으로 아직 본 게임도 시작하지 못한 상황이라 쏘나타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획기적인 장점을 어필하지 못한다면 시장 판도를 뒤집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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