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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김하늘 "처음 보는 내 얼굴, 희열감 느꼈다"
영화 '여교사'서 교사 효주 역 맡아
"안 해 본 캐릭터 도전, 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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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01-09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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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수정 기자(sjboo71@dailian.co.kr)
▲ 배우 김하늘은 영화 '여교사'에서 계약직 교사 효주 역을 맡았다.ⓒ필라멘트픽쳐스

영화 '여교사'서 교사 효주 역 맡아
"안 해 본 캐릭터 도전, 신선"


"자존감 바닥인 효주를 연기하는 건 정말 힘들었지만 신선한 경험이었어요."

'청순미의 대명사', '로코퀸' 김하늘(38)이 영화 '여교사'(감독 김태용)에서 서늘하고 소름 끼치는 얼굴을 드러냈다.

영화는 계약직 여교사 효주(김하늘)와 정교사 혜영(유인영), 그리고 남학생 재하(이원근)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교사와 학생 간의 부적절한 관계를 다뤘다는 점에서 2017년 문제작이라는 비판이 나온 바 있다.

'여교사'는 그간 '여성여성'한 캐릭터를 주로 해온 김하늘의 파격 변신이 예고돼 화제가 됐다. 김하늘이 맡은 효주는 혜영을 질투하며 열등감에 사로잡힌 인물. 급기야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지른다. 충격적인 결말을 살펴보면 효주는 다소 공감을 얻기 힘든 캐릭터다.

▲ 영화 '여교사'에 출연한 김하늘은 "자존감이 무너진 효주를 이해하면서 연기했다"고 밝혔다.ⓒ필라멘트픽쳐스

5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김하늘에게 이 부분을 언급했더니 그는 "효주를 완벽하게 이해했다"면서 "효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계산하지 않고 연기했다. 처음 경험한 캐릭터라 연기하면서 희열감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극 중 하루하루 무기력하게 지내는 효주의 얼굴에선 희망과 웃음, 생기를 찾아볼 수 없다. 김하늘의 얼굴에도 우울하고 무미건조한 분위기가 있구나 싶었다. 현장 스태프들은 김하늘에게 "완전히 다른 김하늘의 얼굴"이라며 극찬했다고.

정상적인 사람이 아닌 효주는 부담이었다. 모든 캐릭터가 부담이라는 배우는 "부담을 느끼는 것보다는 효주를 받아들이는 작업이 더 중요했다"고 당차게 말했다.

사실 효주는 김하늘과는 정반대인 인물이다. 효주는 자신의 열등감을 극단적인 방법으로 표출하는 반면, 김하늘은 효주와 비슷한 상황을 겪는다면 노력하면서 열등감을 밟고 일어설 거라고 했다. 소극적이고 내성적이었던 김하늘은 자신이 바뀌게 된 계기를 들려줬다.

"연기를 처음 시작했을 때는 자신감이 없었어요. 그때는 친구들, 가족들이 제가 연기를 금방 관둘 것 같다고 했죠. 연기를 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하는 듯했어요. 그러다 '그녀를 믿지 마세요'를 찍을 때 현장 가는 길에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제 모습을 발견했어요. 이전엔 촬영이 즐겁지 않았거든요. '그녀를 잊지 마세요'를 계기로 연기하는 게 행복하다고 느꼈답니다(웃음)."

▲ 영화 '여교사'에 출연한 김하늘은 "지금껏 보지 못한 내 얼굴을 긍정적으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필라멘트픽쳐스

잔인하고 충격적인 결말에 대한 배우의 생각이 궁금했다. 그는 "효주가 꼬인 상황에 들어갈 때부터 제정신이 아니었다"며 "스스로 무너진 상황에서 그런 일을 저질렀는데 그 장면을 찍을 때 통쾌했다"고 했다.

"효주는 기댈 곳도, 삶의 기쁨도 없는 친구예요. 그렇게 살던 효주가 재하를 만나고 감정을 느끼는데 재하의 연인인 혜영이 때문에 폭발해버리죠. 효주는 혜영이의 예쁜 얼굴을 뭉개버리고 싶었을 겁니다."

제자 재하를 향한 효주의 감정은 복잡하다. 사랑인 듯하면서 집착 같다. 또 혜영이 가진 걸 빼앗고서야 말겠다는 욕심으로 보인다. 김하늘이 해석한 효주의 감정은 처음엔 호의다. '교사가 제자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호의'. 하지만 호의는 이상향 방향으로 틀어진다.

극 초반 재하가 혜영인 줄 착각하고 효주에게 키스한 장면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효주의 리액션이 좀 느려요. 다른 교사라면 재하를 혼냈을 텐데 효주는 그렇게 안 했어요. 이상한 느낌으로 재하를 보게 되고 이후 혜영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혜영이 파놓은 함정에 빠지죠. 착각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된 시발점이에요."

▲ 영화 '여교사'에서 효주로 분한 김하늘은 "관객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영화를 봐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필라멘트픽쳐스

김하늘은 후배 유인영, 이원근과 호흡했다. 그는 "이번 작품은 분위기 때문에 내가 굉장히 예민해 있었다"며 "주위를 볼 겨를이 없어서 후배들을 잘 챙기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유인영 씨는 첫인상이 혜영이의 맑은 느낌과 비슷해서 잘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이원근에겐 챙겨주려고 노력했다고. 쉬는 날에 바깥 활동을 하지 않는 이원근에게 '사람들도 편하게 만나고 활발하게 지내라'고 조언했단다. "제가 소극적이라 후배들한테 잘하는 선배는 아니에요. 이번 작품에서는 고맙게도 후배들이 저에게 먼저 다가와 줬죠. 특히 원근이는 저보다 더 소극적이라서 신경 쓰였어요. 그 나이 남자 배우라면 좀 더 자유롭게 지내는 게 나을 거라고 판단했습니다."

'여교사'는 1년 반 만에 세상에 나오게 됐다. 소감이 남다를 법하다. 김하늘은 "언론 시사회 때 처음 봤는데 이야기가 힘이 있고 몰입도가 좋았다"며 "세 인물만 나와서 지루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이야기를 끌고 가는 힘이 마음에 들었다"고 미소 지었다.

'여교사'라는 제목이 주는 부정적인 뉘앙스에 대해선 "홍보 문구도 '문제적', '파격적'이다 보니 그런 듯해서 속상하다"며 "관객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영화를 봐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 영화 '여교사'에 출연한 김하늘은 "여배우 중심 작품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필라멘트픽쳐스

결혼 후 '여교사', '공항가는 길' 등 인물의 심리에 초점을 맞춘 작품에 연이어 출연한 그는 "예전엔 어두운 작품을 하면 차기작으로 밝은 분위기 작품을 택했는데 이젠 마음이 달라졌다"고 했다.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은 마음, '나이듦'에 따른 책임감이 있단다. "흥행을 원하면 로맨틱 코미디를 택할 수도 있죠. 그런데 이제는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요. 새로운 캐릭터에."

1996년 모델로 데뷔한 김하늘은 지난해 연예계 데뷔 20년째를 맞았다. 드라마 '피아노', '로망스', '온에어', '신사의 품격' 등을 비롯해 영화 '동감', '동갑내기 과외하기' '그녀를 믿지 마세요' ,'7급 공무원' 등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트렌드 작품에 꼭 등장하며 독보적 존재감을 뽐냈다.

최근 충무로는 남자 배우 위주의 작품이 많다. 여배우로서는 아쉬운 부분이다. "남자 배우들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 부럽죠. 올해도 남자 배우들 위주인 작품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여배우들끼리 뭉쳐서 뭐라도 해야겠어요. 좋은 아이디어도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여배우들이 나온 작품이 흥행해야죠."

배우는 향후 하고 싶은 캐릭터로 '동네 언니' 같은 역할을 꼽으며 활짝 웃었다.

마지막으로 관객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지금껏 보지 못한 김하늘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봐주셨으면 합니다."[데일리안 = 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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