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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개발 '올인'한 김정은…초봄과 늦여름을 주목하라?


입력 2017.01.04 17:52 수정 2017.01.04 17:56        하윤아 기자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 신년사 특징과 전망' 보고서 발표

"김정은 자아비판은 대대적 숙청 위한 포석…'정풍운동' 전개될 듯"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오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캡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오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캡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 신년사 특징과 전망' 보고서 발표
"김정은 자아비판은 대대적 숙청 위한 포석…'정풍운동' 전개될 듯"


올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에 미뤄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실시되는 3월이나 미국 신행정부의 대북정책이 구체화되는 8~9월을 주목해 경계태세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4일 '2017년 김정은 신년사 특징과 전망'이라는 제목의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신년사의 핵심은 '핵강국'과 '자력자강'으로, 올해 김정은은 핵 능력 강화를 통해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획득하는 것을 최대 관심사로 두고 국제사회의 제재에 맞서 '자력자강'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은 "김정은은 핵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던 2016년 신년사와 달리 올해 신년사에서는 핵능력 고도화를 지속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며 "핵무기가 '조국과 민족의 운명을 수호'하고 '사회주의 강국건설 위업'을 군사적으로 담보하는 중요 수단임을 강조하면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의 핵위협과 공갈' 및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전쟁연습 소동'을 핵무력 증강의 근본 원인으로 주장하는 등 핵개발을 정당화하는 데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미뤄 연구원은 미국 신행정부 출범과 한국의 대선 등 중요 정치일정이 예정돼 있는 올해, 북한이 대미·대남관계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핵·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 보다 높다고 전망했다.

연구원은 도발 시점과 관련해 "북한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한미합동군사훈련 시점 또는 트럼프 행정부 대북정책이 구체화되고 한국의 대선판도가 가시화되며, 사드배치가 실질적으로 추진되고 을지프리덤가디언(UFG)훈련이 실시되는 8~9월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연구원은 북한이 차기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은 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의 준비 마감단계', '전쟁연습소동 중단', '시대착오적인 대조선 적대시정책 철회' 등의 발언을 통한 간접적인 방식으로 메시지를 보냈다는 점에 주목했다. 트럼프를 자극하지 않으면서 미국 차기 행정부의 대북정책의 방향 설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신호를 미리 보내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대남정책과 관련해서는 이례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을 실명 비난하며 비방 수위를 높인 점이 특징이라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연구원은 "탄핵정국으로 혼란한 현 정부와의 대화는 불필요하다고 규정하고, 향후 대선결과를 지켜보면서 차기 정권을 상대로 남북대화를 모색해보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밖에 연구원은 김정은이 이번 신년사에서 안타까움과 자책을 거론하며 '능력이 따라서지 못한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등 자아비판적인 언술을 구사한 점도 특징으로 꼽았다. 애민 지도자상을 선전하기 위한 술책이지만, 한편으로는 김정은 스스로가 북한 주민들의 불만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게 연구원 측 설명이다.

아울러 연구원은 "이러한 언술의 행간에는 그동안의 실정에 대한 책임을 당과 내각의 관료들에게 떠넘기기 위한 사전 포석의 의미가 내포돼 있다"고도 했다. 김정은이 앞서 지난해 말 사상 처음으로 개최한 초급당위원장대회에서 관료주의를 강하게 비판한 만큼, 향후 실적이 없을 경우 가차 없는 응징이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김정은은 자신이 먼저 자책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간부들의 책임성 자아비판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대대적인 숙청과 물갈이, 즉 '정풍운동'을 전개해 나가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김정은은 그간의 부진한 실적을 관료들의 무능함으로 돌리면서 광범위한 세대교체 작업을 추진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윤아 기자 (yuna111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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