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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펀드 판매사 '갑질'…온라인펀드 출시도 못할 판


입력 2017.01.11 07:00 수정 2017.01.11 11:22        김해원 기자

고액자산가 대거 보유한 판매사…계열사 펀드 1순위 추천

온라인펀드 가입시 최대 3분의 1 수수료 저렴

업계 3월 독립투자자문업 제도 시행 막연한 기대

인터넷은행 출범 등 본격적인 비대면시대를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과 증권사 등 간접투자상품 오프라인 판매사의 자사펀드 추천 등 '갑질 문화'는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게티이미지뱅크 인터넷은행 출범 등 본격적인 비대면시대를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과 증권사 등 간접투자상품 오프라인 판매사의 자사펀드 추천 등 '갑질 문화'는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게티이미지뱅크

인터넷은행 출범 등 본격적인 비대면시대를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과 증권사 등 간접투자상품 판매사의 자사펀드 추천 등 이른바 '갑질 문화'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 빈축을 사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온라인펀드(S클래스)의 판매수수료가 오프라인보다 최대 3분의 1가량 저렴하지만 여전히 판매사들은 판매 보수가 센 계열사의 오프라인 펀드인(A·C클래스)가입을 추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식형펀드의 경우 온라인에서 가입할 경우 판매수수료 0.35%를 적용받지만 창구에서 가입할 때는 0.98%의 고가 수수료를 떼고 있다. 이는 나중에 판매수수료를 부과(후취형)하는 상품일 경우 수익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투자자가 1000만원을 연 수익률 4% 짜리 펀드에 넣는다고 가정하자. 이 때 판매수수료를 0.35% 떼는 온라인전용 S클래스펀드는 판매수수료가 0.98%인 여타 클래스펀드보다 3년 뒤 수익금이 21만6398원 많다. 똑같은 구조의 상품인데도 오프라인 창구를 통해 가입하면 그 만큼 손해를 본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판매사들은 여전히 계열사의 후취형 오프라인 상품 가입을 추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계열 자산운용사를 두고 있는 시중은행들의 횡포가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가입을 위해 창구를 찾는 대부분의 고객들은 판매보수가 저렴한 상품도 있다는 내용을 안내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 때문에 수수료가 저렴한 펀드가 자생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모 중소형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전용펀드 상품 출시를 검토했다가 오프라인 금융권에서 비슷한 설계의 펀드 판매를 막겠다는 입장을 전달해 와 판매를 백지화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단점을 해소하고자 2014년 40개가 넘는 자산운용사와 증권금융, 예탁결제원 등 금융공기업이 출자해 펀드온라인코리아를 만들었다. S클래스 펀드는 펀드온라인코리아가 운영하는 펀드슈퍼마켓 전용 상품, E클래스는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이 각각 판매하는 온라인전용 상품이다. 온라인펀드의 판매보수는 국내주식형의 경우 오프라인펀드의 3분의 1수준인데다 선취수수료도 없다.

온라인펀드의 경우 오프라인보다 수익률도 높다. 이날 펀드슈퍼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특별자산(대출채권)S’의 1년 수익률은 13.99%이었고 ‘미래에셋로저스Commodity인덱스특별S’는 10.94%를 기록했다. 이는 판매 수수료 뿐만이 아닌 1년에 한번씩 지불하는 운용보수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현재 은행의 평균 보수율은 1.63%, 증권사는 1.53%다. 펀드수퍼마켓의 경우 상품별 운용보수가 다르지만 시중은행과 증권사의 3분의 1수준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투자자 입장만 고려한다면 저렴한 온라인단독펀드를 적극 홍보하고 싶지만 여전히 고액자산가들을 대거 보유하고 현장에서 상품을 추천하는 판매사가 계열사의 상품을 먼저 추천하고 다른 클래스상품을 권하지 않는 현실"이라고 씁쓸해 했다.

온라인펀드의 경우 타 클래스상품에 '불똥'이 튈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적극적인 홍보를 머뭇거린다는 것이다. 특히 소규모 자산운용사의 경우는 증권사나 은행 등 계열사가 없기 때문에 판매사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한 펀드업계 관계자는 "판매사가 고객을 가장 현장에서 만나고 있기 때문에 고객이 원하는 수요를 반영해서 자산운용사에 펀드클래스 오픈을 권유하기도 하고 이를 자산운용사도 적극 반영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오는 3월부터 독립투자자문업(IFA)제도가 시행되면 온라인펀드활성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펀드 온라인 직구가 꾸준히 늘고는 있지만 대부분 일반투자자 보다는 금융지식에 익숙한 '금융고수'들이 유입되는 추세다. 펀드슈퍼마켓 관계자는 "현재는 대부분 금융고수들이 온라인펀드를 이용하지만 향후 IFA가 시행되면 일반고객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의 경우 온라인펀드와 IFA가 동시에 커나가는 구조다. 독립투자자문업자가 금융회사에 치우치지 않고 펀드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투자자는 자문 페이를 내고 비용이 저렴한 온라인 판매채널을 찾아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다. 펀드슈퍼마켓 관계자는 "영국의 경우는 절반이상이 IFA통해서 펀드에 가입하고 있다"며 "특정 업권에 소속되지 않고 시중 금융상품으로 관리해주기 때문에 공정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펀드슈퍼마켓에 지난해 1월부터 이날까지 자금이 가장 많이 유입된 펀드는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특별자산(대출채권)S다. 투자금액은 62.4억원이고, 지난해 56.1억원이 증가했다. 이어 미래에셋로저스Commodity인덱스특별S 54.9억(52.8억 증가) NH-Amundi국채10년인덱스증권자[채권]S 50.5억(42.1억원 증가) 피델리티글로벌배당인컴증권자S(주식) 52.1억(29.3억원 증가) 등이다.

펀드슈퍼마켓은 지난 2014년 4월 출범해 지난 10월말 기준으로 설정액 4774억원, 펀드수 1357개 규모로 성장했다. 판매비중은 설정액은 기준으로 2014년 말 6.4% 수준에서 지난해 말 11.5%로 높아졌다. 특히 연금펀드 투자금액은 1000억 원을 넘어섰다. 펀드슈퍼마켓 연금투자자는 연금펀드에 평균 1200만원을 투자하고 있으며 4개 펀드로 분산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원 기자 (lemir0505@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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